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이해찬 '사케 오찬' 논란… 정치권 파장 확산
입력: 2019.08.05 05:00 / 수정: 2019.08.05 06:44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이 우리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결정한 2일 일식집에서 오찬을 한 사실이 <더팩트> 보도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여의도=박재우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이 우리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결정한 2일 일식집에서 오찬을 한 사실이 <더팩트> 보도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여의도=박재우 기자

與 "사케 아니고 국내산 청주"… 野 "엄중한 시기 낮술 자체가 문제"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백색국가) 제외 결정 직후 일식집에서 사케(청주)를 곁들여 오찬을 한 사실이 <더팩트> 보도로 알려지며 정치권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야권의 비판을 반박하며 "국내산 청주"라는 점을 강조했다.

단독 보도가 나가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이 대표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야권은 이 대표의 일식집 오찬과 관련해 "이율배반적"이라고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3일 "청와대와 민주당은 연일 반일, 항일을 외치며 국민에게는 고통조차 감내하라고 말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어떻게 이렇게 이율배반적일 수 있단 말이냐"며 "국민은 이 대표의 황당한 코미디를 보고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망설여진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이율배반의 극치를 보여주는 집권당의 실체가 아닐 수 없다"며 "일본의 악재를 총선의 호재로 생각하는 민주당. 백색국가 제외 직후 사케 마시는 민주당 대표"라고 꼬집었다.

이해찬 대표의 주문 내역. 이 대표 이름 밑으로 모밀, 사케, 장어를 시켰다고 적혀 있다. /박재우 기자
이해찬 대표의 주문 내역. 이 대표 이름 밑으로 '모밀', '사케', '장어'를 시켰다고 적혀 있다. /박재우 기자

민주당은 보도 내용과 야당의 비판에 반발하고 나섰다. 서재헌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기자가 확인하지 않았고, 두 대변인이 목소리를 높인 그 '사케'는 국내산 청주"라고 주장했다. 서 상근부대변인은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국내 기업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일본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그 어려움이 더하다"며 "사전에 예약된 식당에 약속대로 방문해 국내산 청주를 주문한 것을 비난하는 두 대변인의 논리는 일본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우리국민은 다 망하라는 주문밖에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나서서 SNS를 통해 "보수야당, 한일 경제전쟁과 관련해 한국 정부 비판과 여당 공격에 더 주력하려다 보니, 점점 더 황당한 언동을 보인다"면서 "한일 경제전쟁 중이지만, 우리는 한국에 있는 일식집 에 갈 수 있다. 한국과 바른미래당이 원하는 것은 전국의 일식집이 다 망하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야권은 이해찬 대표의 일식집 사케(청주) 오찬과 관련해 온 국민이 TV 앞에서 백색국가 배제 결정을 지켜본 날, 집권여당의 대표가 대낮에 술 먹는 게 정상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새롬 기자
야권은 이해찬 대표의 일식집 사케(청주) 오찬과 관련해 "온 국민이 TV 앞에서 백색국가 배제 결정을 지켜본 날, 집권여당의 대표가 대낮에 술 먹는 게 정상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새롬 기자

그러자 야당은 '논지를 흐리지 말라'고 재반박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4일 "'견강부회식 해석'과 '편협한 이중성'이 그저 경이로울 뿐"이라며 "일본의 경제 전쟁 직후 일식집에 가서 '낮술'하는 이해찬, 사케가 아니고 '청주'라고 우기는 민주당, 한국에 있는 일식집이라 '괜찮다'며 편들어주는 조국까지. 눈뜨고 못 볼 촌극에 현기증이 난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발뺌과 변명으로 본질을 호도하지 말라. 온 국민이 TV 앞에서 백색국가 배제 결정을 지켜본 날, 집권여당의 대표가 대낮에 술 먹는 게 정상은 아닐 것"이라며 "지독한 위선, 끝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승한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이 대표의 논란이) 사케와 국산 청주 사이에서 진실게임을 하고 있다. 그러나 번지수가 틀렸다"며 "국민이 지적한 것은 일본 술을 찾는 집권당 대표이지 일본음식점이 아니"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게다가 사케를 마셨든 국산 청주를 마셨든 본질이 아니"라며 "국가와 국민은 분노와 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일 시간에 식사에 술까지 마실 때인가. 집권당 대표가 이 시기에 대낮부터 술타령이라면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 대표 음주 논란이 정치권 파장이 거세지자 "지금 정치권이 '음주 예결위원장', '사케 대표'로 으르렁거릴 때입니까?"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경제보복, 북한의 미사일 발사, 미국의 한 발 빼기, 민생경제, 특히, 우리는 뭘해도 부모들보다 못산다는 절망의 청년들이 우릴 향해서 돌진하고 있다"라며 "청주(정종)가 사케이다. 국민은 죽고 사는 문제로 불안하다. 대통령과 정부도 편 가르기 하지 마시고, 정치권도 편 갈라 싸우지 말고 모든정쟁을 뒤로하고 뭉쳐 싸울 건 싸우고 외교적 노력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정치권을 강타한 이번 논란과 관련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굳이 따지자면 문제는 사케도, 국산 청주도 아니고 낮술 자체가 문제"라며 "집권여당의 대표, 국무총리까지 지낸 이 대표는 이처럼 엄중한, 특히 당일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까지 주재할 예정이었던 시기에 낮술은 피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황 평론가는 또 "조 전 수석이 '일식집 다 망하란 말이냐'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근데 이 논리로 봤을 때 결국, 지금 하고 있는 여러 불매 운동으로 인해 피해 보는 것은 우리라는 것"이라며 지나친 반일 감정 자극에 대한 모순을 지적했다.

앞선 3일 <더팩트>는 '모밀', '사케' 등이 적힌 주문 내역서와 함께 이 대표가 일본 각의 결정 직후 여의도 모 일식집에서 오찬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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