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조국 청문회' 법사위 결렬… '고성·설전' 난무
입력: 2019.09.02 16:00 / 수정: 2019.09.02 16:00
2일 오전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증인채택의 건을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이다 정회했다. /국회=문혜현 기자
2일 오전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증인채택의 건을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이다 정회했다. /국회=문혜현 기자

민주당 위원들 단체 퇴장…여야 '네 탓 공방'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한 마디로 방금 송기헌 간사가 말씀하신 내용은 터무니 없는 거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간사의 사과 요구를 이같이 거절하자 법사위 전체회의장은 순식간에 고성으로 가득찼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터무니 없다니, 위원장이 할 말인가 도대체!"라며 일어섰고, 송 간사와 김도읍 한국당 간사는 여 위원장석 앞에서 다투기 시작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터무니 없다는데 왜 여기 있느냐. 그런 이야기듣고 뭘 서 있느냐"며 민주당 의원들의 퇴장을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한꺼번에 위원장석 앞에 서자 여 위원장은 "나는 국회법을 위반한 사항이 없다"며 "회의를 하려면 앉고 방해하려면 나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회의를 소집했으면 진행하라. 회의 소집도 맘대로 하고 나가는 것도 맘대로 하고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2일 국회 법사위원회는 여야 의원들간의 고성 끝에 파행됐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회의 소집을 요구했고, 한국당 의원들은 "회의 소집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느냐"며 한차례 실랑이를 벌였다.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전체회의 재개 의지를 확인한 법사위는 잠시 후 회의를 진행했지만 법사위 증인채택 건을 놓고 의원들은 다시 갈등했다.

전체회의 시작 후 송 간사는 여 위원장을 향해 "지난주 목요일(29일) 청문 계획서와 관련해 증인과 참고인 채택 건을 논의하자고 했다. 증인이나 참고인 건이 합의가 안 된 상태면 증인 건은 간사들에게 일임하는것이 관행이었다"며 "그런데 불행하게도 위원장이 표결하겠다고 말씀하셨고, 언론인들이 대다수 있는 자리에서 청문계획서와 자료 채택의 건을 한꺼번에 처리하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법사위가 그동안 만장일치로 해왔던 것을 뺐다"며 "이후에 간사 협의 여지 없이 바로 산회하셨다. 그런 것 때문에 목요일은 결국 합의해도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서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이점에 대해서 분명히 사과하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의 갈등으로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전부 퇴장했고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야당만의 청문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혜현 기자
이날 여야 의원들의 갈등으로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전부 퇴장했고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야당만의 청문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혜현 기자

이에 여 위원장이 "터무니 없는 말"이라고 답하자 여야 의원들은 곧바로 고성과 다툼을 이어갔고, 결국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전부 퇴장했다. 여 위원장은 "가족 증인 공방이 한참 동안 이어져서 청문 일정이었던 2, 3일을 채택하지 못했다. 그런 상태에서 자료 제출 건을 상정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민주당에서 증인 참고인 건과 관련한 안건조정위를 냈다. 그래서 저는 안건조정위를 구성해서 증인 채택의 건에 대해 협의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했다. 그래서 3당 간사에게 협의해달라고 했고, 안건 채택을 하지 못했다. 그때문에 산회를 선포한 거다"라고 설명했다.

여 위원장은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그 원인제공은 민주당의 증인채택 안건조정위가 들어왔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것 뿐"이라며 "민주당은 처음부터 청문회를 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의원들도 저마다 민주당을 향한 비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김진태 의원은 "증인을 0명 가지고 (청문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법에서 정해진대로 증인을 심문하면서 할 수 있는 최단 기한 5일 내에 다시 일정을 잡아서 하자는 이야기"라며 "그런데 민주당은 무조건 오늘 내일 아니면 못하겠다. 그야말로 증인 없이 하려면 하고 아니면 못한다는 막무가내 생떼"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은 "(민주당이) 어차피 청문회를 안 하겠다는 속내가 다 드러났다. 맘에 안 드니까 줄줄이 퇴장하고 아주 멋대로다"라며 "저희가 선거법 관련 안건조정위 소집 요구 제출하니까 침대축구라고 했었다. 이렇게 국회법을 비틀고 교묘하게 가나. 법꾸라지의 대가"라고 비난했다.

김 간사는 "인사청문회 제도가 생긴 이후 사상 최악의 후보자"라면서 "애시당초 여야가 앉아서 조 후보자 상대로 검증할 수 있는 기회조차 만들지 않겠다는 저의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런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여 위원장은 "민주당의 안건조정위 신청으로 청문 절차가 진행중인 것"이라며 "민주당이 오늘 거부하고 뛰쳐나갔지만 열려 있다. 민주당이 청문회할 의향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여기 와서 청문 실시 계획서 채택 건을 의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사위 전체회의를 정회 상태로 남겨둔 여 위원장은 "만약 민주당이 이를 거부하고 국회 청문회니, 대통령 임명 강행이니 이런 절차로 한다면 저는 진행중인 국회 청문회를 야당만이라도 앞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2-3일 청문회가 무산된 가운데 조 후보자 측은 이날 오후 '조국 후보자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제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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