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표창원의 '과보호'가 부른 당·청의 '자살골'
입력: 2019.08.10 00:00 / 수정: 2019.08.10 00:00
어차피 법무부 장관은 조국이다는 세간의 하마평이 현실화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조 내정자(오른쪽)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서 법무부 장관직 내정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엘리버이터로 이동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어차피 법무부 장관은 조국이다'는 세간의 하마평이 현실화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조 내정자(오른쪽)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서 법무부 장관직 내정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엘리버이터로 이동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조국, 예고된 입각 현실화… 하마평 적중률 66.6%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 일본의 경제보복, 러시아의 영공 침범 등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이번 주 열렸습니다. 이번 운영위에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운영위 소속 의원들과 질의응답을 했는데요, 야당과 당·청의 날선 공방전 속 에피소드가 많이 나왔습니다.

-또한 국회에선 일본과 경제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친일 행적이 논란이 된 작곡가 안익태가 만든 애국가를 국가로 부르지 말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청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회 밖에서도 민심을 자극하는 이슈가 있었습니다. 최근 "아베 수상님 사과드린다"는 발언으로 비난을 받았던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친일'을 강조한 기자회견을 열어 논란이 됐습니다.

-일본과 경제전쟁을 주도하는 청와대는 장관급 인사 8명에 대한 교체 인사를 발표했습니다. 관심이 집중됐던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행이 현실화 됐습니다. 이번 주도 다사다난했던 정치권 풍경인데요, 먼저 청와대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새롬 기자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변 없었다' 조국 입각…개각 관련 지라시 '거의 적중'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개각을 단행했습니다. 장관급 8명을 교체했는데요, 개각 발표 전부터 조 전 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유력했는데, 이변은 없었네요.

-그렇습니다. 이번 개각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인물이 바로 조 전 수석이죠. 결국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조 전 수석을 지명했습니다. 조 전 수석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임이 얼마나 두터운지 느껴집니다. 애초 조 전 수석이 지난달 26일 청와대를 떠난 뒤 법무장관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던 게 사실이죠. 권력기관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보수 야당이 '회전문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거센 공방이 예상됩니다.

-이번 개각은 전문가들 중심으로 이뤄진 게 눈에 띄네요.

-실제로 교수 출신들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모두 교수 출신입니다. 또 관료 출신도 있는데요,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와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관료 출신입니다. 전문가 위주로 진용을 꾸려 집권 중반기인 시점에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입니다.

-어쨌든 의원 중심에서 전문가 중심으로 바뀐 것은 나무랄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개각 발표 전 하마평에 오른 여러 인물이 있었는데, 실제로 들어맞았나요?

-대체로 맞았지만 일부 다른 인사도 있었습니다. 여가부 장관의 경우 홍미영 전 인천 부평구청장과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거론됐는데, 빗나갔습니다. 또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주미대사로 기용될 가능성도 점쳐졌는데요, 실제로는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이 내정됐습니다. 반면 유은혜(사회부총리)·강경화(외교)·정경두(국방)·박능후(복지부)·김현미(국토부) 장관 등은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이변은 없었습니다. 대체적인 관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여담으로 개각 발표 전 일부 부처 개각 명단이 지라시로 돌았는데요. 이 지라시에는 법무부, 농식품부, 여가부, 방통위, 금융위, 공정위 6곳의 후보자 이름이 거론됐는데, 여가부와 방통위를 뺀 4곳이 맞았더라고요(웃음). 전혀 근거가 없었던 지라시가 아니었던 셈입니다. 한 동료 기자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지라시, 믿어야 하나, 웃어넘겨야 하나" 그러고 보니, 참 아이러니하네요(웃음).

정양석(빨간 원)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6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성을 주고 받으며 정면 충돌했다. /남윤호 기자
정양석(빨간 원)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6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성을 주고 받으며 정면 충돌했다. /남윤호 기자

◆에피소드 넘쳐난 국회 운영위

-지난 6일 열린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도 여담이 많죠?

-네, 이번 주 운영위 회의에선 최근 굵직한 이슈가 많았던 만큼 야당과 당·청의 거센 공방전이 펼쳐졌습니다. 특히 민주당은 청와대를 과하게 보호하려다 역풍을 맞기도 했는데요, 북한 핵실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표창원 의원이 노 비서실장과 주고받은 '허위 정보'가 대표적입니다.

