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文대통령-5당 대표 회동, 난국 돌파 묘책 없었다
입력: 2019.07.19 00:00 / 수정: 2019.07.19 08:54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등을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회동한 가운데, 막판 발표문 조율 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청와대, 당 대변인과 각각 논의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등을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회동한 가운데, 막판 발표문 조율 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청와대, 당 대변인과 각각 논의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일본 수출규제 조치 규탄… '초당적 협력' 원론적 마무리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내우외환(內憂外患). 작금의 대한민국 상황이다. 안으로는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여야의 극심한 정쟁으로, 밖으로는 일본의 경제보복 수출 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만나 해법을 모색했다. 하지만 난국 돌파를 위한 묘책은 없었고, "일본 문제 해결에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 원론적 수준의 '공동발표문'만 남긴 채 회동이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진행된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 결과 나온 발표문에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공동 규탄 ▲적극적 외교 노력 촉구 ▲범국가적 차원 비상협력기구 설치 ▲위기 극복을 위한 소통·통합 노력 등 4가지 내용이 담겼다. 일본 문제의 실효적 해법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없었고, 꼬일 대로 꼬인 국내 정치 문제 극복 방안도 없었다.

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추경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지만, 키를 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답하지 않았다. 반면 황 대표의 외교안보라인 교체,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 경제정책 대전환 등의 요청에는 문 대통령이 답하지 않았다. 각자 할 말만 하고 돌아온 셈이다.

회동 다음 날(19일) 6월 임시국회가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되지만, 정부와 여야 수장이 1년 4개월 만에 모인 자리에서도 시급한 추경안 처리도 합의하지 못해 당분간 정치권 파행 운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회동이 종료된 후 각당, 청와대 대변인들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공동발표문을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김종대·자유한국당 전희경·더불어민주당 홍익표·청와대 고민정·바른미래당 최도자·민주평화당 박주현 대변인. /뉴시스
회동이 종료된 후 각당, 청와대 대변인들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공동발표문을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김종대·자유한국당 전희경·더불어민주당 홍익표·청와대 고민정·바른미래당 최도자·민주평화당 박주현 대변인. /뉴시스

회동에 참여했던 각당 대표들이 국회로 돌아와 개최한 기자회견에선 이번 회동 평가도 미묘하게 엇갈렸다. 이 대표는 "한일 갈등이 증폭된 엄중한 시기 여야정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댄 의미 있는 자리였고, 일본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잘 마련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여야가 초당적으로 힘 모으기로 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둬 각당 대표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추경안이 내일(19일) 처리돼야 8월에 내년 예산을 편성할 때 중복 투자를 안 할 수 있는데 매듭이 안 됐다. 내일 처리가 안 되면 내년 예산 편성에 혼란이 온다"며 "한국당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반면,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대전환, 한일정상회담 조속한 개최 및 특사 파견, 무능·무책임한 외교안보라인 경질 등을 요청했고, 이 내용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결론이 나지 않은 부분도 계속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59분께 회동이 종료된 후 문재인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따로 창가에 서서 잠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양측은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제공
이날 오후 6시 59분께 회동이 종료된 후 문재인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따로 창가에 서서 잠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양측은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제공

황 대표는 이어 "추경은 범위나 대상 등이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고, 협의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 발표문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5당 대표가 모여서 얘기하다보니 준비한 얘기도 다 못했다. 의미 있는 대화, 실질적 대화를 하려면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일 대 일로 만나서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문 대통령과의 추가적인 단독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년 4개월 만에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청와대에 초청해 여야와 대통령 간 대화의 장이 열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결론을 분명하게 내지는 않았다"고 만남 자체에 의미를 뒀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일본의 경제보복 앞에 여야를 넘어서서 초당적인 협력을 강조하고 확인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했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년 4개월 만에 만남이어서 많은 걸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일본 문제에 대해) 충분히 토론했고, 진지한 대화가 있었다. 다만 당면한 국회 문제를 푸는데 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여야 합의로 나온 발표문은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일본 문제에 대해서 만이라도 합의가 된 부분은 합의서를 작성하자고 적극 요청했고, 이를 야 4당 대표가 받아들여 작성됐다. 발표문 문구를 조절하는 과정에선 각 당 대변인과 대표들의 치열한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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