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국회 파행 풀렸지만… 이인영 정치력 '갸우뚱'
입력: 2019.07.02 05:00 / 수정: 2019.07.02 05:00
국회는 정상화됐지만 여당의 이인영 원내대표의 정치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이인영 원내대표. /남윤호 기자
국회는 정상화됐지만 여당의 이인영 원내대표의 정치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이인영 원내대표. /남윤호 기자

정개특위 위원장 뺏긴 정의당, 李원내대표 향해 '분노'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지난달 28일 교섭단체 3당이 협상을 벌인 끝에 세 달 가까이 파행됐던 국회가 사실상 정상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3당의 합의로 인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자리를 빼앗긴 정의당이 분노를 표출하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의당으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는 여당 이인영 원내대표의 정치력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민주당(이상민 의원)과 정의당(심상정 의원)이 갖고 있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와 정개특위 위원장직을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나눠 갖기로 한 3당 합의로 국회는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던 한국당은 등원을 결정했다.

여야 3당 합의 뒤 열린 본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심상정 의원 /이새롬 기자
여야 3당 합의 뒤 열린 본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심상정 의원 /이새롬 기자

그러나 갈등은 다른 곳에서 커지고 있다. 3당 합의로 위원장직을 잃게 된 정의당이 이 원내대표 등 민주당을 향해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당사자인 심상정 의원은 3당 합의 당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쉽게 말해 해고된 것"이라며 "그간 선거제 개혁을 위해 공조해온 여야 4당 안에서 협의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어안이 벙벙하다"고 따졌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1일 오전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불신임 직전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살리고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을 버린 선택"이라며 "기본 원칙도,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도 없이 오직 한국당의 떼쓰기에 끌려다닌다면 개혁 전선은 와해될 수 있음을 민주당은 똑똑히 알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이 원내대표의 해명은 정의당의 더 큰 분노를 불렀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사전에 (정의당과) 교감했던 내용과 반응, 이런 것들이 달라서 저로서도 난감하다"며 "그 특위위원장이 필요하다는 우리 민주당의 정세 인식,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저는 양해가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민주당을 비판하는 윤소하 의원의 발언을 무겁게 듣고 있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새롬 기자
민주당을 비판하는 윤소하 의원의 발언을 무겁게 듣고 있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새롬 기자

다만 그는 '양해를 구한 대상이 누구냐'는 사회자 질문엔 "지금 그 중간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옮기는 것은 오해를 증폭시키기 때문에 삼가겠습니다만, 훗날 뭐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사실무근의 발언을 버젓이 했다는 것에 또다시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정 대변인은 "도대체 누구와 사전교감을 했는지 이 원내대표는 밝혀야 한다"며 "사실이라면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 사실과 다른 이 원내대표는 무책임한 발언은 나 원내대표와 밀실합의를 모면코자 하는 물타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국회 상황에 정치권에선 이 원내대표의 정치력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더팩트>에 "결과적으로 파행을 푼 것을 잘한 것이지만, 든든한 우군이었던 정의당을 잃게 된다면 이 원내대표 입장에선 나중에 더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며 "사전에 양해가 있었느냐에 대해서도 논쟁이 있는데, 애초부터 이 원내대표가 신중했다면 정의당의 반발도 없었을 것이다. 이 원내대표의 협상력 내지는 정치력이 미숙하다고 평가될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국회 정상화 논의를 위해 모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왼쪽부터). /이새롬 기자
국회 정상화 논의를 위해 모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왼쪽부터). /이새롬 기자

아울러 정의당과의 갈등과 별개로 이 원내대표 정치력에 대한 불만은 파행 과정에서 계속 협상해 온 교섭단체 내에서도 나온다. 원내 협상을 가까이서 지켜본 한 한국당 의원은 통화에서 국회가 정상화된 분위기로 인해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갈등을 풀어주는 건 여당이 해야 할 일인데 이 원내대표가 좀 소극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금 이 원내대표가 정의당과 관계도 있고 해서 조심스러울 것"이라면서도 "오늘 이 원내대표가 '한국당이 지원전술 쓰는 거 아니냐'고 발언했다고 하는데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정말 아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도 "오히려 우리 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애쓰고 노력한 면이 있었다. 여당의 이 원내대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했다고 본다"며 "취임 초기엔 '맥주 잘 사주는 형'이다 뭐다 하며 원내대표끼리 호프 회동도 갖고 분위기가 좋았지만, 그 이후 정국이 풀릴 때까지 내내 갈등의 연속이었다. 한국당의 고집이 강했던 면도 있지만, 여당 협상력의 부족도 분명 있었다"고 평가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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