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조국 법무부 장고나 후보자 등 인사청문 대상자 6명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의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 문 대통령이 오는 추석 연휴 전 모든 임명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제공

6일까지 재송부 요청… 언제 임명할까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주사위가 던져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6일까지 다시 보내 달라고 국회에 재요청했다. 사실상 '최후통첩'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국회에 나흘간의 시한을 준 배경도 이목을 끈다. 과연 문 대통령이 언제 임명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은 오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인사청문 대상자 6명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의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며 "문 대통령은 오는 6일까지 보고서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남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9월 6일 귀국해 이들 후보자에 대한 임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태국·미얀마·라오스를 차례로 순방하고 있다. 현재는 미얀마에서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청문보고서 요청 대상은 조국 후보자를 비롯해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 모두 6명이다.

앞서 지난 '8·9' 개각 후보자 가운데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만이 유일하게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보고서가 채택됐다.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문 대통령의 임명 재가를 거쳐 지난달 3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청와대는 이를 계기로 의혹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이새롬 기자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6일까지 국회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보내오지 않으면, 7일 이후부터 청문보고서 재송부 여부와 상관없이 조 후보를 포함한 6명의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사실상 임명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후보자가 전날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하면서 청와대의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조 후보자 딸의 입시 및 장학금 특혜 및 의학 논문 1저자 등재 의혹,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조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싸늘해 청와대로서는 적잖은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청와대는 사상 초유의 '언론 검증'을 통해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보고,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했을 때 오는 '역풍'도 줄어들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국회 인사청문회 자체가 증인 채택 등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무산된 점도 조 후보자의 임명을 밀어붙일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청와대가 재송부 시한을 발표하기 전 정치권 안팎에서는 5일이나 6일로 기한을 정하고 귀국 직후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와 동시에 재송부 요청 기한이 대게 사흘이었다는 전례를 들어 귀국 직전 직전인 6일 '전자 결제'로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도 점쳐졌다.

재송부 시한 발표 이후에는 그간 청와대가 후보자 임명 발표를 주말에 한 경우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다음 주 월요일인 9일 임명을 재가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청와대의 '속전속결' 기조를 고려했을 때 이르면 7일 곧장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과 동시에 귀국한 뒤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살펴보고 8일 임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일 국회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간담회 시작 전 취재진에 인사하는 조국 후보자. /남윤호 기자

결국은 문 대통령이 오는 추석 연휴 전 모든 임명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다만, 청와대는 임명 시기를 확인하지 않았다. 윤 수석은 "7일이 될지 8일 될지, 업무 개시일인 9일이 될지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의 최종 판단이 남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별도로 문 대통령이 나흘의 시한을 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게 사흘의 재송부 시한을 줘왔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애초 사흘을 예정했었지만, 문 대통령이 순방 중이라는 변수가 생겨 귀국 일정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인사청문회 없이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이 증인 소환을 위해 닷새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문 대통령이 청문회를 보이콧하려는 의미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여야가 재송부 기간 동안 청문회 개최를 합의할 수 있도록 타협점을 찾도록 하는 정치적 셈법이 깔렸다고 보는 관측도 있다. 원칙을 중요시하는 성격의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마지막으로 국회에 '공'을 넘겼다는 분석이다.

또한 여야가 극적 합의로 청문회가 열리더라도 기자간담회의 '시즌 2' 정도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여유가 생겼다는 측면도 깔렸다는 시각이다. 실제 한국당은 3일 조 후보자의 전날 기자간담회를 반박하는 '맞불 회견'을 열고 반격에 나서 딸에 대한 추가 의혹을 제기했지만, 급소를 찌를 만한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다는 평이 나온다.

윤 수석은 '여야가 재송부 시한 전까지 합의해 청문회를 열겠다고 한다면 청와대는 환영하는 입장'이냐는 물음에 "그것은 지금 물리적으로나 형식적으로 충분히 가능하지 않나 싶다"면서도 "그것은 여야 협상, 국회에서 해야 될 몫으로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shincomb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