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또 다시 '빈손 국회'…'국회 무용론' 커질 듯
입력: 2019.07.20 00:00 / 수정: 2019.07.20 00:00
6월 임시국회가 단 한 건의 법안처리도 하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상반기 내내 이어졌던 놀먹국회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대책 당·청 연석회의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6월 임시국회가 단 한 건의 법안처리도 하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상반기 내내 이어졌던 '놀먹국회'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대책 당·청 연석회의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6월 임시국회 성과 '0'…상반기 이어 하반기도 '놀먹국회'?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또 다시 '빈손'이다. 국회 장기 파행 끝에 어렵게 '6월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회기 마지막 날인 19일까지 단 한 건의 법안처리도 하지 못했다. 지난 4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안),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논의된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 등 시급한 현안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9일 회동을 가졌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추경안 처리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연계한 교섭단체 야 2당의 요구를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삼척항 북한 목선 귀순 사건 국정조사를 받으면 오늘 안에 추경안과 일부 법안 처리를 하겠다. 아니면 다음 주에 투포인트 국회를 열어 하루는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보고하고, 하루는 나머지 법안, 추경안, 해임건의안 표결을 하자"고 제안했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나란히 앉아 있다. /뉴시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나란히 앉아 있다. /뉴시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목선 귀순과 관련한 은폐·조작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국정조사가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며 야당의 요구를 거부했다"며 "국정조사 고집 대신 국회법 절차에 따라 정 장관 해임건의안만이라도 표결에 부칠 수 있도록 하자고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추경안 처리를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해임건의안 표결은 안 된다고 본회의 개최를 끝내 무산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역대에 국방·안보를 가지고 국정조사를 한 사례가 거의 없다. 국방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이렇게 요구한 적도 없다"며 "이 사태의 본질은 정쟁으로, 한 번은 이 악순환을 반복하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결국 6월 임시국회도 상반기 내내 그랬던 것처럼 소모적 정쟁으로 시간만 보냈다. 특히 입법부의 성과라 할 수 있는 법안처리는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일 기준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은 2만868건, 가결된 법안은 5674건으로 가결률이 28.2%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같은 기간 1만5351건의 법안을 발의해 6525건(가결률 42.5%)을 처리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법안 가결 실적이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19일 국회에서 만났지만 본회의 개최를 위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뉴시스
문희상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19일 국회에서 만났지만 본회의 개최를 위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뉴시스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지만 여전히 국회는 '네 탓'이라는 주장만 되풀이하며 비정상적 국회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북한 목선, 해군 2함대사령부 거동수상자 문제는 황당한 사건이지만, 장관 해임까지 갈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 과거 '노크 귀순' 때도 김관진 장관이 물러나지 않았다"며 "야당이 임시국회가 끝나가는 시점에 이 문제를 (추경과 연계한 것은)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최 시사평론가는 "민주당도 옹졸한 면이 있다. 국방부 장관 해임안을 상정조차 못하게 철벽방어, 본회의를 막아 추경안 처리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며 "상반기 내내 '놀먹국회'(놀고 먹는 국회)인데, 국민들은 이런 부분을 다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에 대한 불매운동도 시민들은 조직화됐는데, 국회는 결의안도 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국회를 향한 국민들의 성토가 시작될 것이다. 국회가 국민을 우습게보고, 구태의연한 정치를 하고 있는데 국회 무용론이 커지며 국회의원 물갈이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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