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속개된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의 농담에 웃음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
'한 방' 없는 한국당에 자신감 찾은 曺
[더팩트ㅣ국회=이원석·문혜현 기자]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초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선서문의 '2019년'을 "1919년"으로 읽는 등 극도로 긴장한 모습이었다. 목소리까지 미세하게 떨렸다. 이어진 청문회 내내 조 후보자는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그러나 청문회가 만족스러웠던 것일까. 조 후보자는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농담을 건네자 작게 웃었다.
이날 청문회장에 처음 모습을 들어선 조 후보자는 축 처진 모습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조 후보자가 딸 위조 표창장 논란 관련 중심인물인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직접 통화해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불거져 파장이 일고 있었다. 동양대는 조 후보자의 아내 정경심 교수가 재직하는 곳으로 정 교수가 임의로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허위 발급해 딸에게 줬다는 것이 의혹의 시작이었다.
청문회 시작부터 한국당 의원들은 해당 표창장 의혹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조 후보자는 "아내가 통화를 했고 그 끝에 (바꿔서 했다)"고 최 총장과 통화한 사실 자체는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아내에게 표창장 수여를 위임했다고 대응하면 본인도, 정 교수도 산다'며 외압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여당 의원들도 "최 총장이 이야기한 일련번호와 다른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최소 18개나 확인됐다"며 해당 표창장은 총장이 직접 수여 한 것이 아닐 뿐 위조된 것이 아니라고 힘을 보탰다.
6일 오전 굳은 표정으로 청문회에 임하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배정한 기자 |
이후로도 한국당 의원들은 주로 딸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해 질의했다. 고교 시절 의학 논문 제1저자 특혜, 공주대 인턴십 청탁, 장학금 청탁, 서울대 인턴 허위 의혹 등 관련 질의가 나왔고, 이에 대해서도 조 후보자는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 자료 요구에 대해선 "확인해보겠다", "어떻게 알겠나"라고 회피성 답변을 하기도 했다.
오전 질의 내내 조 후보자의 목소리엔 힘이 없었다. 그는 이따금 질의를 들으며 '후'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질의가 시작되고, 시간이 흐르자 조 후보자는 긴장이 풀린 듯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는 모습이었다.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전혀 아니다", "허위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며 오전보다 더 명확한 목소리로 적극 반박했다. 그러나 여전히 표정은 어두웠다. 박 의원이 질의 중 "좀 웃으라"고 했지만, 웃지 못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질의에 '한 방'은 보이지 않았다. 보충·재보충 질의를 거듭해도 같은 의혹만 반복해 제기됐다. 주로 딸 관련 의혹이었다. 조 후보자도 이전과 다르지 않은 답변을 거듭했다. 여당 의원들은 재차 반박 주장으로 조 후보자를 도왔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증인 신문에서도 상황의 반전은 없었다. 증인의 출석이 강제되지 않았기에 여야 의원들은 유일하게 출석한 증인인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를 상대로만 질의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기대했던 답변을 증인으로부터 얻지 못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그것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는 김 이사의 답변에 바로 질의를 철회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야 의원들은 예민해지기만 했다. 조 후보자를 앞에 두고 고성을 높이며 싸우는 모습도 잦아졌다. 특히 이날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의 다툼이 많았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여 위원장이 지나치게 한국당 의원 편을 든다며 "초등학생만도 못하다"고 비난했고, 여 위원장도 "이봐요!"라고 맞받아치며 분위기가 격해지기도 했다.
저녁 식사 이후 조 후보자는 웃었다. 재재보충 질의 시작 전 대기하던 상황에서 박 의원이 "민정수석이 더 낫지 않나. 내가 다 해봤는데 국회의원이 젤 좋다"고 농담을 건네자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작게 미소를 보였다. 이후 질의가 재개됐지만 좀처럼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야당의 질의는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