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보수통합 '키맨' 유승민·안철수는 어디로?
입력: 2019.08.23 05:00 / 수정: 2019.08.23 05:00
자유한국당에서 보수대통합을 주장하면서 유승민(오른쪽)·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영입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 등으로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자유한국당에서 보수대통합을 주장하면서 유승민(오른쪽)·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영입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 등으로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한국당 러브콜에도 아직은 너무 먼 '정치적 거리'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의 보수통합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의 통합이 가능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통합 찬성 측에선 총선 승리를 위해 중도보수까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전통적인 한국당 지지층에선 탄핵 정국으로 쌓인 앙금을 쉽게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 극복 대토론회'에서 안 전 대표 영입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안철수 전 의원부터 우리공화당에 이르기까지 같이할 수 있는 분들이 모두 같이하는 게 진정한 반문연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보수진영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안 전 대표를 언급하며, 한국당 주도의 보수통합 시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나 원내대표는 이전에도 유 전 대표를 향해 직접적인 러브콜을 보내기도 해 정계개편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한국당 입장에선 지난 지방선거, 재보궐선거를 거치면서 경험한 지지율 분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보수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유 전 대표는 "한국당이 변해야 한다"며 한국당행을 강하게 부인했다.

사실상 바른미래당 두 전 대표와 한국당의 통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내부에서조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한 입장이 갈리는 가운데 유 전 대표는 탄핵에 앞장섰던 인물로 통합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한 한국당에서 유 전 대표와 바른정당계 의원들에게 공천을 줄지 여부가 미지수기 때문에 유 전 대표 측은 정치적 실익이 없다는 시각도 있다. 안 전 대표 또한 복귀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의 통합은) 실현 가능성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 평론가는 "안 전 대표가 지금까지 걸어온 행보가 있는데 뜬금없이 올 리가 없다"며 "(안·유 전 대표가) 앞장서서 탄핵을 외쳤던 사람들이다. 한국당에서 그들을 세워놓고 '우리가 변했다'고 하면 핵심 지지자들이 지지해 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당 내부에서 유 전 대표를 향한 지지는 매우 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두 사람이 한국당으로 오는 건 탄핵 정국에서 버티고 있던 의원들이 자신의 목을 내놓는 거나 다름 없다. 남들을 끌어들일 게 아니라 혼자 힘으로 자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안철수 전 의원부터 우리공화당까지 같이할 수 있는 분들이 다 같이해야 한다며 한국당 중심의 보수통합을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원석 기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안철수 전 의원부터 우리공화당까지 같이할 수 있는 분들이 다 같이해야 한다"며 한국당 중심의 보수통합을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원석 기자

반면 김병민 정치평론가는 "한국당 중심의 통합으로 얻는 시너지 효과보다 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두 사람과 통합해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실제로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과 합치게 된다면 현재 분열된 보수진영을 모아 총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당은) 제3지대에서 정치적 지분을 미약하나마 안 전 대표가 갖고 있다는 판단이 드는 거고, 외곽에서 두 사람의 분열이 급속도로 진행된다면 민주당에 득이 되는 방향으로 갈 거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결국 보수통합 논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시기와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김 평론가는 "아직 추석이 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은) 앞으로의 정계개편의 군불을 때는 정도"라며 "이후 대중의 지지와 여론을 바탕으로 누가 보수의 중심에 서서 선거를 치를 건가 흐름이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유 전 대표 입장에서도 (당장은) 한국당에 돌아와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공천은 받을 수 있을지, 주변인이 총선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지 담보가 전혀 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당이 (보수통합의) 주도권을 잡을지, 외부에서 이뤄지게 될지 아직은 여론이 명확하지 않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나름의 관계 정리가 연말까진 있을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한국당 내부에선 외연 확장에 대한 목소리가 높고, 이를 감안해 나 원내대표는 보수통합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탄핵 등 해결이 어려운 문제가 있는 만큼 안·유 전 대표의 한국당행은 더 큰 내부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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