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홍준표의 돌려 까기(?)… "황교안은 정치 초년생"
입력: 2019.07.11 05:00 / 수정: 2019.07.11 10:05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국회=남윤호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국회=남윤호 기자

洪, 정치 활동 본격화… 국회서 황교안 체제 '쓴소리'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오랜만에 국회에 모습을 드러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황교안 현 대표 체제 평가 질문에 "그 질문엔 답변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평소 황 대표와 관련해 말을 아끼지 않았던 터라 홍 전 대표의 이 말은 의외였다. 다른 질문엔 "한국 보수 야당이 문제가 많다"며 쓴소리를 쏟아낸 것과 비교됐다.

말을 아꼈다고 생각했던 순간, "황 대표는 정치 초년생이고 나는 24년을 (정치) 한 사람"이라고 홍 전 대표가 부연했다. 우회적으로 황 대표를 깎아내리는 듯했다. 이른바 정치 고수의 '돌려 까기'로 보였다. 일각에선 보수진영 대권 주자로 꼽히는 홍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경쟁 상대인 황 전 대표를 견제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 전 대표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 강사로 섰다. 2시간가량 진행된 특강은 황 대표의 짧은 강의 이후로 대부분이 대학생들이 질문하고 홍 전 대표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학생들은 청년들의 삶, 정치,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폭넓게 질문을 던졌다.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도 적지 않았다.

홍준표 전 대표는 황교안 현 대표 체제 평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면서도 황 대표는 정치 초년생이라고 우회적으로 깎아내렸다. /남윤호 기자
홍준표 전 대표는 황교안 현 대표 체제 평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면서도 "황 대표는 정치 초년생"이라고 우회적으로 깎아내렸다. /남윤호 기자

특히 대학생들과의 질의응답이었음에도 현 한국당 지도부에 대한 홍 전 대표의 대표의 강한 속내가 드러나는 듯했다. 한 학생은 황 대표 체제의 한국당에 대한 평가를 요청했고, 홍 전 대표는 "그건 답변하지 않겠다"고 단번에 답했다. 홍 전 대표는 웃으며 "그건 잘못 답변했다가는 문제가 커진다"며 "나라 문제에 대해 답변하는 것이 옳지 황 대표가 잘하고 있다, 못하고 있다 얘기하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홍 전 대표의 답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홍 전 대표는 "황 대표는 정치 초년생이고 나는 24년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치 경력이 얼마 되지 않는 황 대표에 대한 무시가 담긴 발언으로 풀이됐다.

'보수 빅텐트'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홍 전 대표는 황 대표 체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최근 한국당에서 탈당한 친박(親 박근혜)계 홍문종 의원이 합류하며 대한애국당에서 이름을 바꾼 우리공화당에 대해 "성공가능성은 제로(zero)"라고 평가하면서 한국당에 대해서도 "지금처럼 친박 1중대, 2중대를 가지고선 내년 선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사실 한동안 유튜브 활동에 전념하던 홍 전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다는 소식은 애초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본격적으로 홍 전 대표가 정치 활동을 재개하고 황 전 대표에 대한 견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더군다나 이날 홍 전 대표는 당에서 적극 반발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과 관련 윤 후보자를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취해 술렁이기도 했다. 야당이 적극 문제제기하고 있는 윤 후보자의 '변호사 소개 행위' 거짓말 논란에 대해 "수임에 관여하지 않고 단순한 정보제공에 관여한 정도라면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며 당 입장과 반대되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 한국당을 질책하며 참 걱정스럽다. 한국 보수 야당의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남윤호 기자
홍준표 전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 한국당을 질책하며 "참 걱정스럽다. 한국 보수 야당의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남윤호 기자

이날 한 학생이 윤 후보자 지명과 관련 질문을 던졌고 홍 전 대표는 답변하면서 당을 향해 쓴소리했다. 특히 홍 전 대표는 지난 8일 열렸던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해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우리당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물었어야 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을 총장이 확보할 것이냐, 어떻게 중립성을 담보할 것이냐는 것이었다"라며 "그렇게 하면 윤 후보자가 총장이 되더라도 (한국당 의원 59명이 고발된) 패스트트랙 문제에 대해 함부로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참 걱정스럽다. 한국 보수 야당의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강의가 끝난 이후로도 황 대표의 '돌려 까기'는 계속됐다. 특강 내용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 침묵하며 차량으로 향하던 홍 전 대표는 멈춰서더니 "싸움을 붙이려고 하지 마라. 걱정스러워서 말하는 것 뿐"이라면서도 다시 "나는 여당 대표와 야당 대표를 했다. 정치 경력으로 따지면 황 대표는 초보에 불과하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또 "내가 당 지도부와 싸울 일이 뭐 있냐. 난 해볼 걸 다 해본 사람"이라고 했다.

한국당 '도로 친박화'에 대한 우려와 총선 영향에 대해 홍 전 대표는 "참 걱정스럽다. '국정농단', '탄핵' 프레임이 아직도 국민들 뇌리에 남아 있다. 내년도 탄핵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면 되겠냐"라며 정치판에 어떤 현상이 벌어지겠나. 새로운 정치 세력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보수 대통합을 한다고 하면서 친박들이나 만나고 다니는데 그게 보수 대통합이냐"라며 최근 황 대표가 친박계 민심 수습에 나선 듯한 행보에 대해서도 비판을 빼놓지 않았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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