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극한 대치로 파행 운영되던 국회가 24일 극적으로 정상 가동에 들어가게 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왼쪽부터)는 이날 오후 회동을 갖고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국회=허주열 기자 |
문희상 의장-이인영·나경원·오신환 원내대표 마지막 담판서 공전 끝내기로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극한 대치로 파행을 이어가던 국회가 24일 극적으로 정상 가동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 4월 5일 본회의 이후 굳게 잠겨있던 국회 본회의장도 80일 만에 정상적으로 문을 열게 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24일 오후 3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졌다. 문 의장은 당초 이날 오전에도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와의 만남의 자리를 가지려 했으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해상 노크 귀순' 현장인 강원도 삼척을 방문해 오전 회동은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앞서 문 의장은 이날까지 교섭단체 3당 간 합의가 안 될 경우 본회의를 열고, 이낙연 국무총리 시정연설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합의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이날 오후 마지막 담판을 제안했고, 이번엔 나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회동은 10여분 만에 종료됐다. 이후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실로 이동해 추가 논의를 이어갔다. 추가 회동은 15분가량 만에 종료됐다. 이인영 민주당, 나경원 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추가 회동을 마친 직후 "국회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국회 파행 사태가 발생했는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한국당이 국회로 복귀하면 한국당의 안을 포함해서 처음부터 논의를 재개한다는 정신, 합의 정신으로 처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시작된 헌법수호 투쟁이 오늘의 합의로 합의의 정치로 복원되게 됐다"며 "이인영 원내대표의 결단에 감사하고, 이제 국회로 돌아가서 민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국회 장기 파행에 진심으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어렵사리 국회가 합의를 이뤄냈고, 이제 국회가 민생 현안을 챙기고, 또 시급한 법안들을 처리하도록 머리를 맞대고 제대로 된 국회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을 가진 직후 '국회 정상화'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허주열 기자 |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상화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선거·사법제도 개혁안 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해 각 당의 안을 종합해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하기로 했다.
또, 막판 쟁점으로 급부상한 문재인 정부 '경제청문회'는 문 의장 주관으로 국회 차원의 '경제원탁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토론회 형식과 내용은 추후 3당 교섭단체가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7월 19일까지 제369회 임시국회 개최 ▲추경안은 제369회 임시회에서 처리하되 재해 추경 우선 심사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6월 28일 본회의 처리 ▲인사청문제도 개선소위 활동 시작과 2019년도 정기국회 전까지 개선방안 도출 등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이낙연 국무총리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6월 임시국회가 뒤늦게 정상 가동을 시작하게 됐다.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간 극적 합의에는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오 원내대표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 원내대표는 3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컴퓨터에 20가지 합의문 버전이 준비돼 있었다"며 "마지막 버전을 제가 출력해 왔고,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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