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이인영 '국회 연설'…'공존' 말하며, 한국당 '압박'
  • 허주열 기자
  • 입력: 2019.07.03 13:13 / 수정: 2019.07.03 13:13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했다. 공존과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틈틈이 자유한국당의 협조를 압박해 한국당 의원들이 단체로 반발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가 이날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했다. '공존'과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틈틈이 자유한국당의 '협조'를 압박해 한국당 의원들이 단체로 반발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가 이날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국회 파행' 사과하면서 "솔직히 한국당 책임 커"[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했다. 지난 5월 8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첫 대표연설이다. 이 원내대표는 40분가량 이어진 연설에서 현재의 국회 상황과 국정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한 사과와 대책, '비례대표제 개혁'의 당위성 설명, 어려운 '경제 현실 타개' 방안 등을 언급했다. 하지만 '개선책'과 관련해 구체적 내용은 없었고, '공존'과 '협치'를 강조하면서 자유한국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사과'로 시작한 연설

이 원내대표의 연설은 사과로 시작했다. 그는 "84일 간의 공전을 끝내고, 국회의 문이 완전히 열리고 있지만 너무 늦었고, 무엇보다 시급한 민생과 추경을 처리하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이 원내대표는 "지난 20대 국회 내내 파행이 끊이지 않았다. 무려 17차례나 반복했고, 그때마다 국회는 번번이 멈춰서야 했다"며 "파행의 책임은 솔직히 한국당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그 주장을 앞세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며 반발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9회국회(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9회국회(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공존의 정치' 위한 세 방안 제안

이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공존의 정치'와 이를 위한 세 가지 길도 제시했다. 유연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의 혁신, 남과 북이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도약,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포용하는 것이 공존의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진보가 유연해지고 보수가 합리적이 된다면 우리는 다 함께 더 큰 공존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극좌의 경직과 극우의 광기에서 벗어날 때, 우리사회는 새로운 공존의 질서를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소외되며 반발하고 있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이 원내대표는 "선거제도에서 공존의 길은 비례대표제의 개혁에서 출발한다"며 "비례대표제도를 폐기하고 전부 지역구 선출로 대체하자는 한국당의 선거법 개정안은 분명 어깃장이었다. 한국당의 전향적 자세 변화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패스스트랙을 강행한 게 문제다", "의회주의 파괴하는 것 아니냐" 등의 발언을 하며 반발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로 이 원내대표의 발언을 지지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9회국회(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정용기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9회국회(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정용기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평화의 시대 도래…한국당 '동참' 촉구

이와 함께 이 원내대표는 한반도가 평화의 시대에 도래했고, 한국당이 평화를 수용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휴전협정을 맺은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함께 손을 잡았다"며 "종전선언으로 가는 첫 걸음이었고, 평화는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정신으로 확고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평화는 더 이상 이념도, 당위도, 꿈도 아니며 이미 다가온 현실"이라며 "평화를 수용하면 미래의 길이 보일 것이고, 평화를 부정하면 낡은 과거에 머물게 된다. 한국당이 한반도 평화를 수용하는 대결단을 내리기 기대한다"고 한국당을 압박했다.

경제에 대한 발언도 나왔다. 이 원내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계교역 성장이 뚜렷하게 둔화되기 시작했고, 최근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제 분쟁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미·중 두 나라에 수출의존도가 40%에 이르는 우리경제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는다"며 "국민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 야당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정략적으로 과장해 '실정'과 '파국'으로 매도하지 말아야 하며, 정부도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말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에 제출된 추경 외에도, 기업의 설비투자를 되살릴 수 있는 세제지원과 대규모 투자프로젝트에 대한 행정지원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당이 정부에서 계획대로 정책을 집행하는지 항시 점검하고 재정, 금융, 규제 등 경제의 여러 영역에서 경제의 활기를 높일 수 있는 보다 정책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9회국회(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9회국회(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일하는 국회 위해 국회법 개정해야"

이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위한 입법도 강조했다. 그는 "상시국회를 위한 입법이 시급하다"며 "매월 1일에 자동으로 국회를 열도록 국회법을 개정하고,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과 일하지 않는 의원에게 페널티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하는 국회의 제 1과제는 추경 처리"라며 "추경을 통해 경제 활력의 마중물을 기대하는 기업인과 미세먼지, 강원도 산불·포항지진 재해복구를 바라는 국민들을 위해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조속한 추경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 외에도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향해 '최저임금 상생의 메커니즘 구축 노력', '자영업자를 위한 과감한 투자', '미래사회의 쌀 데이터 시대를 위한 입법지원', '일하는 국회를 위한 입법' 등을 촉구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야당 탓 좀 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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