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북한 연이은 도발 놓고 다른 해석…北 진짜 의도는?
입력: 2019.08.14 05:00 / 수정: 2019.08.14 05:00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국내에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로동신문은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새 무기 시험사격을 지도했다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 모습. /노동신문.뉴시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국내에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로동신문은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새 무기 시험사격을 지도했다"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 모습. /노동신문.뉴시스

전문가 "남쪽에 대한 구애" vs "통미봉남"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북한의 잇따른 도발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한쪽에서는 "남쪽에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적극적인 제스쳐를 취해달라는 의미"라고 주장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통미봉남' (미국과의 실리적 통상외교를 지향하면서 남한 정부의 참여를 봉쇄하는 북한의 외교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올해 미사일 무력 도발을 감행한 것은 모두 일곱 차례다. 그중 여섯 차례는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만난 이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배경을 직접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미사일 발사는 한미연합훈련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공개했다. 반면 북한은 우리 정부를 향해선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북한은 미사일 도발 이후 외무성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난을 했다. 다만, 이 내용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군사연습을 걷어치우든지 이에 대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을 성의껏 하기 전에 북남사이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앞으로 대화에서 좋은 기류가 생기더라도 이는 조·미(북·미) 사이의 일이지 북남 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결국 한미연합 훈련이 끝나면 북미 간 실무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와중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하며 "'연합훈련'이 끝나고 나면 만나서 협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도 연합훈련이 끝나면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도 '연합훈련'이 끝나면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이로 인해, 북한 도발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번 북한의 도발에는 정치적 군사적 목적이 있다"며 "군사적으로는 우리의 킬체인(Kill Chain)과 미사일 방어시스템(KAMD)을 무력화시키는 것이고, 정치적으로는 미국과의 실무협상에 준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통미봉남에 놀라야 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의 통북봉남에 주목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있을 수 없는 놀라운 언행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쏴도 상관없다는 것은 동맹국의 안위와 주한미군, 한국에 있는 미국인들이 어떻게 되어도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2일 라디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통미봉남에 대해 반박하면서 "언론에서 자꾸 통미봉남이라고 하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선미후남'"이라며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서 비핵화 과정이 시작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대북 투자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남북 대화 가능성도 없지만, 순서로 봐서 할 필요도 없다는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의도에 대해 "북한이 가끔 정말 절실히 우리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강하게 나온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미국에 매사 물어보고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우리 민족끼리 하기로 약속을 했으면 그 정신에 입각해서 해 줘야 되는 거 아니냐. 4.27 판문점 선언 또는 9.19 평양 선언 이행을 적극적으로 해 달라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강한 발언에 4.27 판문점 선언 또는 9.19 평양 선언 이행을 적극적으로 해 달라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후 악수하는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강한 발언에 "4.27 판문점 선언 또는 9.19 평양 선언 이행을 적극적으로 해 달라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후 악수하는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도 다음날 라디오에서 "북쪽 사람들은 뭔가 원하는 게 있을 때 좋은 말로 하지를 않고 협박 비슷하게 한다"며 "북한에게 우리를 믿고 같이 가자 할 수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또한, "UN 제재 문제와 한반도 평화 체제가 구축되야 남북 경협이 가능하다"며 "이 부분을 과감하게 밀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북한 측에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을 상대로도 과거의 그런 벼랑 끝 외교로는 안 된다"며 "말로만 우리 민족끼리 할 것이 아니라 남북이 협력해서 트럼프 정권을 설득해 한반도 평화의 길로 갈 수 있는 방법을 같이 모색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

한편 13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장금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4월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했다 실패한 이후 남북관계는 악화일로의 길을 걸었다. 결국, 이후 북한은 일곱 차례의 도발을 감행한 셈이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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