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판문점=뉴시스

트럼프, 美 대통령 첫 '깜짝' 월경… 북미 정상, 나란히 남측으로 넘어와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 남·북·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사상 최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46분께 판문점 T2와 T3 사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김 위원장과 마주한 뒤 악수하면서 인사를 나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김 위원장이 있는 북측 땅을 밟고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북측 땅을 밟은 최초의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에 남게 됐다.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남·북·미 정상들의 판문점 JSA 회동을 TV로 지켜보고 있다. /이동률 기자

이후 북미 정상은 다시 남측으로 넘어왔다. 김 위원장이 남측 땅을 밟은 것은 지난해 4월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 참석 차 군사분계선을 넘은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라며 "좋지않은 과거 청산하고 좋은 앞날을 개척하는 남다른 용단"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어 오고 있다. /판문점=뉴시스

북미 정상이 잠시 대화를 나누는 사이 자유의 집에서 대기하던 문 대통령이 오후 3시 51분께 북미 정상이 있는 자리에 합류하면서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의 만남이 성사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남북미 정상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자유의 집으로 이동해 대화를 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 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단독 회담에 앞서 "오늘 만남을 두고 사전에 준비된 것 아니냐는 말이 있는데, 사실 어제 오전에 처음 알았고 오후에 통보를 받았다"며 사전에 기획된 회동이 아님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활기찬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게 바로 오늘 회담의 의의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위)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30일 오후 판문점으로 가는 길목인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를 지나 DMZ로 향하고 있다. /파주=이새롬 기자

남북미 정상의 역사적 만남은 이미 예견됐다. 전날(29일)까지만 하더라도 북미 정상의 만남은 확정적이지 않았다. 남북미 만남은 한미정상회담 당일 확인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나는 것과 관련해 "굉장히 짧게 만날 것으로 안다"며 "DMZ에서 만나기 때문에 오래 만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저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짧게 인사를 건넬 수 있기를 고대한다. DMZ 가서 좋은 결실 맺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굉장히 흥미로운 하루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후 남북미 판문점 만남을 공식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한반도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게 지구성에서 가장 주목받는 땅이 됐다"며 "사상 최초로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평화를 위한 악수를 하게 될 것"이라며 "평화로 가는 방법을 한반도가 증명하게 돼 마음 벅차다. 이번 회동이 평화를 향한 일류 역사상의 큰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hincomb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