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한일갈등'·'WTO 개도국 혜택 제외'…韓에 거리두는 美 속내는?
입력: 2019.07.30 05:00 / 수정: 2019.07.30 05:00
한미관계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미국우선주의가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본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확대 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한미관계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미국우선주의가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본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확대 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미국우선주의' 결과? 전문가들 "분리해서 봐야"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우리 정부와 미국의 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한미관계가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은 한일 갈등과 관련한 중재자 역할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를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대우에서 제외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일각에선 그 배경으로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는 트럼프 정부의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꼽고 있다. 세계 경찰을 자처했던 미국이 이 역할에서 손을 떼려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동맹국에 대한 관여 또한 최소화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굳건한 한미공맹이 흔들린다는 징후로는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은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한일 무역 갈등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개입 요청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양 정상이 모두 원한다'면 개입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무역대표부(USTR)에 WTO 소속 국가 중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이 개도국 혜택을 받지 못하게 바꿔야 한다고 지시했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지만 한국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취임식에서 연설하는 모습.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취임식에서 연설하는 모습. /AP·뉴시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에 합의했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올해 8.2% 인상한 1조389억원에 합의 한 바 있다.

이처럼 트럼프 정부는 무역협정, 주한미군 방위비 등과 관련해 미국에 유리한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 기자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묻자 "그것은 단거리 미사일"이라며 "염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에 대한 경고가 아니어서 염려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북한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5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김정은 동지께서 군사연습을 강행하려 열을 올리는 남조선군부호전 세력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직접 지도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사실상 미국이 아닌 남한을 겨냥한 것임을 표현한 셈이다.

한미관계가 여러 이슈에서 삐걱거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사안들을 별개로 보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미동맹 악화라는 주장에는 설득력이 적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다가오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미국이 한·미·일 외무부 회담을 통해 한일 갈등을 중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한미동맹 악화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적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본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전문가들은 한미동맹 악화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적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본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재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 대학원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한미동맹 약화까지는 아니다"며 "우선순위가 북한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반응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동력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발언을 했을 거라 본다"며 "이 반응이 한국정부가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미동맹 약화라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한일관계를 중재 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으로서는 한미동맹이 미일동맹으로 연계되기 때문에 한일관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준형 한동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도 통화에서 "WTO 개도국 지위와 한일관계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며 "우리에게 압력을 주려는 것이 아니고 트럼프 대통령 자체가 자유무역에 반하는 주장을 하고 있어 (한국과) 상관없이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일 중재문제는 미국 입장에서는 어느 편을 들기 쉽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전략가들 사이에서 생각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백색국가에서 우리를 제외하고, 본격적인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탈퇴 움직임이 있으면 미국도 움직이게 될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미국은 한일뿐 아니라 동맹국 간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전통"이라며 "미국은 현재 중국, 캐나다 등 양자관계에서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에게 분쟁을 일으키지 말라고 할 입장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관련한 미국의 태도에 대해선 "북한이 협상을 깨는 것이 아닌 압박카드로 발사한 것을 미국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태도"라고 평가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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