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일하는 의원' 박홍근이 말하는 '일하는 국회'
입력: 2019.08.15 05:00 / 수정: 2019.08.16 12:13
일하는 의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팩트>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일하는 국회를 위한 질문에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일하는 의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팩트>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일하는 국회'를 위한 질문에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의원 소신 고려 않는 당 지도부, 후진적"..."타성과 관행 깨기 위한 노력 필요"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정쟁에만 매몰돼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고 모든 국회의원이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일하지 않는 국회에서도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하는 의원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 지키는 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홍근 의원(재선)이 대표적이다. 초선(19대) 때부터 한결같은 자세로 국회 안팎에서 맹활약 중인 박 의원에게 '일하는 국회'를 위한 길을 물었다.

리얼미터가 지난 6월 26일 발표한 '2019년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조사 결과를 보면 국회는 2.4%로 유의미한 수치의 12개 단체 가운데 뒤에서 2등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1.8%로 꼴등이었지만 올 들어 0.6% 신뢰도가 올랐고, 경찰이 0.5% 하락(2.7%→2.2%)하며 꼴찌가 바뀌었다(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 대상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국회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큰 가운데 박 의원은 '의원들은 다 똑같다'는 말을 듣기엔 다소 억울(?)한 면이 있는 의원이다. 지난 4월 MBN과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이 주관한 '참 괜찮은 의원상' 초대 수상자로 선정됐고, 7월에는 법률소비자연맹 선정 헌정대상(의정활동우수상)을 5년 연속 수상했다. 특히 법률소비자연맹 평가에선 재선 이상 의원 중 1위를 차지했다.

'일하는 의원'이 바라본 현 국회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 의원을 만나 국회 현실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의원 소신을 고려하지 않는 당 지도부가 후진적이라고 말하는 박홍근 민주당 의원. /이새롬 기자
의원 소신을 고려하지 않는 당 지도부가 후진적이라고 말하는 박홍근 민주당 의원. /이새롬 기자

◆"의원 소신 고려 않는 당 지도부…후진적"

"의원들의 소신과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당 입장에 종속시키는 것은 아주 후진적 정치행태다. 국민들은 의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자 하는데, (현실은) 본말이 바뀌어 당 방침을 신성시하고 충성해 다음 공천을 받기 위해서만 노력한다. 정치인들이 다음 당선을 위한 정치적 입지를 높이기 위해 활동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박 의원은 당 지도부 방침에 따라 야당이 국회를 습관적으로 보이콧하는 행태를 이렇게 지적했다. 국민은 의원들에게 비싼 세비를 주는 대가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면서 민생을 챙길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 현실은 의원 생활 연장을 위한 행보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요즘 국회 상황을 보면 저도 낯부끄럽다"며 "저도 많이 부족하지만 타성과 낡은 관행과 싸워 이겨야 한다. 제도화와 함께 실제 생활로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하는 국회를 강제하도록 국회법을 개정하고, 현행 제도의 틀 안에서 의원들이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둘 다 고삐를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세 달째 파행운영 되던 지난 6월 "국회 문을 열자"며 국회본청에서 일주일가량 을지로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농성을 하기도 했던 박 의원은 농성 기간 국회의원 무노동무임금 적용, 짝수달 상시국회 개회를 골자로 한 국회법 발의도 준비했다.

그 결과 지난 6월 24일 박 의원이 대표발의 한 '국회법 일부개정안'에는 짝수달 임시회의 집회일을 명시해 여야 지도부 합의 없이 자동으로 국회 문이 열리도록 규정했고, 교섭단체 간 협의를 거쳐 작성된 의사일정에 불출석하는 의원에게는 세비를 지급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박 의원은 "일하는 국회법 발의 전 당 의원총회에서도 이 법과 관련한 발언을 했고, 발의 후에는 개인 법안이라 생각하지 말고 당 지도부 차원에서 여야 협상의 의제로 다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일하는 국회법 준수, 대국민 약속해야"

하지만 이후 법안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박 의원은 통과를 위한 해법도 제시했다. 그는 "여야 유불리를 따지는 구도로 접근하면 안 된다"며 "제도적으로 생산적인 상생 국회를 만들기 위해선 우리가 먼저 국민들에게 나중에 야당이 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이 법을 지키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민주당도 자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야당 시절을 돌아보며 우리도 과한 부분은 없었는지 성찰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정치의식이 높아진 가운데 올해 국가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국회가 꼴찌에서 두 번째를 차지했다. 이런 국회를 만든 것이 의원들인 만큼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선 원칙,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의원이라면 입법, 감사, 예산심사, 정책에 대한 대안제시, 정부 비판 등은 당연한 일이고, 나머지 당론을 따르거나, 지역구를 관리하는 것은 부차적인 일이다. 본말이 바뀌어 국회가 열려도 지역구 관리, 자기 선거만 생각하는 게 다반사고, 당의 방침에 따라 보이콧을 밥 먹듯이 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도, 시대적 흐름에도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일각에서 일하지 않는 의원들의 내년 세비를 깎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박 의원은 "세비 반납은 현행법상 어려움이 있고, 정치적 쇼로 비칠 우려도 있다"며 "지금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국회의장 자문기구에서 독립적으로 의원 세비를 결정하는 게 의원들에게도 마음이 편한 일"이라고 했다.

지난 7년 간 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박 의원은 남은 임기동안 꼭 이루고 싶은 계획도 밝혔다. 애초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은 크게 세 가지였다. 초선 때 '청년플랜2.0' 의원연구단체를 만들어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 의원과 함께 활동해 '청년정책기본법' 발의했는데, 아직 통과가 안 됐다. 이 법을 통과시키는 게 목표다. 동물복지 국회 포럼도 올 초 공식 결성했는데, 반려동물뿐 아니라 농장, 야생동물 등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성과를 낼 계획이다.

박 의원은 끝으로 "을지로위원장 임기가 내년 9월까지인데, 57개 과제 중 절반가량이 현재 해결됐고, 나머지 과제도 20대 국회가 마무리되기 전 최대한 해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누구?

▲1969년 전남 고흥 출생 ▲경희대 국어국문학 학사(경희대 총학생회장) ▲경희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청년위원장 ▲서울시민포럼 공동대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준비위원회 대변인 ▲대통합민주신당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 ▲19·20대 민주당 국회의원 ▲민주당 을지로위원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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