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日 아베, 참의원 선거 승리… '경제보복' 장기화 우려
입력: 2019.07.23 00:00 / 수정: 2019.07.23 00:00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둠에 따라 향후 한일관계가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 선임될 당시 모습. /도쿄=AP.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둠에 따라 향후 한일관계가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 선임될 당시 모습. /도쿄=AP.뉴시스

日 추가 보복 앞두고 전문가들 "美 경제문제 관여 안 할 것"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21일 치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한일관계 셈법이 더욱더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아베 총리가 선거에서 개헌선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4선 연임론도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 직후 개표방송에서 아베 총리는 대한(對韓) 경제보복 문제에 대해 "한국이 청구권 협정 위반 상황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지 않으면 논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입장을 거듭 밝혔다. 선거에 앞서 일각에서 제기된 '아베 총리가 선거를 앞두고 지지자를 결집하기 위해 수출규제 카드를 꺼냈다'는 '선거용'이라는 분석과 대치되는 부분이다. 향후 한일 갈등 국면이 장기전에 진입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아베 총리의 선거 승리와 함께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심사 우대 조건인 '화이트리스트' 배제 의견 수렴 시한이 24일로 만료돼 추가 보복에 대한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아울러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 중공업이 원고 측이 요구한 시한인 15일까지 협의에 응하지 않아 압류 자산 매각을 우리 법원에 신청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악화일로인 한일관계가 장기화 될 거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파커 뉴욕 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전문가들은 악화일로인 한일관계가 장기화 될 거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파커 뉴욕 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한국 역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악화일로의 한일관계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재검토안도 뇌관으로 떠올랐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 따르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에서 "지소미아(GSOMIA)에 대해 지금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문제가 이슈로 등장하자 청와대는 "정 실장의 발언은 기본적으로 유지 입장이며, 다만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할지 검토해볼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의 발언이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동북아 안보 문제에서 민감한 카드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청와대가 지소미아 문제를 꺼내자 그동안 잠잠했던 미국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한일 갈등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나에게 관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둘 다(나는 한국과 일본) 내가 관여하기를 원한다면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일 갈등 문제와 북미 실무협상 재개 등을 논의하기 위해 23~24일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하기로 했다.

미국이 한-일 갈등에 중재자로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에 도착해 미8군 사령부 상황실에 들른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이 한-일 갈등에 중재자로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에 도착해 미8군 사령부 상황실에 들른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들은 향후 한-일 갈등이 장기화 될 것을 전망하면서 '지소미아'까지 이슈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본 전문가인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우리 정부도 물러날 생각이 없는 것 같고, 일본도 지금 상황에서는 아베가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참의원 선거 이후에 (대한 수출규제가) 완화될 거라는 것은 희망적인 관측이었고, 선거 쟁점이 아니었다"며 "개헌은 모르겠지만 이번 선거에서 아베의 자민당이 나름 선전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중재자로서 역할에 대해 "미국의 입장에서 한미일 동맹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소미아'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경제문제에 관련해서 미국이 관여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라종일 전 주일대사도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향후 전망에 대해 "선거결과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참의원 선거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두 나라 관계를 어떻게 잘 관리해 나갈까를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 정부가 미국을 유인하기 위해 지소미아를 꺼냈다는 해석에 대해 "장기적으로 나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안보에 제일 취약한 나라가 협상 레버리지로 제일 안보에 중요한 관건을 두고 싸우겠다는 게 현명한 일이냐"라고 비판했다. 라 전 대사는 "쉽게 해결이 안 될 것"이라며 "빨리 해결되면 그만큼 그 해결이 단기간일 수 있다. 장기간에 걸쳐 양쪽에서 객관적인 국제현실을 숙고한 끝에 좋은 해결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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