-표 의원은 노 비서실장에게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 핵실험, ICBM 발사 횟수가 몇 번 있었냐고 물었는데요, 노 비서실장은 명확히 답을 못했고, 다른 청와대 참모들이 "안 했다"고 대신 답했습니다. 이에 표 의원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없는 것을 말하기 힘든 것 같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선 북한이 핵실험, 중장거리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전쟁 위기설도 돌았다. 과거와 비교하면 문재인 정부의 안보상황은 상당히 안정화됐고, 평화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틀린 얘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웃음까지 지으며 밝은 분위기에서 현 정부의 안보상황을 우회적으로 호평했습니다. 이에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대신 "2017년 9월 핵실험이 한 번 있었다"고 정정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6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앞두고 웃는 모습. /남윤호 기자
지난 6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앞두고 웃는 모습. /남윤호 기자

-당장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 관계자들이 불성실한 태도로 회의에 임하고 있다"며 "잘못 답변하면 주변에 참모들이라도 바로바로 알려서 시정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북한이 핵실험도 하고, ICBM은 2017년 7월 4일과 29일, 11월 29일 세 번 발사했는데, 이 정도도 준비를 안하고 어떻게 대한민국을 책임지냐"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결국, 노 비서실장은 "ICBM 3번, 핵실험 한 번 있었다"고 뒤늦게 발언을 정정했습니다. 현재 한반도 안보상황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비해 낫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표 의원이 무리수를 던지다 아군과 함께 역풍을 맞은 셈입니다. 이와 관련 김현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스러운 새파란 거짓말을 했다"며 "노 비서실장과 표 의원의 거짓 질의·응답 과정은 무지한 문재인 정권이 국민을 어떻게 속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기본적인 팩트 조차 모른 채 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는 모습은 걱정을 넘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고 질타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우리 일본' 발언도 나와 뒤늦게 논란이 됐죠?

-네, 나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우리 여기 업무보고서에 보면 '우리 일본'이 7월에 이야기한 다음 한 달 동안 청와대나 정부에서 나온 것은 죽창과 추경 탓,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뭐 이런 이야기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당시 현장에선 해당 발언이 큰 주목을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음날(7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해당 발언이 집중 조명되며 뒤늦게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에 한국당은 "별다른 의미 없이, 연결어로 습관적으로 '우리'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며 나 원내대표가 과거 연결어로 '우리'를 사용한 사례까지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제1야당 원내대표의 입에서 그런 표현이 서슴없이 나오는 것도 참으로 민망한 일이고, 이런저런 경우를 일일이 들어가며 해명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참으로 안쓰럽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정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야당 원내대표의 단순 '말실수'를 놓고 논평까지 내가며 '친일'로 몰아붙이는 민주당의 유치함과 한심함에 한숨만 나올 뿐"이라며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국민을 친일 반일로 편가르라'는 민주연구원의 지령을 충성을 다해 따르려는 모양새"라고 반박했습니다. '말'이 또 다른 '말'을 낳은 것인데요, 이번 운영위에선 유독 이런 장면이 자주 나왔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의원회관에서 친일 행적 논란이 된 작곡가 안익태가 만든 애국가를 국가로 부르지 말자는 내용의 공청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는 안 의원. /이원석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의원회관에서 친일 행적 논란이 된 작곡가 안익태가 만든 애국가를 국가로 부르지 말자는 내용의 공청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는 안 의원. /이원석 기자

◆"안익태 작곡 애국가 부르지 말자"…안민석 속내는?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이 시작한 한일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8일, 국회에선 현재의 애국가를 계속 불러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죠?

-네, 그렇습니다.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선 친일 행적이 논란이 된 작곡가 안익태가 만든 애국가를 국가로 부르지 말자는 내용의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공청회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주최했습니다. 공청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논란이 일었습니다. 여당 의원이 주최한 걸 보니 또 반일 감정을 조장하려고 마침 이 때 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더팩트> 취재진도 공청회를 지켜봤는데요, 안 의원의 속내를 좀 엿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오후 2시 열린 공청회에 앞서 1시 20분엔 국회 정론관에서 공청회 내용과 관련해 주관 단체인 씨알재단 김원호 이사장, 안익태 애국가에 적극 반대 주장을 펴는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이해영 한신대학교 교수가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 기자회견 역시 안 의원의 이름으로 예약이 됐는데요, 그런데 웬일인지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정론관에 오긴 했거든요.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뒤에서 (기자회견) 사진을 찍겠다"고만 했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추측이 가능하겠지만, 좀 이 사안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그날 오전부터 논란을 예고하는 기사도 나오고, 여권의 극일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자회견 직후 안 의원 등은 공청회로 자리를 옮겼는데요, 이 자리에선 안 의원도 빼지 않고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인사말을 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안 의원은 먼저 자신이 애국가 작사가를 찾는 노력을 해왔다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안익태 애국가에 대한 참여 요청이 들어왔을 때 '운명'으로 받아들였다며 많은 관심을 요청했습니다.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익태 작곡 애국가에 대한 공청회 당시. /이원석 기자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익태 작곡 애국가에 대한 공청회 당시. /이원석 기자

-이후 한 인사가 격려사를 하기 위해 나왔다가 안 의원이 인사말에선 다 꺼내놓지 못한 속내를 공개했습니다. 이 인사는 공청회 전에 안 의원과 함께 점심식사를 먹으면서 안 의원에게 '떨리지 않냐'고 물으니 '솔직히 말해 떨린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떨리더라도 든든하게 후원하는 이들이 있고, 역사가 가는 길이 있으니 뚜벅뚜벅 걸어가줬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안 의원이 지난 정부 말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도 굉장한 활약을 했었고, 또 다방면으로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런 안 의원에게도 아마 남들에게 쉽게 털어 놓지 못하는 두려움, 떨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이번 일에 대해선 시기적으로 여권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을 때이니 더 그럴 것 같습니다.

