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정개특위 시한 코앞… 여야 '표결 vs 축조심의' 격돌
입력: 2019.06.28 05:00 / 수정: 2019.06.28 05:00
27일 오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개혁 제1소위가 열린 가운데 여야는 축조심의와 표결을 놓고 대립했다. 사실상 28일로 활동시한이 종료되는 상황에서 본회의를 통해 연장될지 주목된다. /국회=배정한 기자
27일 오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개혁 제1소위가 열린 가운데 여야는 축조심의와 표결을 놓고 대립했다. 사실상 28일로 활동시한이 종료되는 상황에서 본회의를 통해 연장될지 주목된다. /국회=배정한 기자

원내대표 협상 결과 따라 일정 재조정 가능성…불발 시 표결 강행?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28일로 활동시한이 종료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 시한이 본회의를 통해 연장될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본회의 의결을 통해 시한이 연장되면 여야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논의할 수 있지만, 부결될 경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표결을 진행할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원내교섭단체 대표들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민 정개특위 정치개혁 제1소위원장은 27일 회의 정회 후 "'내일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는 결론이 나면 본회의를 기다리는 거다. 연장된 뒤엔 천천히 논의를 진행하면 되는 것"이라며 "(시한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게 판단되면 그 직후에 회의를 소집해서 의결 여부에 대한 의원들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김 소위원장은 거듭 "상황이 유동적"이라며 산회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개특위 시한이 6월 30일이라는 점을 전제로 해서 모든 회의 운영이 전개될 것"이라며 "(안건조정위원회 성립이) 안 됐다면 1소위 의결에 의해 전체회의 의결을 우리 기한(28일)내에 해도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이 표결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만약 시한이 연장되지 않으면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열린 정개특위 1소위에선 한국당 의원들이 '축조심사'(한 조목 한 조목 차례로 심사)를 요구하며 여야 4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하나하나 정수부터 준연동형까지 주제를 던져놓고 합의를 이끌어야 하는 시점이라며 축조심사를 요구했다. 그러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의원은 이미 수차례 했으나 한국당이 결석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배정한 기자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하나하나 정수부터 준연동형까지 주제를 던져놓고 합의를 이끌어야 하는 시점"이라며 축조심사를 요구했다. 그러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의원은 "이미 수차례 했으나 한국당이 결석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배정한 기자

이날 오후 열린 정개특위 1소위에서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김종민 소위원장과 심상정 위원장을 향해 "정개특위가 연장되지 않으면 28일 가결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 같다"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에 심 위원장은 "정개특위 연장 논의가 되면 제가 서둘러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별다른 의지를 발휘할 필요는 없다"면서 "연장이 안 되면 저한테 준 국민 소임이 사실상 내일로 마무리된다. 현 정개특위에서 매듭을 짓고 싶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심 위원장은 "제가 그런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서 의원님들이 거기에 부합하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한국당이 납득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이 많은 법안에 대해 합의해가는 과정에서 시간이 모자라면 거기까지가 심 위원장 권한이라고 본다"며 "표결하겠다는 건 월권"이라고 힐난했다.

또 장 의원은 축조심사를 다시 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한국당은 심상정 의원안에 동의하지 못한다"며 "하나하나 (의원) 정수부터 준연동형까지 주제를 던져놓고 다시 합의를 이끌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건 없는 것 같다"며 "제도를 선택하는 데 충분히 논의가 안 됐다고 하면 한국당이 계속 발언하고, 문제점을 제기하고 충분히 의견을 말한 뒤에 표결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장 의원은 "아니다. 이건 말이 안 된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국당은) 맨날 필리버스터만 한다"며 "무산시키고 싶으면 무산시키고 싶다고 하라. 그게 한국당 속셈 아닌가. 내일(28일)이 마지막 날인데도 언제까지 이렇게 할 건가"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의원들은 "이미 수차례 축조심사를 진행했고, 한국당이 결석한 것"이라며 비판했고, 한국당 의원들은 "여야 4당의 합의에 한국당이 참여하지 못했고 이제 왔으니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8일 본회의를 통해 정개특위 시한 연장을 의결할 계획을 밝혔다. 정개특위 또한 협상 결과에 따라 진행상황을 유동적으로 보고 있지만 연장이 불발될 경우 표결 처리를 강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8일 본회의를 통해 정개특위 시한 연장을 의결할 계획을 밝혔다. 정개특위 또한 협상 결과에 따라 진행상황을 유동적으로 보고 있지만 연장이 불발될 경우 표결 처리를 강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의원들 간 실랑이와 고성이 20분가량 이어지자 심 위원장은 "상임위에서의 한계는 여기까지"라며 "당 지도부나 고위 정치협상에서 더 성숙된 협상과 절충을 해서 마무리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결국 이날 소위원회 회의는 정회 상태로 끝났다. 정회 후 장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축조심의와 관련해 "너무 정당한 요구"라며 "패스트트랙을 태워 놓고 합의를 생략한 채 만들어놓은 안을 통과시키겠단 건 국회선진화법에 배치된 의회독재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축조심의도 받아들이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모든 책임은 정의당, 민주당, 바른미래당에서 책임져야 한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본회의에서 시한 연장 결정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여야 갈등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국회로 빨리 들어와서 참여했으면 좋겠다"며 "정개특위가 표결하는 것은 기본적인 패스트트랙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개특위 연장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참여해서 합의에 의해 연장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지만, 참여하지 않더라도 국회법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절차를 밟아 연장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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