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6일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전국 여성 당원 1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9 우먼 페스타' 행사 도중 여성 당원들이 바지를 내리고 속바지를 보이며 엉덩이춤을 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다. /자유한국당 여성 페스타 영상 갈무리 |
황교안 "좀 더 연습을 계속해…" vs 장제원 "단내나게 싸우고 있는데"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자유한국당 여성 당원들의 바지를 내리는 퍼포먼스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선별적 국회 등원이라는 비판이 뜨거운 가운데 벌어진 이번 논란을 두고 장제원 의원은 "그토록 즐거운가요?"라고 당 지도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당은 26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전국 여성 당원 1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 우먼 페스타'를 열었다. 이 행사엔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문제는 이날 공연에서 여성 당원들이 행사 도중 바지를 내리고 속바지를 보이며 엉덩이춤을 춘 모습이 공개되면서다. 경남도당을 대표해 나온 수십여 명의 여성당원들이 무대 위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가 음악이 끝날 때쯤 갑자기 바지를 내리고 객석을 향해 엉덩이를 내밀었다. 남성용 속옷을 착용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들의 엉덩이엔 한 글자씩 '한국당 승리'라고 쓰여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당장 한국당의 '저질 공연' '황교안 대표의 성 인지 감수성 수준' '여성 희화화' 등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자 한국당은 입장문을 통해 "해당 퍼포먼스는 사전에 예상치 못한 돌발적 행동이었으며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며 "이런 논란으로 행사의 본질적 취지인 여성인재 영입 및 혁신정당 표방이라는 한국당의 노력이 훼손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논란 진화에 나섰지만, 당시 황 대표의 발언도 구설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황 대표는 "오늘 한 것을 잊어버리지 말고 좀 더 연습을 계속해 멋진 한국당 공연단을 만들어 달라"고 농담을 건넸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이번 논란에 "안에서는 사활을 걸고 '패스트트랙 강행'을 저지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밖에서는 그토록 축제를 열어야 합니까?"라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남윤호 기자 |
그동안 당 지도를 향해 비판해왔던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본인의 SNS에 "울고 싶습니다. 저만 느끼는 허탈감일까요?"라고 토로했다.
장 의원은 "안에서는 사활을 걸고 '패스트트랙 강행'을 저지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밖에서는 그토록 축제를 열어야 합니까?"라며 "안에서는 3당 원내대표 합의문 의총 부결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으며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밖에서는 그토록 즐거운가요?"라고 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이어 "안에서는 '선별적 국회 등원'이라는 초유의 '민망함'을 감수하면서 입에 단내가 나도록 싸우고 있는데, 밖에서는 '철 좀 들어라'라는 비판을 받는 퍼포먼스를 벌여야 했습니까? 분위기를 봐가면서 행사내용을 구성해야지요"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 장기 파행이라는 엄중한 시기라는 지적과 함께 지도부가 국민 정서에 반한다고 날을 세웠다.
장 의원은 "국회가 2개월 이상 파행되어, 정국이 유례없이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이라면, 당 전체가 엄숙하고 진지한 마음과 자세로 이 엄중한 상황을 돌파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면서 "일반 국민들의 정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끼리 모여 낯 뜨거운 '춤' 춘다고 '여성 친화형 정당'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말 힘 빠지고, 속상한 하루"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성인지 감수성'… 왜 이리 낯설게 들리는 걸까요? 민망하니 사진은 댓글로 붙이지 말아 주시길 부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