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野 "북한 변호한다" 지적 vs 정경두 "취소하시라" 발끈
입력: 2019.08.05 14:36 / 수정: 2019.08.05 14:37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5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5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여야 '지소미아' 놓고 공방… 정경두 "신중히 검토"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5일 자유한국당 박맹우 의원의 "사사건건 북한을 변호한다"는 지적에 "취소하시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박 의원은 "주적에 대한 답변, 목선에 대한 거짓말 등을 보면 사사건건 북한을 변호하고 변명하는데, 한국 안보를 책임지는 장관이 맞냐는 생각이 든다"고 따졌다.

박 의원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 장관은 "제가 적 개념에 대해서도 저의 생각을 정확히 말했다"며 "제가 북한을 대변하고 있단 말은 취소해달라"고 반발했다. 정 장관은 흥분한 목소리로 "제가 언제 북한을 대변했나. 제가 언제 북한을 위하는 얘길 했냐"고 강력 항의했다. 이에 박 의원이 "그렇게(북한을 변호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하자, 정 장관은 "그렇게 느꼈다면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재차 불만을 표했다.

국방위 전체회의에 앞서 눈을 감고 있는 정 장관. /남윤호 기자
국방위 전체회의에 앞서 눈을 감고 있는 정 장관. /남윤호 기자

박 의원도 앞서 정 장관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9.19 군사 합의를 위반한 것이냐'는 질의에 "취지에 맞지 않다"는 식으로 즉답을 피한 것을 언급하며 "이런 것도 그렇다. 말장난하지 말라. 위반이라는 말을 정확히 못하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정 장관을 두둔했다. 민주당 국방위 간사인 민홍철 의원은 박 의원을 향해 "우리 안보에 대한 모욕이다.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반드시 철회하든지 사과를 해주길 바란다"며 "국방위에서 이런 말이 나온 것은 제가 알기로 처음이다. 장관 개인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모든 군인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백승주 한국당 의원이 "바른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당위적 차원의 주민을 군 전체의 명예와 연계시키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고 민 의원의 항의에 반박하고 나섰다. 분위기가 격화되자 안규백 국방위원장이 "자제해 달라. 65만명 전 장병이 이 장면을 보고 있다"며 "군의 사기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발언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진화했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소미아 파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윤호 기자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소미아 파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윤호 기자

이날 국방위에선 여야가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GSOMIA) 연장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여권에선 파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야당은 신중해야 한다고 파기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지소미아는 우리가 요청한 게 아니고 일본이 요청했던 것"이라며 "용어부터가 파기가 아니다. 90일 전에 어느 일방이 외교적 방식으로 (연장 여부를) 통지를 하면 된다. 그게 파기냐"고 말했다.

같은 당 민홍철 의원도 "이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우리의 국방력 향상 또는 무기체계 개발에 필요한 전략물자 자체도 통제하겠다는 의미"라며 "그렇다면 이 조약에서 목적으로 하고 있는 취지에 일본이 먼저 도발을 하고 깬 것"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그렇다면 이 조약에서 목적으로 하고 있는 취지에 일본이 먼저 도발을 하고 깬 것"이라며 "폐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지소미아의 체결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보름 전 정권이 거의 마비된 상태에서 서명한 것"이라며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 메고 죽어가는 정권이 도장 찍고 다시 중환자실에 들어간 것으로, 대한민국 안보에 큰 기여도 못하면서 온갖 정치적 논란의 한가운데서 국민을 피로하게 한 대표적인 적폐"라고 주장했다.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지소미아를 파기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남윤호 기자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지소미아를 파기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남윤호 기자

이주영 한국당 의원은 지소미아과 한일 양국만의 문제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이 의원은 "체결 당시 당시 미국의 개입은 전혀 없었냐"고 물었고, 정 장관은 "당연히 우리 동맹국인 미국은 한미일 안보동맹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일본은 우리에 비해 정보 탐지 능력이 우세한 부분이 있다"며 "정보 수집 위성 5기, 이지스함 6척, 탐지 거리 1천㎞ 이상 지상레이더 4개, 조기 경보기 17대 등을 통해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탄도 미사일의 거리를 늘려가고 하는 움직임을 서로 정보 공유하자고 시작된 것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청원 무소속 의원도 "지소미아를 파기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은 "지금은 결정된 바가 아무것도 없다"고 했으나, "원래는 연장하려 했었으나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파기 가능성도 열어놨다. 정 장관은 "지소미아는 일단 연장하는 것으로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었는데 최근 일본에서 우리와 신뢰가 결여된 (조치를 했고) 수출 규제,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안보 문제로 연계돼 있다"며 "이런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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