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외신, 韓과 다른 해결책 제시… "한-일 갈등 美 중재해야"
입력: 2019.08.02 00:05 / 수정: 2019.08.02 00:05
미국 외신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갈등을 중재해야 한다고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2017년 당시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 함께 한-미-일 정상 업무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외신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갈등을 중재해야 한다고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2017년 당시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 함께 한-미-일 정상 업무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일 안보 동맹 악화, 북·중 위협 직면할 것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1일 태국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일 외교부 장관 회담이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하고 끝난 가운데 2일 미국의 관여로 일본의 '경제보복'이 중단될지 이목이 쏠린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rist) 기조를 표방하며 역대 여느 정부보다 한일갈등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 등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일갈등과 관련해 중재를 요청하면서 미국이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해 반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외신들은 칼럼 및 기사를 통해 한일 무역갈등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지만, 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해결방안에서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외신들은 우리 정부가 거부했던 제3국 중재위 설치와 함께 일본이 주장하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의 준수를 주장했다.

미국 전문 외교 매체 포린 어페어(Foreign Affairs)는 지난달 31일 미국이 한일 무역갈등 이슈와 관련해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실수'라고 꼬집었다. 그 이유로 한일갈등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과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정책'에도 피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포린 어페어는 "한일 간 무역갈등은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한국의 전자 제조업은 글로벌 공급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경제갈등이 외교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미국은 일본의 경제보복과 한국의 불매운동에 대해 비판하고 두 나라를 협상테이블로 끌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 외신이 제시하는 방식이 우리 정부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지난 2017년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뉴시스
다만, 미국 외신이 제시하는 방식이 우리 정부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지난 2017년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뉴시스

아울러 포린 어페어는 "한·미·일 동맹은 성공적인 북미 간 협상에 있어서 특히 대북 경제제재와 관련해 함께 협동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의 단일화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에 대해서도 폐기가 된다면 굉장히 미국에 불행한 일이 될 거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관여하지 않으면 중국이 이 기회를 틈타 북한과 함께 미국의 파트너국들을 갈라놓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포린 어페어는 한일갈등의 해결책으로 미국이 △한국을 제3국 중재위 설치 협상에 나오게 만들고 △일본에 경제보복을 중단하게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같은 날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에 기고한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50년간 지속된 한·미·일 동맹 안보가 해체로 이어지게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러시아와 중국이 연합훈련을 통해 독도 영공과 카디즈(한국방공식별구역)를 침범했지만, 한일은 가까워지기는커녕 '독도'와 관련된 영토 갈등으로 이어졌다면서 미국의 안보 동맹구조가 도전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또한, 한·미·일 안보 동맹의 악화가 북한과 중국의 위협으로 직면할 것으로 예견하면서 트럼프 정부가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국내정치 논리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일본의 경제보복 중지 성명 △한국의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준수와 한국에 주둔하는 일본 기업의 자산동결 중지 △한·미·일 3자 정상회담과 안보 동맹에 관한 성명발표 등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31일(현지시간) 포린 폴리시, 포린 어페어, 포브스 등 외신은 한일갈등에 대해 보도하며 미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양자회담 시작을 기다리는 모습. /뉴시스
31일(현지시간) 포린 폴리시, 포린 어페어, 포브스 등 외신은 한일갈등에 대해 보도하며 미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양자회담 시작을 기다리는 모습. /뉴시스

마이클 오슬린 미국 후버 연구소 연구위원도 마찬가지로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칼럼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한국 영공과 카디즈 침범을 언급하며 한국과 일본이 사실상 '신(新)냉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홍콩의 민주화운동, 중국의 경제성장률 저하 등도 꼬집으며 '아시아의 세기'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오슬린 연구위원은 한일갈등을 예로 들며 아시아에서 '민주주의'가 위험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했다. 특히, 한일 갈등의 원인으로 한국이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을 법원으로 끌어들였고, 이에 일본이 경제적으로 보복했다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한국과 일본이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안보 문제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과 일본을 가깝게 하는 데 실패했다"며 "아시아의 미래를 위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이 아시아의 미래를 더 안정적인 상황으로 이끌 수 있다면서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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