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윤석열 만난 나경원 "어떤 촌로가 내게 '검찰총장' 연호"
입력: 2019.08.08 17:48 / 수정: 2019.08.08 17:48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나경원 원내대표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나경원 원내대표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패스트트랙 고발 한국당 의원 수사 어필? … 윤석열 "중립성 지키겠다"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8일 인사차 찾아온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일부 검찰이 집권세력에 쏠려 있다"며 "검찰 권력이 상식적으로 작동되게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윤 총장은 "중립성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오후 한국당 원내대표실을 찾은 윤 총장은 오전에 황교안 대표를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당 상징색인 빨간색 넥타이를 맨 채였다.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자리에 앉았고, 나 원내대표는 "윤 총장님,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언론인들이 많이 왔다"며 분위기를 풀었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이 워낙 불안한 시대'라는 생각들을 (국민들이) 많이 하시고, 안보, 경제 모두가 불안하다고 할 때 총장직을 맡아서 더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말 검찰 권력이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않고, 상식적으로 작동되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평소 우리 윤 총장은 '굉장히 정의감이 높다', '국가에 대한 고민이 많으시다' 이런 평이 있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청문회 과정에선 다소 실망한 부분이 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계속해서 나 원내대표는 "그동안은 문재인 정부의 집권초기였기 때문에 정권 출범에 있어서 국정 철학의 수행을 위해서 일부 검찰이 집권세력 쪽에 쏠려있는 부분이 있었다"며 "이제는 국정 중반을 넘어가기 때문에 국민 전부에게 지지받는 검찰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고 당부했다.

악수하는 나경원 원내대표와 윤석열 검찰총장. /남윤호 기자
악수하는 나경원 원내대표와 윤석열 검찰총장. /남윤호 기자

나 원내대표는 보수진영에서 고발한 사건들에 대한 편향성에 대해서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저희가 말씀드렸지만, 저희가 검찰에 고발한 사건과 일부 결과에 대해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는 유감의 표시를 이 자리를 빌려서 표시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검찰총장직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한 일화를 풀어 놨다. 나 원내대표는 "재밌는 일화를 하나 소개해보겠다. 지난번에 저희가 장외투쟁을 하러 대구에 갔는데, 저랑 황교안 대표랑 앉아 있었다"며 "(그때) 어떤 촌로(村老)가 오시더니 황 대표에게는 '대통령, 대통령' 연호했고, 저를 보시고는 뭐라고 말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검찰총장, 검찰총장'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그만큼 국민들 삶에 있어서 검찰총장의 위치, 이미지, 메시지가 굉장히 중요하고, 국민들의 삶에 가장 직결되고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라며 "잘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가 발언하는 동안 윤 총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나 원내대표가 대구에서의 일화를 소개할 땐 어색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에 이어 발언 순서가 된 윤 총장은 "야당 의원님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법 집행을 하는 데 있어서 배가의 노력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상식적인 검찰 권력이 되게 해달라고 당부한 나경원 원내대표 말에 윤석열 검찰총장은 중립성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답했다. /남윤호 기자
"상식적인 검찰 권력이 되게 해달라"고 당부한 나경원 원내대표 말에 윤석열 검찰총장은 "중립성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답했다. /남윤호 기자

그는 "나 원내대표께서 지적하신 바와 같이 저희가 국가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서 검찰을 운용하고, 형사법집행을 함에 있어서 경제를 살리고, 또 국가 안보를 튼튼히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저희가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잘 선별해서 처리하겠다"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많은 분들께서 우려하신 바와 같이 저희가 정치적으로 편향되거나 그러지 않고 중립성을 확실하게 지키고 그렇게 해야만 국민의 검찰로서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겠다"고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약 30분 넘게 비공개로 얘기를 나눴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비공개 환담에선 나 원내대표가 윤 총장에게 검찰 인사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자 윤 총장은 '일일이 인사 문제에 해명하는 게 적적치 않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나온 얘기를 반영해 다음 인사를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나 원내대표는 권력으로부터의 검찰의 독립, 정치의 지나친 사법와에 대한 우려 등에 대해 윤 총장에게 견해를 전달했다. 이는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국회선진화법(국회법) 위반 혐의로 한국당 의원들이 대거 고발돼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한 간접적 의사 표현으로 풀이됐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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