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의 눈] 민생이 꽃피는 '국회의 계절'은 언제 올까
입력: 2019.07.06 00:00 / 수정: 2019.07.06 10:01
장기간 파행 운영되던 국회가 여야의 극적 합의로 뒤늦게 6월 임시국회 문을 열었다. 하지만 서막을 알리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선 여전히 앙금을 노출, 일하지 않는 국회라는 오명을 벗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회=남윤호 기자
장기간 파행 운영되던 국회가 여야의 극적 합의로 뒤늦게 6월 임시국회 문을 열었다. 하지만 서막을 알리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선 여전히 앙금을 노출, '일하지 않는 국회'라는 오명을 벗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회=남윤호 기자

'청산유수' 연설 말고, 답을 만들어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84일 만에 국회가 재가동했다. 지난달 28일 여야 교섭단체의 극적인 합의 끝에 6월 임시국회 일정이 속속 잡히기 시작했고, 다음 주면 각 분야 상임위원회가 활발히 가동 될 전망이다. 지난 3~5일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본회의 연설도 차례로 진행됐다.

6월 임시국회의 가늠자인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여야 3당은 긴 시간 이어졌던 국회 파행 사태를 사과하면서도 '책임'은 '내 탓'보다 '네 탓'이 크다 했다. 야 2당은 현 정부의 잘못을 힐난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비판인지 비난인지 알 수 없는 언어들은 경어체만 썼을 뿐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며 쌓인 감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솔직히 한국당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그 주장을 앞세우지 않겠다"(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야당의 당연한 저항에 저들은 빠루와 해머를 들고 진압했다"(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남에게 상처를 주고 남을 끌어내려서 이득을 취하는 마이너스 정치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의 발언 기저에는 서로를 향한 불신이 앙금으로 남아 있었다.

20대 국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입법 성과'다. 국회는 84일 동안 민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비쟁점 법안조차도 통과시키지 못하면서 '최악 국회'라는 오명을 얻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회가 처리한 법률안은 421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909건의 법안을 처리한 것과 비교하면 46.3%의 법안을 처리하는데 그친 것이다.

특히 세 원내대표가 했던 '약속'은 표현만 약간 다를 뿐 지난 3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나왔던 말과 대동소이했다. 정치 개혁, 경제 부흥, 정치의 신뢰와 품격을 강조하며 단어 하나하나를 힘주어 말했었다. 물론 이때도 혐오의 언어는 무성했다.

당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협치의 제도화를 제안한다"며 "싸울 땐 싸우더라도,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공수처법·국정원법·검경 수사권 조정·선거제 개혁안 처리를 요청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말로는 민생과 국익을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철저하게 당리당략만을 계산하고 몸으로는 국회 개회조차 거부하는 구태정치,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정쟁을 그만두고, 일하는 국회가 될 것을 촉구했다.

여야가 국회 개원에 극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앞으로 다시 파행을 거듭하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더팩트 DB
여야가 국회 개원에 극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앞으로 다시 파행을 거듭하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더팩트 DB

이 원내대표가 '협치'를 말하고, 나 원내대표가 '정치는 공존의 예술'이라고 말했음에도 힘이 빠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여야가 해결해야 할 정치적 쟁점은 산적해 있고, 그동안 경험으로 봤을 때 협상의 여지는 좁아 보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한다. 평범한 순간을 결정적 기회로 바꾸는 경험을 설명한 책 <순간의 힘>에선 "인간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저절로 깊어지는 것이 아니다.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영원히 한 자리에 머무를 뿐이다"라고 말한다.

사람이 하는 정치도 같은 맥락에 있다. 우리 정치가 다양한 영역에서 깊이 있는 힘을 발휘하려면 관계를 쌓고 의미 있는 순간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침묵과 외면'은 더욱 무책임하다. 입을 열어 생각을 밝히고, 답을 만들어내야 한다.

지난해 문희상 국회의장은 "후반기 국회 2년은 협치를 통해 민생이 꽃피는 국회의 계절을 열어가자"고 호소했다. 계절이 바뀌고 3월의 국회를 지나 뜨거운 여름을 맞은 지금, 국회는 민생을 꽃피울 수 있을까.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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