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원회 위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 후보자 딸의 고등학교 재학시절 대학의 논문 작성 참여를 '보편적 기회'라고 언급해 논란이 예상된다. /뉴시스 |
김종민 의원, 조국 딸 의혹에 "누구나 신청하고, 노력하면 접근 가능"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특혜가 아니라 '보편적인 기회'다. 어느 학교든 교수 부모가 있는 학교에서 가능한 제도(인턴십)다. 누구한테나 열려 있진 않지만, 특별한 건 아니다. 누구나 신청하고 노력하고 시도하면 접근할 수 있는 기회다. 제도이지 특혜라고 보진 않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 과정 의혹으로 떠오른 '논문 제1저자 등재'와 관련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긴 설명이 이어졌다. '보편적 기회'라는 말에 취재진은 술렁였고, 조 후보자와 부인의 사회적 지위를 둘러싼 '특혜 설전'으로 번졌다.
민주당 측은 조 후보자 딸이 문제가 된 논문과 관련해 자기소개서에 몇 줄 기입한 게 전부며, 합격 과정에 깊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의학 논문을 위한 실험에 참여하고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점, 일반고 학생들은 쉽게 할 수 없는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에 대해 '보편적 기회'라고 한 것은 국민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 민주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회 위원인 이철희·송기헌·김종민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조 후보자 딸의 입시부정 의혹에 관해 상세히 설명했다. 먼저 송 의원은 "청문회를 정치공세의 장으로 바꾼 것은 조 후보자가 문재인 대통령 사법개혁의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를 흠집내고, 사법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것 아닌가 한다"며 "야당에선 하루 빨리 청문회 일정을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조 후보자 딸 논문 작성의 '특혜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됐다. 송 의원은 "자기소개서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내용은 기재되지 않았다"며 "짚고 넘어가고 싶은 건 조 후보자 딸이 1저자로 이름을 올리고 살아가면서 자랑하고 싶은 자랑거리는 맞지만, 그걸로 특혜를 받은 건 아니다. 이 점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의원도 "제1저자 등재 자체가 특혜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저희도 궁금하고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는데, 부모의 지위를 이용해서 한 건 아니다. 부모의 사회적 배경으로 특혜를 받은 건 아니고 해당 교수가 자신의 실험을 많이 도왔기에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과거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비판한 바 있다. 때문에 치열한 대입경쟁에서 일반학생이라면 쉽게 해보지 못했을 의학 실험 참여와 논문 작성 자체가 특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금수저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펙 중심의 수시로 바뀌면서 학부모 인턴십 등의 제도가 생긴 것"이라며 "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제도가 문제지, 있는 제도를 잘 활용한 조 후보자 딸은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조 후보자의 사회적 지위가 딸의 논문 작성과 입시 과정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청문회를 하루 빨리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시스 |
하지만 기자들은 결국 '부모 지위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냈다. 이에 김 의원은 "금수저 특혜와 관련한 사실관계가 중요하다. 당도 사실관계를 부정하거나 방어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그 논문을 보면 그 친구의 부모가 누군지 모르고 한 것이다. 교수 입장에선 '우리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이었던 것이다. 그게 어떤 끈이었다면 끈"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더해 김 의원은 조 후보자의 딸의 논문이 '보편적 기회'라고 밝혀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 정부는 특목고로 인한 교육 불평등을 문제 삼아 국정과제로 특목고 폐지를 추진하고 있고, 지나친 입시 경쟁과 스펙 불평등을 지적한 바 있다.
때문에 '열린 기회라는게 국민 정서와 맞느냐'는 반발이 이어지자 의원들은 수습에 나섰다. 이 의원은 "오해가 있을 것 같다"며 "어느 정도 지위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겐 열려 있는 기회인 것이다. 부당한 기회가 아니라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도 "제가 말한 보편성이란 건 수시제도를 말한 것이다. 소속된 학교에 의해 이 기회가, 제도가 열려 있는 것이지 이 학생한테만 그런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의혹 해소를 위한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그는 "조 후보자가 그동안 해왔던 말과 다르다고 비판할 순 있다. 하지만 그게 지위를 남용한 건 아니지 않나. 인사 결격 사유라고 볼 수 없다. 흠결과 기분 나쁜 것, 팩트는 구별해야 한다고 본다"며 "국회에 와서 청문회를 열고 일문일답을 통해 소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한 이견으로 청문회 일정조차 제대로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청와대의 조 후보자 지명 철회와 사퇴를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은 청문회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며 대립하고 있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