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허~허~84일 만이네"… 3당 '여유' 정의·평화 '격분'
입력: 2019.06.28 18:03 / 수정: 2019.06.28 18:03
오늘은 모처럼 다같이 파란 마음.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28일 오후 오랜 만에 모든 정당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열었다. 반면 이번 합의에서 소외 당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격분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히 본회의장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한정애, 백혜련,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반갑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오늘은 모처럼 다같이 파란 마음'.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28일 오후 오랜 만에 모든 정당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열었다. 반면 이번 합의에서 소외 당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격분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히 본회의장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한정애, 백혜련,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반갑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윤소하, 정개특위 위원장 교체에 격분…"배제의 정치"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국회 정상화 합의로 84일 만에 국회 본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렸다. 여야 3당 의원들의 표정은 여유로웠고, 이번 합의에서 소외 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의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소수 정당의 동의 없는 '희생'으로 이뤄진 국회 정상화이기 때문이다. 장기간 파행 끝에 어렵게 이룬 국회 평화의 현장은 이렇게 힘 있는 정당과 힘 없는 정당의 표정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사전 합의는 아니더라도 협의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것이 정치의 도리 아닌가? 그래놓고 무슨 합의 정신과 협치를 이야기하나."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여유로운 모습으로 본회의장에 착석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무거워진 분위기에 침묵을 지켰다. 28일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위원장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정개특위 위원장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다.

때문에 이날 오후에 열린 본회의장에서 윤 원내대표는 "특위 위원장 교체 과정에서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본회의 개의 후 토론에 나선 윤 원내대표는 등장부터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제가 드리는 말씀 중에 귀에 거슬리는 말이 있거든 1분 안에 퇴장하셔도 무방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날을 세웠다.

'원포인트 합의'를 통해 어렵사리 열린 본회의장 분위기는 차갑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선 '무슨 말이야 저게'라며 술렁이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여야 3당의 정개특위 위원장 교체를 명시한 합의문 내용을 언급하며 사전에 정개특위의 책임을 맡고 있는 정의당과 합의는 아니더라도 협의는 해야 하는거 아닌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남윤호 기자
윤 원내대표는 여야 3당의 정개특위 위원장 교체를 명시한 합의문 내용을 언급하며 "사전에 정개특위의 책임을 맡고 있는 정의당과 합의는 아니더라도 협의는 해야 하는거 아닌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남윤호 기자

윤 원내대표는 "합의문을 받아들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비교섭단체라는 이유인지 정치개혁을 가장 선도적으로 하는게 부담스러웠는지 모르겠지만 사전에 정개특위의 책임을 맡고 있는 정의당과 합의는 아니더라도 협의는 해야 하는거 아닌가"라고 따졌다.

윤 원내대표는 거침없이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3당 원내대표가 합의문을 발표한 뒤 '정의당이 반발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의당으로서는 비교섭단체이고, 사실상 이것이 국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방법이기 때문에 아쉬움은 있지만 국회 전체의 질서를 따라줄거라 믿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정의당은 거세게 항의했다. 윤 원내대표는 격앙된 목소리로 "그것이 기본적인 예의고 정치의 도리 아닌가"라며 "3당 교섭단체만 있는 대한민국 국회인가. 저는 이번 교섭단체 합의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이것이 잘못되면 배신의 정치로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윤 원내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돌아갔지만 오랜만에 본회의장에 나타난 한국당 의원들은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대다수 의원들이 동료의원과 사담을 나누며, 편안하게 앉아 있었다.

28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과 달리 비교섭단체 정당 의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이새롬 기자
28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과 달리 비교섭단체 정당 의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이새롬 기자

이날 국회는 재적 215인 중 207인, 재적 220인 중 201인의 찬성으로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시한을 연장했다. 장병완·천정배·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은 정개특위 구성 변경 및 기한 연장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앞서 불쾌감을 드러낸 윤 원내대표와 같은 심정에서 나온 선택으로 풀이된다.

또한 국회는 운영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의 위원장 보궐 선거안을 상정해 전자 투표를 실시했다. 운영위원장에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기획재정위원장에 이춘석 민주당 의원, 행정안전위원장에 전혜숙 민주당 의원, 여성가족위원장에 인재근 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원내대표 취임 이후 50여일이 지나고 나서야 운영위원장이 된 이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선배, 동료, 국민 여러분께 죄송했다"며 "한국당이 섭섭했을텐데 정성껏 잘 모시고 공존과 협치의 국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 당선 소감으로 공존과 협치의 국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지만 추경안과 이후 국회 의사일정은 합의되지 않았다. /남윤호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 당선 소감으로 "공존과 협치의 국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지만 추경안과 이후 국회 의사일정은 합의되지 않았다. /남윤호 기자

국회는 이제 본격적으로 문을 열고 가동될 예정이다. 한국당은 여야 합의와는 별도로 상임위에 전면 복귀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비롯한 한국당 몫 상임위원장 선임의 건을 나중으로 미뤘다.

이에 따라 추경안 통과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두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최종 합의문 발표 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예결위원장을 선출하지 않기 위해 한국당 몫 상임위원장도 선출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럴 때 졸렬하다는 표현이 제일 적절하다"고 비난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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