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한 고비 넘은 6월 국회… '무늬만 정상화' 우려
입력: 2019.07.02 05:00 / 수정: 2019.07.02 10:17
우여곡절 끝에 교섭단체 3당이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왼쪽부터)가 1일 초월회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우여곡절 끝에 교섭단체 3당이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왼쪽부터)가 1일 초월회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분노한 국민들 '국회의원 국민소환', '세비반납 제도화' 요구 커질 것"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우여곡절 끝에 이룬 국회 정상화가 알맹이 없는 '무늬만 정상화'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월이 시작된 가운데 6월 임시국회 회기는 2일 기준 17일 남았다. 하지만 기본적인 의사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했고, 여야 교섭단체 3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의 정상화 합의에서 소외된 비교섭단체 2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또한, 정부여당이 시급하다고 강조해온 추경안 통과는 이를 심의·의결하기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 내내 그래왔듯 이번에도 문만 열고, 성과는 없는 '빈손 국회'가 될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문만 열고, 갈등 지속

문희상 국회의장이 1일 주재한 '초월회' 회동은 미완의 정상화를 이룬 현 국회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 거대양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은 완전한 국회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방법론에 대해선 상대방에게 공을 떠넘겼다. 나머지 정당 대표들은 지난달 28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합의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으로 움직이지만, 소수 의견을 존중하는 게 참된 미덕"이라며 "1, 2당 합의로 정개특위 위원장을 심상정 위원장(정의당)으로부터 뺏는다면 민주당이 책임지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보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정개특위·사개특위가 사실상 무력화 된다면 정상화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선거제 개혁, 정치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교섭단체 3당은 국회 정상화 합의 조건 중 하나로 심 의원과 정의당에 사전 양해를 구하지 않고 정개특위·사개특위 위원장을 거대양당이 하나씩 나눠갖기로 했다. /이새롬 기자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교섭단체 3당은 국회 정상화 합의 조건 중 하나로 심 의원과 정의당에 사전 양해를 구하지 않고 정개특위·사개특위 위원장을 거대양당이 하나씩 나눠갖기로 했다. /이새롬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국회를 정상화하면서 비정상적 방법이 동원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주의가 다수의 지배라 하지만 최대 다수 의견을 만들어내기 위한 협의 과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이 원칙이 무너졌다. 위원회 위원장을 당사자 개인과 (소속) 정당에 어떤 양해도 없이 교체한다는 것은 다수당의 횡포이고 상대 당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고 질타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당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교섭단체 회동에서 불신임 직전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살리고, 정의당의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을 버렸다"며 "핵심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은 정의당에 사전 협의는커녕 사후에도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 이러면서 어떻게 개혁공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인가"라고 개혁전선 와해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교섭단체 3당은 정개특위·사개특위 기한 8월 31일까지 연장, 두 특위 위원장 교섭단체 의석 수 순위에 따라 민주당과 한국당에 1개씩 분배 등에 합의했다. 이를 명분으로 한국당은 국회 복귀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후 '일하는 국회'를 위한 실질적 활동은 실종된 상태다. 범여권 3당 간 내분이 격화되며 민주당은 정개특위·사개특위 중 한 곳의 위원장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 추경안을 심사·의결 할 예결위는 위원들의 임기가 종료된 가운데 당초 한국당에선 지난 3월 본회의에서 선출된 황영철 위원장 체제로 남은 20대 국회를 보내기로 했지만, 김재원 의원이 도전장을 내며 위원장 선임 방법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모습. /남윤호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모습. /남윤호 기자

◆정쟁거리 수두룩…'역대 최악의 국회' 가시화

여기에 한국당이 요구하는 민주당 출신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북한 동력선 사건 축소·은폐 의혹, 교육부의 불법 교과서 수정 등의 사안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도 거센 정쟁을 예고하고 있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 정상화 길은 아직 멀고도 험하다"며 "강압적으로 추진했던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을 다수의 힘이 아닌 '합의' 처리할 때 무너진 의회민주주의가 복원되는 것이며, 그제서야 진정한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정상화 합의 전 주장을 되풀이 했다.

또한, 김 원내대변인은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북한 동력선 사건 축소·은폐, 교육부의 불법 교과서 등을 외면한 채 단순히 청와대가 원하는 안건이나 처리하는 국회라면 그건 국회 정상화가 아니고 '그들만의 정상화'"라고 비판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현 상황에서 6월 국회가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여당의 실기로 타이밍을 놓쳐 정개특위·사개특위 기한만 2개월 연장하고 7~8월을 그대로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시사평론가는 이어 "의사일정을 확정하지도 못했고, 정개특위·사개특위 위원장 문제도 민주당이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두 특위 위원장 인선, 추경안을 처리한 예결위 구성 등이 난망한 상황에서 이대로 8월까지 흘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반년 동안 사실상 아무것도 안한 국회가 여름시즌도 유야무야 보내면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가 될 것"이라며 "국민으로부터 회초리를 맞기 전 국회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국회의원 국민소환', '세비반납 제도화' 등을 위한 국민들의 조직적 요청이 나오며 여야 모두가 패자가 되는 쪽으로 정국이 흘러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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