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문회] '한 방' 없는 한국당…조국에 밀리나
입력: 2019.09.06 18:21 / 수정: 2019.09.06 18:21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이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이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반복되는 의혹…'딸 주민번호' 관련 헛발질

[더팩트|국회=이원석·문혜현 기자] 6일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이 '강한 한 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같은 의혹을 반복하고, 사실관계를 정확히 짚어내지 못하는 등 질의가 이어지고 있다.

청문회 초반 한국당은 수많은 보좌진이 의원을 둘러싸고 실시간으로 자료를 받는 등 전투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전 질의 내용은 대부분 조 후보자 딸과 관련한 문제로 일관했다.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부터 시작해 총장과의 통화 내용, 인턴 문제, 생년월일 변경 문제 등이 거론됐다. 이같은 질문은 오후에도 계속됐고, 청문회는 특별한 쟁점 없이 진행되고 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전원 입시를 위해 생년월일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역공으로 힘이 빠지기도 했다.

김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은) 본래 1991년 9월 생인데 2월 생으로 변경했다. 나중에 왜 다시 9월로 변경했느냐"고 질문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대해 "아이가 원래 생일을 갖겠다고 한 지 오래됐다.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가 법원에 출생증명서 등 증거를 제출하고 변경했다"면서 "(변경 이야기는) 2014년 이야기가 아니라 (딸이) 여러 번 이야기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법원에 신청한 것이 2014년 5월인데 같은 해 6월에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했다. 딱 2주 전"이라고 따졌다. 조 후보자는 "부산대 의전원은 옛날 생일로 지원했고 합격증도 옛날 생일로 나왔다"고 답했지만 김 의원은 "(생년월일을) 정정해 준 판사가 서울대 법대 동기 아닌가. 아는 판사, 친구 판사 찾아가서 (변경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 높였다. 조 후보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 판사 분하고 일절 연락한 적 없다"며 "(김 의원의 질문은) 우리 법원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고 분명히 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에게 딸의 생년월일 변경을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이용했다고 주장했지만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딸의 합격증을 공개하면서 사실관계가 드러났다. /배정한 기자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에게 딸의 생년월일 변경을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이용했다고 주장했지만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딸의 합격증을 공개하면서 사실관계가 드러났다. /배정한 기자

김 의원의 질문은 박 의원이 부산대 의전원 합격증을 바로 공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박 의원은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김진태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이) 의전원 합격을 용잏게 하려고 생년월일을, 23년 지난 후 7개월 늦춘 것 아니라는 질문인가"라며 "여기 부산대 의전원 합격 통지서가 있다. 이 통지서엔 1991년 2월24일, 즉 변경 전 생년월일 그대로 쓰여 있다. 맞습니까!"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의전원 합격 관련 모든 서류가 변경 전 생일로 접수됐고 면접 등도 그에 따라 진행된 것 맞나"며 조 후보자에 재차 확인했다. "맞다"는 답변에 박 의원은 "인사청문회는 국회 권한이지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서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돕는 역할과 기능을 하도록 돼 있는데 그렇지 못한 장면이 연출돼 상당히 답답하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날 청문회가 이렇다 할 쟁점 없이 조 후보자가 직접 관여한 부정 의혹이 없는 상황으로 끝난다면 큰탈 없이 장관에 임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야권 인사들 및 한국당 지지자들은 "청문회를 연 게 문제"라며 공개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청문회를 두고 "맹탕인 야당이 맹탕 면죄부 청문회를 열어줘 맹탕인 조국을 법무장관 시켜주는구나"라며 "참 기분 더러운 하루"라고 꼬집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본들 이미 올라가 버린 닭이 내려올리 있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야당은) '비리 덩어리를 장관시켜 주었으니 그간의 우리 비리도 이제 덮어 주세요' '특검·국정조사는 야당 입장도 있고 하니, 계속 주장할테니 그냥 양해해 주세요'(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은 당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한국당을 향한 비판 글을 쏟아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청문회 개최최에 합의한 나 원내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배정한 기자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은 당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한국당을 향한 비판 글을 쏟아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청문회 개최최에 합의한 나 원내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배정한 기자

한국당 누리집 '자유게시판'에는 한국당 지지자들의 집중 포화가 쏟아지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답답하다", "청문회 왜 열었느냐"는 평가를 내놨다.

지지자들은 "증인이 단 한명,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대표는 그지 같은 청문회를 왜 했나", "한심한 자한당 국회의원 여러분~~청문회는 도대체 왜 한 건가요", "처음에 말도 안 되는 청문회를 한다고 했을 때 그래도 뭔가 준비를 했겠지 한방이 있겠지 하고 믿었는데...결국은 아무것도 없네요" 등의 글들로 게시판을 가득 메웠다.

일부 누리꾼은 나 원내대표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무능한 지도부 특히 나경원 의원은 사퇴를 하세요. 이 뭐하는 짓입니까?", "나경원은 조국에게 변명꺼리만 만들어준 청문회 책임을 지고 사퇴하세요. 나경원 의원님 더이상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지켜봤는데 민주당을 도와주는 느낌이 듭니다"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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