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독립유공자와 백범 김구 선생 음식 '쫑쯔' 오찬
입력: 2019.08.13 14:08 / 수정: 2019.08.13 16:56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생존 애국지사와 국내외 독립유공자 유족 등 160명과 오찬 행사를 가졌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생존 애국지사와 국내외 독립유공자 유족 등 160명과 오찬 행사를 가졌다. /청와대 제공

임시정부 요인들 즐겨 먹던 '홍샤오로우' 제공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제74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독립유공자들을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유족들과 함께 먹은 음식에도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생존 애국지사와 국내외 독립유공자의 유족 등 160명과 함께 오찬 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독립유공자와 유족을 초청해 국가가 끝까지 기억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찬에는 생존 애국지사 9명과 광복절 경축식 독립유공자 서훈 친수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독립유공자 후손이 초대됐다. 아울러 미국,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프랑스, 호주 등 해외 6개국의 독립유공자 후손 36명도 특별 방한해 참석했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계기로 대대적으로 발굴·포상한 독립유공자의 유가족도 포함됐다.

오찬 행사는 '진정한 광복은 평화를 품은 새로운 100년'이라는 영상을 시청하면서 시작됐다. 뮤지컬 배우 홍지민 씨와 역사어린이합창단은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감동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독립유공자 홍창식 선생의 딸이기도 한 홍지민 씨는 가요 '말하는 대로'와 뮤지컬 맘마미아 중 '댄싱 퀸'을 열창했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훈한 홍 선생은 1943년 비밀결사 백두산회에 가입·활동하다 일제 경찰에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다 광복 후 출옥한 인물이다.

김구 선생이 일제 경찰의 추적을 피해 휴대하기 편해 자주 즐겼다는 음식인 대나무 잎으로 감싼 쫑즈(왼쪽)와 임시정부의 안살림을 책임졌던 오건해 여사가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대접했다는 간장으로 조린 돼지고기 요리 홍샤오로우가 오찬 테이블에 올랐다. /청와대 제공
김구 선생이 일제 경찰의 추적을 피해 휴대하기 편해 자주 즐겼다는 음식인 대나무 잎으로 감싼 '쫑즈'(왼쪽)와 임시정부의 안살림을 책임졌던 오건해 여사가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대접했다는 간장으로 조린 돼지고기 요리 '홍샤오로우'가 오찬 테이블에 올랐다. /청와대 제공

오찬에는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이 즐겨 먹던 특별 메뉴도 마련됐다. 김구 선생이 일제 경찰의 추적을 피해 휴대하기 편해 자주 즐겼다는 음식인 대나무 잎으로 감싼 '쫑즈'와 임시정부의 안살림을 책임졌던 오건해 여사가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대접했다는 간장으로 조린 돼지고기 요리 '홍샤오로우'가 테이블에 올랐다.

또한 각 테이블에는 ▲남상락 선생의 자수 태극기 ▲진관사 백초월 선생의 태극기 ▲1923년 임시의정원 태극기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 게양됐던 태극기 ▲1941년 김구 선생 서명 태극기 ▲1945년 광복군 서명 태극기 등 독립운동 당시 사용된 태극기 6종도 배치됐다. 오찬 행사의 의미를 살리기 위함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 일제강점기, 조국을 위해 싸운 광복군 70여 명의 독립에 대한 염원과 조국에 대한 사랑을 담은 서명과 다짐이 빼곡하게 적힌 태극기다. /배정한 기자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 일제강점기, 조국을 위해 싸운 광복군 70여 명의 독립에 대한 염원과 조국에 대한 사랑을 담은 서명과 다짐이 빼곡하게 적힌 태극기다. /배정한 기자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인 황은주 여사도 참석해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후 안 의사 가족이 겪어야 했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했다.

유관순 열사 등과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서 '대한이 살았다'라는 노래를 지어 불렀던 심명철 지사의 아들 문수일 씨도 참석해 노래 가사를 낭송했다. '대한이 살았다' 가사에는 처참했던 수감 생활에도 불구하고 독립의 열망을 잃지 않았던 당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강인함이 드러나 있다.

홍재하 선생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앙(Jean-jacques Hong Fuan) 씨도 초대됐다. 1920년 7월 프랑스 재불한국민회 제2대 회장인 홍 선생은 회원들과 독립운동자금을 모금해 임시정부에 전달한 인물이다. 프랑스 자택 대문에 태극기를 걸어 놓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푸앙 씨는 "조국의 발전된 모습에 감동했고, 내가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아리랑을 서툰 한국어로 불렀다. 문 대통령은 오는 광복절 경축식에서 푸앙 씨에게 부친 홍 선생의 훈장을 전수할 예정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광복절을 맞아 생존 애국지사 33분께 보훈처를 통해 위문품을 전달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함께 보낸 카드에서 "애국지사의 삶은 잊지 말아야 할 과거이며, 마주하는 오늘이고, 마음에 영원히 담을 미래"라면서 "3·1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국민과 함께 마음에 새기겠다"라고 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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