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47년 만에 저도 개방…"대선 공약 지킬 수 있어 기뻐"
입력: 2019.07.30 17:51 / 수정: 2019.07.30 19:16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에 있는 대통령 별장지 저도를 국민탐방단과 함께 방문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에 있는 대통령 별장지 '저도'를 국민탐방단과 함께 방문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또다시 이순신 장군 언급…"저도, 첫 승리 거둔 옥포해전 있었던 곳"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그동안 역대 대통령 휴가지로 이용돼 온 저도(猪島)를 민간에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지방자치단체 발전 유공자 등 국민 100여 명과 경남 거제시 저도를 탐방하는 자리에서 "저도를 국민들께 완전히 개방하기로 하고, 우선 군사시설에 대한 보호 장치, 유람선이 접안할 수 있는 선착장 등 시설이 갖춰질 때까지는 시범 개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준비가 갖춰지면 완전히 전면적·본격적으로 그렇게 개방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저도 개방은 1년간 시범 개방한다. 개방 가능 지역은 산책로와 전망대, 해수욕장과 9홀 규모의 골프장이다. 이 지역은 9월 16일 시범 개방하기 전 지자체와 최종 협의를 거쳐 개방 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보안을 필요로 하는 청해대(대통령 별장 건물) 포함 일부 시설은 공개되지 않는다.

저도는 진해와 부산을 보호하는 전략적 위치로 인해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부터 군기지로 활용됐고, 지금까지 해군에서 관리하는 곳이다. 1972년에는 대통령 별장(청해대)으로 공식 지정돼 일반인은 거주 또는 방문이 자유롭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저도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라고 지난번 대선 때 했던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7년 대선 당시 지역 어민의 생업권과 생활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저도를 국민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저도는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큰 곳"이라면서 "저도 일대 바다는 옛날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께서 첫 번째 승리를 거둔 옥포해전이 있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다시 이순신 장군을 언급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일본이 이달 초 경제 보복을 단행하자,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에 전라남도청을 방문해 "전남의 주민들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30일 경상남도 거제시 저도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과 함께 산책로를 걷고 있다. /청와대 제공
30일 경상남도 거제시 저도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과 함께 산책로를 걷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어 "저도에는 일본강점기 때에는 일본군의 군사시설 있었고, 6·25 전쟁 기간에는 유엔 군사시설이 있었다. 휴전 후 한국 해군이 인수한 후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별장지로 사용됐고, 박정희 전 대통령 때는 정식으로 '청해대'라는 이름 붙여 공식으로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저도 여름휴가를 여기서 보낸 적이 있다"면서 "휴가를 보내면서 보니까 정말 아름다운 그런 곳이고, 또 특별한 곳이어서 이런 곳을 대통령 혼자서 즐길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국민들이 함께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대통령 별장이란 곳이 어떤 곳인지, 또 대통령들이 휴가를 보낸 곳이 어떤 곳인지 아주 궁금해하시는 국민들이 많으실 것"이라면서 "거제시와 경남도가 잘 활용해서 이곳을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특히 남해안 해안관광의 하나의 중심지로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난 뒤 20명씩 구성된 5개 조가 차례로 산책로를 탐방했다. 산책 총 도보거리는 1.3km다. 문 대통령은 20명으로 꾸려진 1조에서 주변 경관에 대해 인솔자인 추갑철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의 설명을 들으며 걸었다.

문 대통령은 산책 도중 포토존에서 5조까지 일일이 함께 기념사진 찍었다. 산책로 탐방을 마친 문 대통령은 저도 전 거주민 윤연순 여사와 장녀, 손주와 함께 후박나무로 기념 식수를 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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