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평화당발 '제3지대' 가능?… 박지원 "현 상황으론 안 돼"
입력: 2019.07.19 05:00 / 수정: 2019.08.01 11:41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주축으로 평화당발 제3지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안정치라는 결사체로 정치세력을 규합하려 했지만, 정동영 당 대표와의 당권 다툼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주축으로 평화당발 '제3지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안정치'라는 결사체로 정치세력을 규합하려 했지만, 정동영 당 대표와의 당권 다툼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지지율 최하 탈출구 모색하지만… "당권싸움에으로 그칠 가능성 높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내년 총선을 염두한 민주평화당 의원 10명이 '대안정치'를 주장하고 '제3지대 논의'를 공론화하면서 정계개편의 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대표로 나선 유성엽 원내대표는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정동영 당 대표를 비롯한 당내 이권다툼으로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16일 평화당 일부 의원들은 심야 의원총회를 열고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라는 결사체를 구성했다. 여기엔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10명이 참여했다.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들을 포함해 총 16명의 의원이 있는 민주평화당에서 10명 의원이 문제의식을 갖고 새로운 정치 세력을 규합한 것이다.

정 대표와 당권파는 이를 두고 "당을 깨려는 행위"라며 즉각 비판에 나섰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와 박지원 의원 등 핵심 인사들은 "다같이 가자는 뜻"이라며 설득에 나섰다. 박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다같이 가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지금 현재 상황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개조해서 새롭게 가야 한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합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제3지대 신당의 태동을 바라는, 관심을 두는 분들이 구체적으로 많이 있다"며 "(바른미래당 의원) 5명 이상이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당내에서의 어떤 입장이나 처신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렇지 제3지대 신당은 시간과 상황의 문제라고 본다"고 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제3지대 논의와 관련해 당 차원에서 함께 가야 한다. 혁신위 활동이 끝나기 전까진 함부로 말하지 않겠다며 평화당발 정계개편에 선을 그었다. /더팩트 DB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제3지대' 논의와 관련해 "당 차원에서 함께 가야 한다. 혁신위 활동이 끝나기 전까진 함부로 말하지 않겠다"며 평화당발 정계개편에 선을 그었다. /더팩트 DB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의 동참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박주선 의원은 "그 사람들은 평화당 내에서 만들어진 단체"라며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제가 최초로 제3지대 빅텐트를 쳐서 중도·실용·민생에 동의하는 정치세력을 함께 만들자고 주장한 사람 아닌가"라며 "그 사람들은 평화당 내에서 만들어진 단체고, 바른미래당은 혁신위원회가 있어서 혁신안이 나온 걸보고 혁신안에 더해 빅텐트 필요성 여부를 검토하고, 필요하면 실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파행을 겪고 있는 혁신위를 지켜보고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파행하더라도 존속하고 있지 않나. 혁신위원회 활동이 끝나기 전까진 함부로 말하지 않겠다. 당 전체로는 당이 주도해서 제3지대 빅텐트를 하자는 게 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만일 대안정치 쪽에서 동참을 제안해 올 가능성을 묻자 박 의원은 "우리는 당 차원에서 함께해야 한다. 개인별로 동참하는 건 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18일 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성인 1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2.5% 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평화당 지지율은 1.5%로 창당 이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때문에 '제3지대' 논의가 사실상 총선을 앞두고 활로를 찾기위한 정계개편 시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창당 이후의 전망이 없다"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제3지대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불가능하다"며 "다만 창당을 한다고 하면 바른미래당의 입장과 제3지대 정치에 대한 전반적인 공유를 바탕으로 창당 논의가 이뤄진다면 탄력을 받고 전망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평론가는 "현실적으로 창당의 문제가 아니라 제3지대 전망이 불투명하고, 독자적으로 내년 총선을 돌파하기도 어렵다"며 "더 나아가서 평화당의 어떤 내부적인 이해관계가 충돌돼 결국 정동영 당권파와 창당파가 충돌하고 있는 거다. 큰 정치에 대한 비전을 놓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분히 당 내 역학관계, 당리당략과 관계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평화당 내 제3지대 논의가 나오는 이유와 관련해 "당의 전망이 아주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간판도 내밀 수 없는 불안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당내 여러 구상들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도 "총선 전 정계개편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의 연대 통합이 정계개편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지지율의 큰 차이는 없기 때문"이라며 "두 당발 정계개편은 실제 가능성도 낮을 뿐더러 가능하다고 해도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배 소장은 "지지율과 확장성이 따라줘야 한다. 두 정당이 통합개편해서 만들어지는 당에 대선 후보급 인물이 있고, 그를 통해서 내년 총선의 마케팅이 가능하다면 긍정적으로 작동하겠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거대 양당에서 개편 의지가 있다면 시도할 가능성은 있다. 다만 민주당은 호남에서의 '나눠먹기', 한국당은 우리공화당이라는 변수가 있어 자발적인 개편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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