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아베 수상님 사과' 망언 주옥순 "왜 일본만 갖고 얘기해"
입력: 2019.08.08 16:12 / 수정: 2019.08.08 16:12
8일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이 일본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진보 단체와 거칠게 충돌하기도 했다. /종로=이새롬 기자
8일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이 일본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진보 단체와 거칠게 충돌하기도 했다. /종로=이새롬 기자

소녀상 앞에서 회견…"내 딸이 위안부여도 일본 용서한다"

[더팩트|종로=문혜현 기자] "(위안부 이야기) 백년 전 이야기. 이걸 가지고 계속해서 한일관계가 악화되면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유난히 일본만 가지고 이야기하나. 북한이 핵 미사일 쏘고 중국이우리 기술을 도용한 것들 왜 비판하지 않나?"

"친일파 주옥순을 일본으로! 부끄럽지도 않나! 친일파 매국노!"

8일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서울시 종로구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문재인(대통령은) 일본에 사과해야 한다"며 소리쳤다. 이날 주 대표가 기자회견을 예고한 일본 대사관 앞 일대는 진보 단체와 보수 단체가 뒤엉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당초 이날 11시 30분 기자회견 예정이었던 엄마부대는 소녀상 바로 옆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 했으나 진보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가 주 대표를 밀치면서 몸싸움이 일어났다. 주변에 있던 경찰들은 즉각 주 대표를 보호했고, 엄마부대와 취재진을 비롯해 주변에 있던 인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한 남성은 엄마 부대를 향해 밀가루 봉지를 집어 던지기도 했다.

엄마부대와 진보 유튜브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가 충돌하면서 경찰과 이들이 모두 뒤엉켰다. 이자리에서 한 남성은 밀가루 봉지를 던졌다. /이새롬 기자
엄마부대와 진보 유튜브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가 충돌하면서 경찰과 이들이 모두 뒤엉켰다. 이자리에서 한 남성은 밀가루 봉지를 던졌다. /이새롬 기자

겨우 상황이 정리된 뒤 '문재인 정권 일본 정부에 사과하라'는 현수막을 펼치고 엄마부대 회원들과 기자회견에 나선 주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일본과 관계를 회복하지 않고 외교가 파탄나고 완전히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돼서 이 문구를 들고 나온 것"이라며 목소리 높였다.

그는 "우리는 1965년 한일 협정을 어겼다"며 "일본의 미쓰비시 등이 포항제철을 세워주는 데 기술과 자본을 다 제공했다. 1호선 전철도 일본 기술로 지은것이라고 한다. 과거에 일본이 침략한 건 잘못됐다. 그러나 과거에 매여서 언제까지 일본이랑 싸우나.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도 방관하고 있어야 하나"라고 일본 우익의 주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모습이었다.

주 대표는 지난 1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아베 수상님 사과드린다"고 발언해 파장을일으켰다. 과거에도 주 대표는 "내 딸이 위안부더라도 일본을 용서할 것"이라고 말해 여론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엄마부대가 기자회견하고 있는 옆에서 경기도의회 관계자들은 일본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기도 했다. /이새롬 기자
엄마부대가 기자회견하고 있는 옆에서 경기도의회 관계자들은 일본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기도 했다. /이새롬 기자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주 대표는 "제 자식이 만약 그렇게 됐다(위안부)고 하면 참으로 침통하고 자식이 죽으려고 할 것 같다. 그런데 자식을 죽이는 게 좋나, 살리는 게 좋나"라며 "그러면 강제징용, 위안부에 팔려 가면 그 딸이 하루빨리 회복하게 만들어 건전한 사회인으로 만드는 게 부모의 책임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거(강제징용 문제) 가지고 계속해서 한일관계가 악화되는데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유난히 일본만 가지고 이야기한다. 북한이 핵미사일 쏘고 중국이 우리 기술을 도용한 것들은 왜 비판하지 않나"며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하야해야 한다"고 했다.

주 대표는 현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기도 했다. 한 기자가 위안부 발언과 관련해 '딸을 회복시키는 것과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고 용서하는 것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하느냐"며 오히려 질타했다.

이어 "우리 인간은 항상 긍정적인 생각이 가장 건강한 거다. 건전한 생각을 가진 제가 여러분이 질문하는데 그렇게 대답을 해야 하나. 질문이 잘못됐다. 정확하게 말하겠다. 저는 (일본을) 용서한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주 대표는 내 딸이 위안부였어도 일본을 용서한다는 발언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이새롬 기자
주 대표는 "내 딸이 위안부였어도 일본을 용서한다"는 발언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이새롬 기자

주 대표는 계속해서 "우리 아버지도 강제징용을 다녀왔다"며 "부강한 나라가 돼야 한다. 주사파들 주장대로 민족주의를 외치면 부강한 나라가 되겠나. 우리가 여기 나와서 이렇게(기자회견) 하는 건 우리 미래를 걱정해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일본은 이미 우리에게 사과를 여러 번 했다. 아베 수상은 저번에도 정신대(일본군 강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사과를 많이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서도 "아주 잘못됐다"며 "개인 청구권을 인정했다면 그것은 국가가 배상해야 할 일이다. 문 정권이 배상해야 한다. 한일 협상은 이미 끝난 사실"이라고 외쳤다.

엄마부대는 "문 정권이 일본에 한 번은 사과해야 한다"면서 "직접 사과하기 어려우면 특사라도 보내서 '국가 간의 신뢰를 깨뜨렸으니 회복하자'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견에 나선 엄마부대를 향해 한 청년이 일장기든 토착왜구 태극기모독단! 척결이라는 피켓을 들고 친일파 주옥순을 일본으로!라고 외치기도 해 소동이 벌어졌다. /이새롬 기자
회견에 나선 엄마부대를 향해 한 청년이 '일장기든 토착왜구 태극기모독단! 척결'이라는 피켓을 들고 "친일파 주옥순을 일본으로!"라고 외치기도 해 소동이 벌어졌다. /이새롬 기자

기자회견이 끝나고 나서 자리를 떠나는 엄마부대는 또다시 진보 단체들과 언성을 높이며 충돌했다. 한 청년은 이들을 향해 "친일파 주옥순을 일본으로! 친일파 매국노!"라고 외치다가 경찰들의 제지를 받았다. 충돌이 심각해질 기미가 보이자 경찰 측은 주 대표를 비롯한 엄마부대 일부 회원들을 경찰차에 급히 태워 떠났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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