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검찰 향해 발언 수위 높여…대대적인 '조국 수사' 불만 많은 듯[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와 검찰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수사 개입 여부에 대한 이해 충돌로 청와대와 검찰 사이에 전운이 감돈다. 권력의 정점인 청와대와 공소 제기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찰의 충돌은 조 후보자를 둘러싼 '빅뱅'이라는 평가다.
사상 초유의 '靑·檢 충돌 사건'의 발단은 언론 인터뷰에서 비롯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4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의 딸 표창장과 관련해 의혹이 해명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검찰이 공개적으로 반발하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검찰은 대검찰청 관계자 말을 인용한 입장문을 통해 해당 인터뷰 내용을 거론하면서 "청와대의 수사 개입으로 비칠 우려가 있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청와대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재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사에 개입한 적도 없고,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검찰이 조 후보자와 그 일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는 배경에는 검찰개혁을 예고한 조 후보자의 임명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검찰은 표면적으로 청와대가 사실상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중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여당 등이 '피의사실 공표'를 언급하며 검찰을 비판한 것에 대한 불만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공개적으로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검찰로서는 '외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검찰에 대한 높은 수위의 발언이 나왔다. 그만큼 검찰의 태도에 불만이 많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검찰이 검찰개혁의 칼을 휘두를 조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수사를 벌인다는 취지로 언급한 대목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청와대 내부 기류를 짐작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오는 게 두려운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이번 수사는 한 마디로 사회 정의를 바로 잡자는 게 아니라 조 후보자를 무조건 낙마시키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태"라며 "조 후보자를 치려고 하는데 약점이 없으니 가족을 치는 아주 저열한 방식"이라고 일갈했다.
대통령 비서실장 소속 조경호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찰에 대해 "미쳐 날뛰는 늑대마냥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물어뜯겠다고 입에 하얀 거품을 물고 있다"며 "토끼몰이식 압수수색으로 공직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권을 침해하고, 인사권자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두 핵심 권력기관의 기 싸움은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청와대가 검찰을 더 자극한다면 조 후보자와 그 일가에 대한 수사의 폭을 확대하거나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고, 검찰로서는 행정부를 통할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 구도 양상으로 비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이번 청와대와 검찰이 정면 충돌하면서 당분간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