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국민의당 때가 좋았어'… 바른미래·평화 호남계 "괜히 헤어졌다"
입력: 2019.07.31 00:05 / 수정: 2019.07.31 00:05
30일 민주평화당 의원 10명이 결성한 대안정치연대는 한국 정치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를 열고 제3지대 신당 창당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이 참석해 저희 당에서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말해 호남계 신당 창당설에 이목이 쏠렸다. /유성엽 의원실 제공
30일 민주평화당 의원 10명이 결성한 '대안정치연대'는 '한국 정치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를 열고 제3지대 신당 창당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이 참석해 "저희 당에서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말해 호남계 신당 창당설에 이목이 쏠렸다. /유성엽 의원실 제공

'대안정치' 출범 토론회 바른미래 박주선 축사에 '눈길'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우리 박주선 선배께서 '괜히 헤어져서 그렇다'고 말했지만, 국민의당에서의 잘못된 미련, 또 바른정당과의 잘못된 만남으로 제3세력이 사분오열·지리멸렬해서 표류하는 민심이 눈을 둘 데가 없는 (상황이다)."

유성엽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이하 대안정치) 대표는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의 말을 빌어 제3지대 신당 창당의 당위성을 이같이 밝혔다. 30일 제3지대 신당 창당을 목표로 민주평화당 의원 10명이 결성한 대안정치의 출범기념 '한국 정치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서다. 유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집권여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면서 한국 정치의 제3지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최근 정동영 평화당 대표와 대립각을 보이면서 대안정치를 설립한 평화당 의원들(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정인화·천정배·최경환·장정숙)은 신당 창당을 도모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과 접촉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 의원이 이같이 발한 것도 이를 증명한다.

제3지대를 주장하는 이들 대부분의 면면을 보면 국민의당 출신이다.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제3당이면서 특별히 주목받지 못하는 바른미래당이 아닌 지난 20대 총선 당시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으로 돌아가고자하는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라고 볼 수 있다.

30일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유성엽 대안정치 대표는 당 지도부와 따로 행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이날 대안정치 출범기념 토론회에서 한국 정치의 새로운 세력이 필요하다며 제3지대론을 주장했다. /유성엽 의원실 제공
30일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유성엽 대안정치 대표는 당 지도부와 따로 행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이날 대안정치 출범기념 토론회에서 한국 정치의 새로운 세력이 필요하다며 '제3지대론'을 주장했다. /유성엽 의원실 제공

주승용(바른미래당) 국회 부의장이 축사를 보내고 박 의원이 직접 축하 인사를 전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될 수 있다. 두 의원은 전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대표적인 호남계 의원이면서 국민의당 출신이다. 평소 제3지대를 주장해온 박 의원은 축사에서 "전 당원이 함께하는 빅텐트론의 분위기와 여건을 형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포문으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상황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국민은 여당과 제1야당을 대체하는 정당을 찾고 싶어도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며 "바른미래당은 허울 좋은 교섭단체일 뿐이고 민주평화당도 역할하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지금 국민으로부터 저희 당이나 이 당이나 외면 받은지 오래"라고 토로했다.

이어 "말은 좋다. 바른미래, 바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미래가 없다고 평가한다. 민주평화당? 민주사회는 있겠지만, 평화가 없는 지 오래 됐다고 들었다"며 "저는 우리 당에서 3지대 빅텐트를 쳐서 중도실용민생 가치로 다시 한 번 국민에게 흔들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3지대 정치세력 모아서 나가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소속정당인 바른미래당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특히 지난 날 국민의당 분당과 합당 사태를 일부 언급하며 '앙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헤어질 때 앙금이 남아 있어서 어떻게 다시 들어가겠나 (하겠지만) 피차 마찬가지다. 국민을 위한 정치 아닌가. 국민을 위해 마지못해 3지대 정당이 필요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봐서 과거 앙금을 극복하는 자세로 가자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괜히 헤어졌다"는 발언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그동안 대안정치와 결을 달리 하면서 "우리 당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주장을 펼쳐온 박 의원이 이날 대안정치와도 함께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대안정치연대 구성만 가지고 3지대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은 국민에게 평가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바른미래당도 그렇다. 누구는 참여하고 머무르고, 어느 당으로 가는 이런 형태를 불식하면서 3지대 중도실용민생 정당의 정치세력이 모두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민을 위해 마지 못해 3지대 정당이 필요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봐서 과거 앙금을 극복하는 자세로 가자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팩트 DB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민을 위해 마지 못해 3지대 정당이 필요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봐서 과거 앙금을 극복하는 자세로 가자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팩트 DB

이용주 평화당 의원은 '제3지대 논의'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도로 국민의당 성격이 있단 걸 부인할 수 없다"며 '회귀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지지를 얻은 건 그 자체로 갖고 있던 제3정당의 성격을 국민이 만들어준 것"이라며 "비판을 받을 순 있겠으나 도로 국민의당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성격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면 도로 국민의당으로 시작해도 무방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기 의원들 보면 호남 쪽 의원들이 많이 있다. 많은 사람이 '지역정당 아니냐'며 비판한다. (하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한 정당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수도권 정당이 반대 개념이라면 지역기반 정당도 의미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창렬 교수는 '호남 정당의 틀'에서 빠져나오라고 제언했다. 최 교수는 "제3당은 호남 출신 의원들로 당장은 구성될 거다. 그러나 이에 대해 스스로를 가두면 안 된다. 호남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유권자를 대표하는 정당으로 인식돼야 한다"라며 "지금 당장 바른미래당이 내부 갈등하고 있기 때문에 또 하나의 이합집산이 있을 거라고 보는 정당이 많으나 그건 평화당 내부의 대안정치연대와 바른미래당 분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안정치와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 등 기존 국민의당 세력들이 연이어 '제3지대' 논의를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지역 정당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이미 지난 총선에서 38석을 차지했던 '국민의당 바람'을 경험한 이들을 중심으로 움직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지난 19대 대선 이후 흩어지는 과정을 경험한 바 있어, 다시 모이는 선거용 창당에 주목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최경환 의원이 좌장을 맡고 최창렬 용인대 교수가 발제로 나섰다. 토론엔 이용주 평화당 의원,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젠더정치연구소 이진옥 대표 등이 참여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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