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가 절정에 달한 당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손학규 지도부 공개 검증에 나선 가운데 문병호 최고위원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
당권파 "혁신위 검증식에 일체의 참여도, 지원도 말라" 반격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 계파 갈등이 절정에 달하는 가운데 혁신위원회는 오신환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지도부 공개 검증에 나섰다. 혁신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손학규 대표와 당권파는 당 사무처를 통한 지원 차단 등 반격에 나섰지만 문병호 최고위원 등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창당 주역-전현직 지도부 전체 공개 검증'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한 혁신위는 지도부 공개 검증과 별도로 진행되는 손 대표의 '손학규 선언'도 지도부 신임 여론조사 범위에 포함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기인 혁신위 대변인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 선언과 공개 검증한 내용 등을 모두 여론조사에 맡길 것"이라며 "일정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손 대표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제3지대론'도 당원과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만약 평화당 퇴진파와의 합당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 비전 또한 공개적으로 말하고 당원과 국민들의 생각을 물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바른미래당은 당권파와 비당권파 갈등에 손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가 전면으로 나서면서 이목이 더욱 쏠리고 있다. 이에 더해 7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유 전 대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통합설'을 꺼내자 손 대표 측은 "(사전에) 이야기가 안 됐을 리 없다"며 비당권파에 불신을 드러냈다. 이에 유 전 대표는 "나 원내대표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다양한 추측과 전망이 난무하는 가운데 당초 양측의 화해와 자강을 위해 설립된 혁신위는 남은 위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 검증식을 진행하고, 그 내용을 SNS로 공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오 원내대표를 비롯해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이 참여했다.
손학규 대표 등 당권파를 제외한 최고위원들을 대상으로 '지도부 공개 검증'에 나서고 있는 혁신위원들은 손 대표의 참여를 촉구했다. /이새롬 기자 |
혁신위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은 최고위원들께선 요청에 응하셔서 당당하게 당원분들 앞에서 본인의 비전 검증을 받으시길 촉구한다"며 "최고위원 검증 결과 '우리 당이 해체 수준의 혁신을 통한 자강으로 대안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동일하게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와 임재훈 사무총장은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혁신위 검증식에 일체의 참여도 지원도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공안정국이 따로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문 최고위원이 제안한 '창당 주역-전현직 지도부 전체 공개 검증'과 관련해 "제안을 수용할 것이며 빠른 시간 안에 해당 최고위원부터 공개 검증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손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던 문 최고위원이 공개 검증식에 참여해 창당 주역-전현직 지도부 전체 공개 검증에 힘을 싣는다면 손 대표도 적지 않은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과 민주평화당, 양측의 원심력에 반대하면서 내부 정비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일부 사실들에 대한 소모적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어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혁신위원을 사퇴한 김소연 대전시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7월 3일과 5일은 여러가지 안건 제시 브레인스토밍 단계에서 지도부 체제 검증 등 8가지 안건으로 좁혀가던 중이었다. 8일에는 8가지 안건 중에 순서를 정하는 과정을 토론한 결과 이기인 위원이 제시한 지도 체제 검증과 조용술 위원이 제시한 당의 정체성 확립에 대한 정식 안건을 가장 먼저 토의해보기로 정했고, 이 두 분 위원과 수정안을 제시하는 김지나 위원이 자신들의 안건을 정식으로 정리해서 가지고 오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7월 5일 이미 손학규 퇴진이 안건으로 채택되었다는 말씀이나 지도부 체제 교체나 검증이 이미 처음 안건으로 채택되었다는 말씀은 모두 사실관계가 명백히 틀린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 전 대표는 '주대환 위원장에게 손 대표 퇴진을 최우선 안건으로 해달라고 종용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지도부 교체는 7월 7일 주 위원장을 만나기 전인 7월 3일과 5일 혁신위 회의에서 지도 체제 개편을 이미 안건으로 결정한 상태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당권파 측의 "유승민 전 대표가 주대환 위원장을 만나 외압을 행사했다"는 주장에 유 전 대표는 반박 입장을 낸 바 있다. 여기에 회의에 직접 참여했던 혁신위원들이 진실공방에 나서면서 '녹취록을 공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
비공개로 진행된 혁신위 내용과 안건 상정 진행 절차와 관련해 진실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김 대전시의원의 회견 내용을 접한 혁신위는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이들은 통화에서 "7월 3일 '제21대 총선 승리를 위한 지도 체제 개편안'을 우선 논의하기로 결정하고, 5일 이어진 3차 혁신위에서 다수의 동의(5명)로 해당 안건을 '최우선 의제'로 상정했다"며 "차기 회의인 8일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었다"고 김 시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한 "'제21대 총선 승리를 위한 지도 체제 개편안'을 안건으로 채택하는 데 동의한 위원은 혁신위원을 사퇴한 김소연・김지환 위원 포함 총 4명이었다"면서 "혁신위 회의록과 녹음파일, 녹취록 등이 모두 존재한다. 최고위에서 공식적으로 간사 대행 체제를 인정해준다면 즉시 의결해 당 누리집에 녹음파일 등을 편집 없이 공개할 것이다. 더 이상 잘못된 해석으로 사실을 호도하는 것을 삼가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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