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윤석열 청문회' 눈길 끈 장면 셋
입력: 2019.07.09 00:00 / 수정: 2019.07.09 00:00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8일 국회에서 열렸다. 날카로운 공세를 예고했던 자유한국당의 공격은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의 방패를 뚫지 못하고 마무리 됐다.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회의실 나서는 윤 후보자. /국회=배정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8일 국회에서 열렸다. 날카로운 공세를 예고했던 자유한국당의 공격은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의 방패를 뚫지 못하고 마무리 됐다.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회의실 나서는 윤 후보자. /국회=배정한 기자

'양정철·황교안 소환', '여상규 위원장 버럭', '부동시 군 면제와 김황식'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8일 국회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윤 후보자 '보호'에 적극적이었고, 숫적으로 열세였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공격'은 방패를 뚫지 못했다. <더팩트>가 이날 청문회에서 눈길을 끈 장면 세 가지를 모아봤다.

◆장면1. 야 '양정철 소환' vs 여 '황교안 소환'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한국일보가 보도한 윤 후보자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4월 회동'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 매체는 두 사람이 20대 총선 인재영입 과정에서 인연을 맺었고, 윤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된 이후에도 한두 차례 모임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한국일보에 따르면 검찰의 중립성은 이미 깨졌다"며 "양 원장과 언제 어디서 모임을 했는지 구체적 자료를 달라.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누누이 말해왔는데, 권력 앞에 충성한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본질의에서 해당 의혹을 조목조목 물었다. 이에 대해 윤 후보자는 "2015년 대구고검 근무시절 처음 만나 총선 출마 권유를 받았지만, 거절했다"며 "서울중앙지검장이 된 후에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어울린 자리에서 두 번 정도 더 만났고, 최근에는 지난 2월에 만났다. 민감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미소짓고 있다. /남윤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미소짓고 있다. /남윤호 기자

민주당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거론하며 역공에 나섰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윤 전 서장 무혐의 불기소 처분이 나온 2012년에는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었다"며 "4급 이상 공무원의 비위는 지검장,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에 다 보고가 된다. 그럼 (한국당 의원들이) 황 대표한테 가서 물어보던지, 아니면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원장과 황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잊을 만하면 계속 소환되며, 여야 정쟁의 소재로 활용됐다. 다만 양측이 끝까지 몰아붙이지는 않아 두 사람과 관련한 결정타가 나오지는 않았다.

◆장면2. '편파 진행' 지적 속 여상규 위원장 '버럭'

민주당 의원들이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이 청문회를 편파 진행 한다고 반발한 가운데 여 위원장은 회의 진행 도중 화를 내기도 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이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 방해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뒤 투신자살한 변창훈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사건을 언급하면서 윤 후보자의 입장을 묻자, 윤 후보자는 "재작년 (변 검사의) 가족들을 생각해 상가에는 못 갔지만, 저도 이 일이 있고 나서 한 달간 앓아누울 정도로 마음이 괴로웠다"고 답했다.

이에 발언권을 얻지 않은 김진태 의원은 "그분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해야 한다. 그 정권이 모두 피해자를 만든 것"이라고 맞받았다.

왼쪽부터 여상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김도읍 한국당 간사, 송기헌 민주당 간사(왼쪽부터)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남윤호 기자
왼쪽부터 여상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김도읍 한국당 간사, 송기헌 민주당 간사(왼쪽부터)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남윤호 기자

두 의원이 자신의 순서가 아닌데도 발언에 나서자 여 위원장은 "김진태 의원은 발언권을 얻고 발언하고, 김종민 의원은 발언을 자제해달라. 오버하지 마세요"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김종민 의원은 "위원장 역할을 하시라, 지도하지 말라"며 "그게 어떻게 윤 후보자가 죽인 거냐. 말이 되느냐"고 재차 따졌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왜 과거 정권 이야기를 꺼내느냐"고 화를 냈다.

두 사람의 언쟁은 이어졌다. 김종민 의원이 "위원장님이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하자, 여 위원장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국민들이 다 보고 있다"고 재차 반박했다.

◆장면3. '부동시 군 면제' 선임(?) 김황식과 다른 대처

윤 후보자의 '부동시 군 면제'와 관련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의 끈질긴 질의도 눈길을 끌었다.

오 의원은 "병역 면제사항에 대한 자료를 하나도 제출 안 했다"며 "1982년 병역기록부상 좌안, 우안이 각각 0.8, 0.1 부동시로 면제인데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의 시력 부분 자료 제출, 공직자 임용 시 건강검진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는데 안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내에 있는 안경원에 가서 5~10분이면 굴절도 검사를 해서 (부동시를) 확인할 수 있다"며 "2010년 김황식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도 부동시 군 면제가 문제가 됐었고, 당시 김 후보자는 대형병원에 가서 받은 시력검사서를 제출한 바 있다"고 윤 후보자에게 시력검사을 요구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청문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배정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청문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배정한 기자

하지만 윤 후보자는 오후 질의가 끝날 때까지도 오 의원이 요청한 자료를 내지 않았고, 국회 안경원 검사도 받지 않았다.

이에 오 의원은 "윤 후보자가 현재도 계단을 오르기 어려울 정도로 부동시가 심하다고 하고, 운전면허도 취득하지 못했다는데 언제부터 부동시였는지, 부동시 면제를 명확히 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했는데 아직 자료를 주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국회에서) 굴절도 검사를 할 수 있다. 제가 얘기 해놨으니 오늘이라도 가서 김황식 후보자처럼 의혹을 해소했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자는 "청문회 중에 가서 하기보다는 굴절도 검사를 한번 해서 위원님께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문재인 정권을 의식한 전 정권 관계자에 대한 과잉수사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결정한 한방 없이 청문회가 마무리 됐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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