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공천룰'에 들썩이는 한국당…"변화 모습 보여야"
입력: 2019.07.26 05:00 / 수정: 2019.07.26 05:00
자유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의 공천안이 일부 공개되면서 중진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지도부는 공천룰 논의를 지연시켰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 /국회=남윤호 기자
자유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의 공천안이 일부 공개되면서 중진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지도부는 공천룰 논의를 지연시켰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 /국회=남윤호 기자

중진의원 두려움·불안감 포착?…"본선 경쟁력 간과하면 안 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최근 자유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의 새 공천안 내용이 일부 공개되면서 당 중진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오해를 풀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미지 쇄신을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일부 언론에 공개된 한국당 공천룰은 정치 신인에겐 50% 가산점을 주고 현역 의원들 중 탈당, 공천 불복 등의 전력이 있을 경우 감점을 가한다는 내용이어서 '현역들에게 불리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또한 혁신특위가 제안한 현역의원 물갈이 폭이 클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천을 받지 못한 의원은 우리공화당으로가는 것 아니냐'는 보수분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당 지도부는 논의 일정을 뒤로 미루는 등 난색을 표하면서도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선 동의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안이 올라오지 않았다"며 "혁신특위는 국민들에게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고민들이 있는 것 아니겠나. 무조건 묵살하거나 좋다, 나쁘다라고 하기보단 논의될 부분이 많아 보인다"고 '신중론'을 폈다.

또 일부 중진의원들의 공천에서 불리하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본선 경쟁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특위를 만든 이유는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한 것이다. 형식만 갖춘다고 해서 선거에 이기는 건 아니다. 이기기 위해서 유권자 마음을 누가 더 갖고 있는지 등의 본선 경쟁력도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새 공천안이 현역 의원에게 불리하단 지적에 대해 본선 경쟁력도 중요하다며 이기기 위해서 유권자 마음을 누가 더 갖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남윤호 기자
조경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새 공천안이 현역 의원에게 불리하단 지적에 대해 "본선 경쟁력도 중요하다"며 "이기기 위해서 유권자 마음을 누가 더 갖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남윤호 기자

앞서 신상진 혁신특위원장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현역 의원들이 어떤 경선을 하더라도 웬만큼 의정활동과 지역활동을 해서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의원이라면 정치 신인을 그렇게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정도 활동을 하신 분이면 충분히 이런 룰을 다 극복하고 다시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천룰과 관련해 "지지율도 답보 상태고 이런 상태로 내년 총선을 과연 자유 우파보수가 승리할 수 있겠는가? 이런 위기 의식과 절박함 속에서 우리가 변해야겠다 (생각한다)"며 인적 쇄신에 초점을 맞춘 배경을 소개했다.

조 최고위원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그는 "지금은 우리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분명하다"며 "새롭게 변화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혁신특위 내용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고, 조금 더 살을 붙여서 어떻게 하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최고위원은 일각에서 제기된 '보수분열론'과 관련해선 "그런 부분에서도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당장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좋은지도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국당 지도부의 공식 발표에 앞서 공천룰이 공개되는 바람에 본격적인 논의는 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조 최고위원은 "공천에 대해선 섣부르게 발표하거나 논의할 시점은 아니다. 아직 시간이 많다"며 "(공개된 공천룰은) 기초적인 논의의 사안이지 단정지어서 가기에 무리가 있다"고 했다.

신 위원장이 주장한 '인적 쇄신'과 관련해선 "국회의원은 지역 주민이 선택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구체적으로 그 사람에 대한 평판이나 지지율이 다 나오게 되어있다"며 "중진이라고 해서 계속 기득권을 유지하게 한다는 건 맞지 않다. 국민이 볼 때 한국당이 조금 더 믿음이 가고, 변화한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마음이 항상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 TK·PK의원들을 비롯한 야권 일각에선 우리공화당과 연대를 통해 '보수대통합'을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 최고위원은 이를 두고 "아직 논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당내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거기에 매진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한국당의원은 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공화당과 연대 논의를 비판하며 과거와 단절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고 꼬집었다. /남윤호 기자
장제원 한국당의원은 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공화당과 연대 논의를 비판하며 "과거와 단절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고 꼬집었다. /남윤호 기자

일부 쇄신파 의원들은 우리공화당과의 연대 논의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장제원 의원은 지난 24일 SNS에 올린 글에서 "당 핵심부를 모조리 장악하더니 급기야 우리공화당과 '공천 나눠먹기' 논의까지 했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며 "그 용기 없음에 몸서리가 처진다"고 날을 세웠다.

이는 사실상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며 "과거로 회귀해서 상대의 실패만 기다리는 정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나. 중원으로 나가 지지를 확보하고 우측을 설득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따라 당내 친박계 의원들과 신정치혁신특위, 일부 쇄신파 의원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특히 친박계 의원들을 당의 요직으로 임명한 황교안 대표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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