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국토위원장직 놓고 박순자·홍문표 '갈등'… 내막은? 
입력: 2019.07.03 05:00 / 수정: 2019.07.03 05:00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자유한국당 소속 현 위원장 박순자(왼쪽) 의원과 홍문표 의원이 대립하고 있다. /남용희·남윤호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자유한국당 소속 현 위원장 박순자(왼쪽) 의원과 홍문표 의원이 대립하고 있다. /남용희·남윤호 기자

지난해 7월 원 구성 과정서 '임기 쪼개기' 약속 했다는데…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자유한국당 박순자·홍문표 의원 사이에 갈등이 벌어져 그 내막에 관심이 쏠린다. 홍 의원은 '약속'대로 위원장직을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고, 박 의원은 외면하고 있다.

현재 국토교통위원장은 박 의원이다. 박 의원은 지난해 7월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국회법 제41조 2항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원장 임기는 2년이다.

그러나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원 구성 과정에서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일부 상임위에 대해 2년 임기인 위원장직을 의원 두 명이 나눠서 맡기로 했다. 임기를 쪼개 2년 내 특정 임기가 지나면 위원장직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임기 쪼개기'는 일종의 관행이다. 보통 3선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데, 한정된 자리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민주당도 자당 몫인 기획재정위, 행정안전위, 여성가족위 등에 대해 의원들이 임기를 나눠 맡도록 했다.

한국당 역시 지난해 7월 16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토교통위를 포함해 보건복지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예결위원회 등의 위원장직을 두 의원이 임기를 나눠 수행하기로 추인했다. 박 의원과 홍 의원도 이러한 과정으로 국토교통위원장에 대해 1년씩 임기를 나눠 맡기로 합의한 것이다. 박 의원이 먼저 직을 수행하고, 홍 의원이 나머지 임기를 맡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취임 1년이 지나자 박 의원은 위원장직을 내려놓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복수 언론은 박 의원 측이 '약속한 적 없다', '위원회 현안이 많아서 교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등을 이유로 "위원장직을 넘길 수 없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홍 의원 측은 반발하고 있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분명히 의총에서 추인을 했고 다 합의를 봤던 사안"이라며 "지난해 7월 12일 당에서 후보자 선출 공모를 했고, 홍 의원도 기탁금 500만 원을 납부했다. 영수증도 있다. 이후 다음날인 13일 당시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가 후보로 지원한 보좌진을 다 불러서 법제사법위, 환경노동위만 경선을 하고, 나머지 상임위는 1년씩 교대로 위원장을 교대로 맡기로 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홍 의원도 직접 통화에서 "얘기할 것도 없다. 이미 지난 김성태 원내대표 때 결정이 된 사실"이라며 "이미 이를 이행한 예결위의 안상수·외통위의 강석호 의원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6개월만 맡고 위원장직을 넘기기로 한 안·강 의원은 각각 황영철·윤상현 의원과 교체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4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4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이와 관련 한국당 원내지도부는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의원들 개개인과 관련된 사안이고, 서로 설득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현재는 당사자들끼리 정리를 해나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 밖에선 '박 의원이 당연히 위원장직을 넘겨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당내에서 합의한 내용인데 무시하겠다는 박 의원 태도가 쉽사리 이해가 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보좌진도 "약속이 있었으니 당연히 지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싸우는 모습이 밖에서 보기에도 부끄러운데 빨리 정리가 돼야 할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한국당 내 위원장직을 둘러싼 갈등은 다른 상임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원 구성 과정에서의 합의대로 6개월이 지난 올해 3월 예결위원장직을 넘겨 받아 취임한 황영철 의원은 최근 김재원 의원의 요구로 경선을 하게 됐다. 원내지도부의 이러한 선택에 대해 황 의원은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논의 당시 의총에서 추인된 사안을 번복시킨 예결위원장 경선 결정은 그동안의 원칙을 저버린 부당한 사례가 될 것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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