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갑윤·박성중 의원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성차별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더팩트DB |
여야 "한국당, 성인지 감수성 제로"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정갑윤·박성중 의원이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출산했으면 100점", "아내 관리" 등 성차별적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에서 열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아직 결혼 안 하셨죠?"라며 "본인 출세도 좋지만, 국가 발전에도 기여해달라"고 했다. 그는 "현재 출산율이 결국 우리나라를 말아먹는다"며 "후보자처럼 정말 훌륭한 분이 정말 그걸 갖췄으면 100점짜리 후보자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아내 하나도 관리 못 하는 사람이 수십조 원의 예산을 쓰는 과기정통부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앞서 박 의원은 민족문제연구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단체에 수년간 기부금을 낸 것과 관련 최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최 후보자는 "제가 후원한 단체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본 역사 문제 관련 단체에 대한 후원은 아내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고, 박 의원은 "그동안 아내가 무슨 후원을 하는지도 몰랐냐"며 '아내 관리' 발언을 꺼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이와 관련 여야는 일제히 두 의원을 비판하는 입장을 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은 여성을 주체적인 인격체로 인정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이 같은 발언은 여성을 결혼, 출산의 도구이며,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명백한 성차별적이자 시대착오적 발언"이라며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한국당의 중진의원부터 초선의원까지 막말 퍼레이드로 일관하니 성인지 감수성 제로라는 평가를 피할 길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홍균 바른미래당 청년대변인은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입에서 나왔으며, 그 내용이 매우 지저분하다는 점에서 해당 발언은 토사물과 다를 바 없다"며 "이는 대한민국의 모든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승한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두 의원을 향해 "아내가 무슨 관리 대상이고 아이 출산이 무슨 산업인가. 도대체 양성 평등의식과 성인지 능력이 너무 떨어진다"며 "한국당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과 처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성인지교육부터 받으시라. 국민의 명령이다"라고 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이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내용이 바로 이러한 전근대적이고, 반인권적인 성차별 관점"이라며 "성평등한 사회를 지향해야 할 때 이러한 망언이 아직도 횡행하고 있는 것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