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정전 66년 만에 첫 판문점 '깜짝 회동' 성사
입력: 2019.06.30 14:40 / 수정: 2019.06.30 15:41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본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본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DMZ 동행' 文대통령, 북미 대화 집중… "남북 대화는 다음에 도모"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만난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4개월 만에 북미 정상이 마주하는 것이며,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만나는 것은 정전선언 66년 만에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정전선언 있은 후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북한과 미국이 만난다"며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마주 서서 평화를 위한 악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소통하고 대화하면 최선의 상황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오늘 볼 수 있게 됐다"며 "남북은 평화를 확신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기대에 가득 찬 응원을 보내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다. 우리는 진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를 이뤄낸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길 바란다. 평화는 분쟁보다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면서 북미 정상에게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로 가는 방법을 한반도가 증명하게 돼 가슴이 벅차다"며 기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지속적인 대화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비핵화와 관련한 동일한 목표를 확인했고, 특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싱가포르 합의를 동시에 병행해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오늘 두 정상의 만남에서 진전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30일 오후 판문점으로 가는 길목인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를 지나 DMZ로 향하고 있다./파주=이새롬 기자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30일 오후 판문점으로 가는 길목인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를 지나 DMZ로 향하고 있다./파주=이새롬 기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야말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주인공이자 한반도의 피스메이커"라면서 "김 위원장과의 판문점 상봉이 남북 국민 모두에게 희망이 되고 평화를 향한 인류 역사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한·미의 공동 목표와 전략을 다시 확인하게 돼 매우 기쁘고 든든하다"며 "앞으로 우리는 모든 사안에 대해 긴밀하고 진솔하게 대화하면서 한·미동맹을 견고하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미 정상의 DMZ 만남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상봉·대화는 앞으로 계속된 북미대화로 이어져나가는 과정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오늘은 북미 간 대화에 집중하도록 하고 남북 간 대화는 다음에 다시 도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탄 헬기가 30일 오후 정전 66년 만에 처음 북미 정상이 만나는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파주=이새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탄 헬기가 30일 오후 정전 66년 만에 처음 북미 정상이 만나는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파주=이새롬 기자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 만남을 밝혔다. 그는 "국경지역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게 됐다. 기대하고 있었다"며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고 서로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와 김 위원장 사이에 많은 분노가 있었다"면서 "지금은 사이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또 북미 간 만남에 대해서도 "여기(한국)까지 와서 김 위원장과 인사하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북측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저희가 처음부터 원했던 것"이라면서 "굉장히 오래 생각했지만 어제 급하게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성사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제재가 해제된 것은 아니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 서두르면 문제가 생긴다"면서 향후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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