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이어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논란을 두고 사과의 뜻을 드러냈다. 청문회 3일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당을 향해선 격앙된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국회=배정한 기자 |
"한국당, 기승전 조국… 그 정도 판단과 사고로는 정치 안 하는게 나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국민들게서 조 후보자 논란에 관해 속상하고 걱정스러워 하는 걸 알고 있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이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도 조 후보자에게 국민들이 분노하는 지점에 대해 청문회에서 진솔하게 사과하는 게 중요하단 생각을 전했고, 자초지종을 세세하게 한점 남김없이 설명해서 국민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야 한다고 본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제기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 관해 이같이 밝혔다. 다만 '한국당이 지소미아 폐기를 조국 가리기라고 해석한다'는 물음엔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날카롭게 비판했다. 한국당의 3일 청문회 요구에도 "엉뚱한 소리"라고 답했다. 지소미아 폐기 결정에 따른 안보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에는 "일본이 백색국가 제외 결정을 내렸을 때 이미 우리를 향한 신뢰를 깨기 시작한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23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취임1주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총선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민주당이 같은 당명으로 총선을 연속해서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공천 룰도 확정된 상태다. 때문에 당 지도부는 운동화를 들고 "더 힘차게 뛰겠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주로 조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 및 지소미아 폐기 결정으로 제기되는 우려 등으로 이어졌다.
23일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당 지도부는 총선 승리를 향한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배정한 기자 |
이 대표는 조 후보자 문제에 관해선 유감의 뜻을 드러내면서도 지소미아 폐기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후보자 청문회를 두고는 "한국당이 어서 일정에 합의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문제 삼아 주말 장외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은 청문회 일정 합의를 요구했지만 한국당은 '3일 청문회'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 대표는 "나라에 대한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내일 또 장외투쟁에 나서겠다고 한다. 제가 정치를 30년 했지만, 이렇게까지 책임감 없는 정당은 처음이다. 민생입법, 공정경제 입법이나 예결산은 내팽개치고 상시적 막말, 습관적 가출도 모자라서 자신이 만든 법까지 너무나 쉽게 위반한다. 국회의원과 정당은 법 위에 있지 않다. 이 자리를 빌려, 최소한 법은 지키고 할 일은 하자고 말씀드린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또한 '조 후보자와 관련한 지적이 나오는데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가. 한국당의 3일 청문회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송구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조 후보자를 향한 국민적 비판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2030 젊은층들이 공정성이 없지 않았느냐 평가하면서 여러 비판 있단 걸 알고 있다. 실제로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에서 조국 후보자만큼 유복한 경우가 극히 일부다. 때문에 공정성 문제, 소외감을 충분히 이해한다. 때문에 당도 그렇고 청와대와 후보자도 훨씬 더 진솔한 마음으로 이해를 구하는 자세로 임하고 나중에 장관이 되서라도 그런 걸 일로써 보여주어야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저도 후보자에게 진솔한 마음으로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당의 3일 청문회 제안을 두고 "청문회를 빨리 해야하는데 3일 청문회는 처음 듣는다. 국무총리 청문회도 2일 한다"며 "그런데 3일은 청문회장은 뭘로 만들려는 건지 모르겠다. 매사에 정치적 판단을 정략적으로 하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집에 가서 (정치)하는 게 낫지 국회 와서 이 정략적 태도를 언제까지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제는 조 후보자가 검찰개혁·사법개혁을 얼마나 잘할 건지 정책적인 청문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당이 청문회 날짜를 잡지 않고 정략적으로 임한다면 어제 이인영 원내대표가 말한 국민 청문회를 해서라도 국민들에게 소상히 내용을 밝히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평소와 다르게 한국당을 향해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조국 가리기를 위해 지소미아를 폐기한 것이란 해석에 "정치하지 말아야 한다"며 비난했다. /배정한 기자 |
지소미아 폐기와 관련한 질문에 이 대표는 "(지소미아는) 16년도에 도입돼서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데 사실상 정보 교류가 그렇게 많았던 건 아니다. 미사일 쏘는 내용만 공유하고 최근엔 교류도 없었다. 이걸 종료한다고 해서 갑자기 동북아 안보 불안이 생기진 않는다"며 "한미일 정보공유협정을 통해 미국 통해서 일 본 정보를 얻고, 일본은 미국을 통해 우리 정보를 얻기 때문에 안보 위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기를 강조하는 게 더 문제다. 기승전결 안보, 기승전결 조국, 이런 자세야말로 마치 한일관계가 정말 악화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악화시킨 원인과 당사자는 없고 그에 피해 입은 우리만 욕하는 신친일파와 같은 행위는 그만해야 한다. 이렇게 할수록 그 당은 친일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 한다. 국민들이 '아 저 사람들은 친일과 가깝구나' 이렇게 되는 거다"라고 한국당을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이례적으로 이날 한국당을 향한 격앙된 태도를 보였다. 특히 '한국당이 지소미아 폐기를 조 후보자를 향한 비판으로 돌리고자 하는 여론전으로 해석하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지금 기승전결 조국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시라. 조국은 청문회 문제고 지소미아는 동북아 안보차원의 문제다. 차원이 다른 문제다. 조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 후보지 국방부,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기승전 조국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게 늘 그렇게 하는 건데, 그 정도 판단과 사고로는 정치를 안 하는 게 낫다. 정치 해악이다. 정치는 공적인 일이라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수준인지 가릴 줄 아는 퍼블릭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모든 걸 전술적 태도로 하면 국민 공감을 못 얻는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다가올 총선과 관련해 이 대표는 "당대표로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다가오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일"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강력한 우군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 승리해야 과거로 회귀하려는 세력을 막을 수 있고, 촛불 혁명 완성에 동력을 더할 수 있으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강력히 뒷받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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