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우리공화당 대표인데...한국당 간판 안 뗀 홍문종(영상) 
입력: 2019.08.20 05:00 / 수정: 2019.08.20 07:58
19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 신곡동에 위치한 홍문종 우리공화당 대표 지역구 사무실 간판엔 여전히 이전 소속 정당인 자유한국당이 표시돼 있다. /의정부=이원석 기자
19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 신곡동에 위치한 홍문종 우리공화당 대표 지역구 사무실 간판엔 여전히 이전 소속 정당인 '자유한국당'이 표시돼 있다. /의정부=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탈당 2개월 지나도록 한국당 간판 유지, '설왕설래'

[더팩트ㅣ의정부=이원석 기자] 우리공화당인가, 자유한국당인가. 홍문종(64·경기 의정부 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지역구 사무실 간판을 한국당으로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홍 의원은 사무실 이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정치권에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더팩트>취재진은 19일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에 위치한 홍 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직접 찾아 아직도 한국당 로고가 붙은 간판을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간판뿐만 아니라 건물로 들어서는 입구에 붙은 안내 표지판부터 건물 내 층별 안내 게시판도 마찬가지였다. 엘리베이터 안에도 역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홍문종'이라는 안내 팻말이 붙어 있었다.

보통 국회의원이 탈당을 하면 전에 소속돼 있던 당명, 로고들을 모두 제거하기 마련이다. 홍 의원은 지난 6월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 이상 한국당 역할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든다"며 탈당을 선언한 뒤 우리공화당에 입당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지역 사무실에선 '자유한국당' 당명과 로고가 붙어 있고, 있어야 할 '우리공화당' 당명이나 로고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일반적이지 않다.

게다가 홍 의원은 현재 우리공화당의 대표다. 그는 탈당 직후 우리공화당에 입당해 조원진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로 추대됐다. 한 정당의 대표가 여전히 이전 소속 정당을 그대로 달고 있다는 모습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홍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사무실 이사를 하려고 그렇다"고 짧게 답한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직접 찾아간 지역 사무실에서 만난 사무실 직원은 간판에 대해 "바꿔야 하는 게 맞는데 사무실 이전 문제 같은 것도 있어서(바꾸지 못했다)… 돈도 좀 아끼는 차원에서"라고 답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사무실 이전 계획이 사실이라고 해도 두 달이라는 긴 시간이 지날 때까지 한국당 시절 간판 그대로 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말도 안 된다. 사무실 이전을 준비해서 새 간판을 만들기 뭐하다면 일단은 이전 소속 정당이 표시된 간판을 떼는 것이 상식"이라며 "홍 의원이 우리공화당 비례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럼에도 지역구 선거 가능성을 닫지 않고 지역에선 한국당으로 인식되길 바라는 심리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홍 의원 지역사무소는 간판뿐 아니라 건물 곳곳 안내 표지판 역시 모두 자유한국당으로 표기돼 있다. /이원석 기자
홍 의원 지역사무소는 간판뿐 아니라 건물 곳곳 안내 표지판 역시 모두 '자유한국당'으로 표기돼 있다. /이원석 기자

우리공화당과 우파 진영 사정을 잘 아는 정치권 관계자도 "최근 우리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홍 의원을 잘 믿지 못하겠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한다"며 "한국당 로고를 못 떼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발언과 행보가 모호하다는 비판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이형섭 의정부을 당협위원장은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후 우리공화당으로 옮긴 홍문종 의원에게 "왜 절이 싫어 떠나놓고 기웃거리냐"고 힐난했다. 이 위원장은 "홍 의원이 공천을 줬다는 이유로 한국당 기초의원 5명에게 자신을 수행하도록 하고, 한국당 당원들과 개별접촉을 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지역구 사무실 간판도 우리공화당이 아닌 자유한국당으로 걸려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홍 의원 지역 사무실의 모습은 의도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에서 이런 경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선거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간판의 색, 로고 등을 이용한다"며 "홍 의원 사무실이 실제 이전을 한다고 하더라도 두 달 넘게 그대로 놔둔 것은 우리공화당 보다는 한국당 간판이 선거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홍문종 의원이 지난 6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홍문종 의원이 지난 6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아직 우리공화당이란 정당에 대해 보수 유권자들도 생소하고 수구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본인도 아마 그런 것들을 의식해 (우리공화당으로) 간판을 못 달았을 것"이라며 "또 추후 보수 통합론을 의식해 '결국 합칠 것 아니냐, 그 때까지 참자' 이런 생각을 가졌을 거라고 추측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알쏭달쏭한 행보는 온라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홍 의원 블로그에서는 우리공화당 당명을 확인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블로그 상단에 당명 혹은 로고를 표시한다. 조원진 공동대표의 블로그 상단에도 당명이 표시돼 있다. 다만 홍 의원 블로그 상단엔 빨간 배경과 개인 사진이 전부다. 이 또한 한국당 간판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함께 우리공화당 당명을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지적들에 대해 우리공화당 측은 별 상관 없다는 반응이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말할 게 뭐 있나. 우리공화당으로 이미 오셨는데"라고 말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 블로그(위)에는 당 로고가 있지만 홍문종 대표 블로그(아래)에선 찾아볼 수 없다./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우리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 블로그(위)에는 당 로고가 있지만 홍문종 대표 블로그(아래)에선 찾아볼 수 없다./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국회의원 4선(15대, 16대, 19대, 20대)의 홍 의원은 15대 땐 신한국당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이후 탈당해 국민신당, 새천년민주당을 거쳐 16대 재선을 꿈꿨으나 당내 공천에서 밀려 무소속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복당한 홍 의원은 2003년 재보궐선거에서 국회에 재입성했다. 그러나 그는 17대 총선에선 다시 낙선했고, 지난 2006년엔 수해 때 골프를 친 논란으로 당에서 제명되기도 했다. 또 총선 과정에서 허위사실 유포죄로 선거법 위반 유죄판결을 받고 18대 총선엔 출마하지 못했다.

이후 이명박 정권 당시였던 2010년 8월 15일 광복절 특사로 선거권이 복권된 홍 의원은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에 복당, 국회에 재입성했다. 이후 친박(親 박근혜)계 핵심으로 자리잡은 홍 의원은 20대엔 안정적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홍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인해 당내에서 외곽으로 밀려났고, 지난해 12월엔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조치로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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