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통합하자 불렀더니 상대방에 '저주'… 갈 길 먼 '보수'
입력: 2019.08.20 18:30 / 수정: 2019.08.20 18:30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수통합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구=이원석 기자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수통합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구=이원석 기자

'보수통합'에는 한목소리… 각론은 '제각각'

[더팩트ㅣ중구=이원석 기자] 보수진영은 20일 각각 토론회를 열고 통합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상대방을 '저주'하거나 여전한 견해차를 보이며, 갈 길이 먼 보수진영의 현 상태만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부정적 평가만 남겼다.

이날 오전 국회에선 자유한국당 김무성·정진석 의원이 주도하는 '열린토론, 미래'가 주최한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통합' 토론회가 열렸다. 또 오후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중도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플랫폼 자유와 공화' 등이 주최한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 통합과 혁신'이 열렸다.

먼저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통합 토론회에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발제자로 참석해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참석했던 김무성 의원을 향해 "당신은 앞으로 천 년 이상 박근혜의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수 통합 관련 토론회에서 탄핵에 찬성한 김무성 의원을 향해 저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정 기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수 통합 관련 토론회에서 탄핵에 찬성한 김무성 의원을 향해 "저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정 기자

김 전 지사는 "청와대에 뻘건 사람이 앉아서 온 나라를 망치고 있는데, 국회에 앉아서는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른다"며 "한국당이 이것을 모르고, 어떻게 자유를 이야기하나. 이것을 모르고 어떻게 통합을 이야기하나"라고 보수통합론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이에 김 의원이 "오늘 연사를 잘못 선택한 것 같다"며 "민주화 투쟁의 상징인 김문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다. 개인에게 특정 입장을 강요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반박하면서 토론회장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엔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 등이 참석해 보수통합 방향성에 대한 이견을 드러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 중심으로 중도보수가 모두 함께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기 위해선 큰 그림의 반문(反문재인) 연대의 틀 안에서 작은 차이를 무시하는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며 "구체적 방법을 얘기하면 어찌 됐든 가장 큰 집인 한국당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전 의원부터 우리공화당에 이르기까지 모두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이 같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탄핵에 대한 평가는 미뤄놓고 일단 뭉쳐서 문재인 정권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보수가) 비전과 철학으로 뭉쳐야 한다"며 "저는 될 수 있으면 탄핵에 대해선 우리 내부의 어떤 입장을 가졌느냐에 대해선 평가를 유보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절벽을 향해 가고 있는데, 일단 이것을 멈춰야 한다"며 "따지지 말고 서로 힘 합쳐서 어떻게든 우리 국민을 전부 묶어서 나라를 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도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플랫폼 자유와 공화 등 단체들이 주최한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 통합과 혁신 참석자들. /이원석 기자
중도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플랫폼 자유와 공화' 등 단체들이 주최한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 통합과 혁신' 참석자들. /이원석 기자

정 의원은 통합은 필요하지만, 선거를 위한 무조건적 통합을 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하는 통합은 서로 계산을 하고, 갈라치기를 하게 한다"며 "기득권을 내려놓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보수진영 통합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권에 대한 용서와 화해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도층의 마음을 얻는 것만이 방법"이라며 "양극단에 있는 보수와 진보가 치고받으면서 대한민국을 점점 더 피폐한 상태, 아프리카 정도도 못한 상태로 만들어 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오 전 시장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향해 "6개월 동안 침묵으로 지켜봤지만, 그런 (통합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다"며 "원내에선 가열차게 투쟁하고, 바깥에선 보수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면 지금쯤 중도의 마음이 절반 이상 와있지 않겠냐"고 쓴소리를 가했다.

한편 이날 김 전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 등을 향해 '빨갱이', '총살감'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 막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문 대통령,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거론하며 "이 사람들은 다 빨갱이"라고 했고, "박 전 대통령이 자식이 있는가 뭐가 있는가. 무슨 뇌물을 받는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다스 같은 것을 갖고 구속하는가. 그러면 (그렇게 따지면) 문재인 이분은 당장 총살감"이라고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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