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보수 천막' 지적…文과 광화문광장의 의미
입력: 2019.07.14 00:00 / 수정: 2019.07.14 00:00
2016년 수십만 촛불이 타올랐던 광화문광장은 민주주의의 성지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촛불 민심을 바탕으로 출범했다. 2016년 12월 7차 대규모 촛불집회 모습. /더팩트 DB
2016년 수십만 촛불이 타올랐던 광화문광장은 민주주의의 성지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촛불 민심'을 바탕으로 출범했다. 2016년 12월 7차 대규모 촛불집회 모습. /더팩트 DB

文 "촛불혁명에 의해 국민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사에서 두차례 서울시 '광화문'을 언급했다. 첫째는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했고, 두번째는 때때로 광화문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고 했다. 애초 대선 당시 1호 공약으로 청와대를 개방하고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겠다고 했다. 그 이유는 국민과 만나 소통하고 대통령의 권위적인 모습에서 차별화를 두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광화문 대통령 시대' 약속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유홍준 광화문시대 위원회 자문위원은 지난 1월 "집무실을 현 단계에서 광화문 청사로 이전할 경우 청와대 영빈관, 본관, 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 주요 기능 대체 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의 경호와 의전 등의 문제도 걸림돌이 됐다.

문 대통령에게 있어서 광화문광장은 단순한 장소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광화문광장은 우리 정치사와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국민이 심판한 성지다. '촛불'을 비추면서 박근혜 정부의 부정을 국민의 힘으로 깨부순 민주주의와 개혁의 힘이 광화문광장에서 폭발했기 때문이다. 촛불 민심을 바탕으로 출범한 게 문재인 정부다. 수십만 국민이 운집했던 광화문 광장은 문재인 정부 태생의 본고지라고 할 수 있다.

우리공화당은 광화문광장 천막에 집중하고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이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에 의해 철거된 천막을 재설치하고 자리를 지키는 모습. /임세준 기자
우리공화당은 광화문광장 천막에 집중하고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이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에 의해 철거된 천막을 재설치하고 자리를 지키는 모습. /임세준 기자

문 대통령 역시 취임 이후 '촛불 혁명'을 수십 차례 언급해왔으며, 스스로 지난 6월 "촛불혁명에 의해 국민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또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에서는 "촛불정신을 지키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문 대통령이 촛불혁명에 대해 엄중히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불통과 특권을 깨트기 위해 국민이 힘이 응축됐던 역사적인 장소인 광화문 광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 역시 어떠할지 짐작된다.

문 대통령이 지난 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경찰이 최근 광화문광장 내 우리공화당 천막 철거 과정에 적극 개입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며 현행범인데도 경찰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충돌만 막았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서울시의 행정대집행 당시 경찰 1200명도 배치됐지만 물리적 충돌을 통제했을 뿐 개입하지는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국무회의 내용은 비공개이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다"고 했으나, 부인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이 경찰의 광화문광장 집행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사안에 대해서 뭔가를 말씀드리는 순간 제가 확인할 수 없다는 말과 배치되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 시민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의 천막 철거 시위를 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한 시민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의 천막 철거 시위를 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실제 문 대통령이 경찰을 질책하는 언급을 했다면, 불법과 현행범에 대해 공권력이 법과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꾸짖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각을 조금 달리하면, 불범 점유 행위에 능동적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의 단호함이 느껴진다. 민주주의를 전 세계에 보여준 역사적인 현장에 불법적·정치적 목적에 천막 농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엿보이는 듯하다.

'무허가'인 우리공화당의 천막에 대해 말들이 많다. 시민들의 열린 공간을 침해하고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함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게다가 정치적 목적이 강하다는 점도 지적을 받아왔다. 시민들의 시선도 부정적이다. 지난달 28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천막 철거에 찬성하는 여론은 62.7%로, 반대 26.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서울 시민의 경우 찬성이 62.3%, 반대가 25.1%로 집계됐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5월 10일 탄핵 반대 집회 당신 숨진 이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는 이유를 들어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설치했다. 문재인 정권을 좌패독재정권이라고 주장하면서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문재인 정부를 규탄해온 우리공화당의 천막을 강제로 철거했다. 우리공화당은 광화문광장 천막에 집중하고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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