-이런 안 의원의 속마음을 알아서였는지 여러 사람이 안 의원을 격려하고 응원했습니다. 이날 함세웅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이 격려사를 했는데요, 함 고문은 안 의원을 거론하며 "무슨 일이든 처음엔 어렵다. 공감을 얻지 못하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안 위원장님. 목숨을 걸고 (애국가를 바꾸는 일을) 하셔야 한다. 다들 안 위원장에게 박수를 쳐달라"고 했습니다.

-취재진은 따로 안 의원과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 일과 관련해 안 의원은 "저는 애국가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 이런 입장은 아니다"라며 "공청회에서 발표자들의 의견이 다 다르듯이 불편한 진실이지만, 국민들이 알아야 할 부분들을 알고, 그 다음에 현재의 애국가를 바꿀지, 아니면 계속 부를지를 국민의 판단으로 맡기자는 그런 생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 의원은 또 극일 논란에 대해서도 "일본하고 마찰을 빚고 있는 이 때에 내부에서 이런 갈등이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로 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음을 털어놨습니다.

아베 총리에게 사죄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의 장본인이 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아베 총리에게 사죄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의 장본인이 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기자님들, 싸우지 마세요"… 기자 vs 유튜버 충돌에 난감한 주옥순

-8일 있었던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의 소녀상 앞 기자회견도 화제가 됐습니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느닷없이 한국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건데요, 그는 지난 1일 '아베 수상님 사과드린다'는 발언을 해 비난을 받은 전례도 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특히 문제의 발언 후 공식 예고돼 언론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보수단체인 이들과 진보단체의 충돌은 예상됐지만 취재진들 간 다툼도 있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대로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이다보니 정해진 장소도, 지정선도 없어 빚어진 혼란이었는데요, 이날 '문재인 정권 일본 정부에 사과하라'는 현수막을 펼친 엄마부대를 둘러싸고 수많은 사진, 방송카메라, 취재기자가 뒤엉켰습니다. 대체로 기자회견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선 방송카메라들 앞에 취재기자가, 그 주변에 사진 기자들이 자리를 잡고 진행되는데요, 삼각대에 휴대폰을 장착한 '유튜버' 들이 줄지어선 대열을 무시하고 맨 앞으로 나오면서 갈등은 시작됐습니다.

-취재진 간에 더 좋은 화면을 담아내기 위한 신경전은 늘상 있어왔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다 같이 한 발 물러서서 촬영하자"는 기자들의 요청에도 유튜버들이 아랑곳하지 않아 발생했는데요. 기자 대표로 나선 이들과 유튜버들이 서로를 밀치기도 했습니다.

-이를 보다못한 주 대표는 "싸우지들 마시라"며 양측을 달래기도 했는데요. 일부 취재진은 "이런 식으로 하면 기자회견 못 내보낸다. 저분들 정리해달라"며 주 대표에게 항의했습니다. 중재자(?)로 나선 주 대표는 "서로 양보해달라"며 사태를 진정시켰습니다.

8일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를 향해 한 남성이 매국노라고 외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8일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를 향해 한 남성이 '매국노'라고 외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또 눈에 띄는 점은 엄마부대 회원들의 차림새인데요. 기자회견에 나선 20여 명의 회원들 중 주 대표를 제외하고 전면에 섰던 이들은 하나같이 챙이 긴 모자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시민단체 기자회견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회견문 낭독에서도 마이크를 든 회원은 이름과 직책도 밝히지 않고 종이 성명서로 얼굴을 완전히 가린 채 발표했습니다. 이를 답답하게 여긴(?) 취재진들은 주 대표를 통해 얼굴을 드러내 줄 것을 요청했는데요. 주 대표가 성명서를 든 팔을 내리려 하자 마이크를 든 사람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재빨리 다시 얼굴을 가렸습니다.

-이들은 유난히 촬영에 예민한 듯했습니다. 기자회견 직전 일부 진보 유튜버들이 촬영을 위해 엄마부대 회원들에 가까이 다가가자 '찍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고요. 이들이 지나치게 얼굴 가리기에 집착한 것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거론하기는 어렵지만, 이들의 정체와 진짜 목적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여러 추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박재우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임세준 기자, 김세정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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