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마주 하는 北中 정상… 비핵화 대화·남북회담 분수령
입력: 2019.06.20 05:00 / 수정: 2019.06.20 05:00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가운데 교착 상태인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재개와 4차 남북정상회담에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3월 2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게재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기념사진. /노동신문 갈무리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가운데 교착 상태인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재개와 4차 남북정상회담에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3월 2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게재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기념사진. /노동신문 갈무리

북중 정상,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협상 등 논의 예상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이달 들어 한반도 정세가 급격히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격 북한을 국빈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다. 교착 상태인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재개와 4차 남북정상회담에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전통적 우방 관계인 북한과 중국은 중대한 외교를 앞두고 밀착 관계를 보여왔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해 비핵화 협상 국면마다 시 주석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앞뒤로 중국을 방문했고,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전에도 다시 베이징을 찾은 바 있다. 이번에도 북중정상회담이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20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북미 협상 등 의제를 두고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시 주석이 한반도 평화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놨다는 점이다. 시 주석은 방북 전날인 1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기고를 통해 "중국 측은 조선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는 것을 지지하며 대화를 통하여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사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조선 측 및 해당 측들과 함께 의사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고, 조선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서 진전이 이룩되도록 공동으로 추동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북중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7일 "그간 정부는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이의 조기 실현을 위해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왔다"면서 "이번 방문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북중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평양에서 대화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우리 정부는 북중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평양에서 대화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18일 "시 주석도 한반도의 평화, 비핵화를 위해서 대화가 필요하다라는 부분도 공개적으로 얘기한 바가 있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 대화의 동력과 모멘텀을 살리고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위해서 북중 간 대화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북중 정상이 만나는 시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 등 연쇄 회담에 돌입하기 직전 북중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단순한 외교 차원의 정상회담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북중정상회담 이후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해 5월 판문점에서 '깜짝'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졌던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4차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반대로 G20 정상회의가 불과 열흘이 남지 않았고, 그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다는 점에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북중 정상의 만남 자체가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청와대도 최근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두고 한발 물러선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8일 "남북정상회담이 언제든 열릴 수 있다면 좋은 것이고, 늘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저희는 거기(남북회담)에 너무 매달리기 보다는 결국, 남북이 만나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북유럽 순방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전 김 위원장과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것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교착 상태인 북미 간 대화 협상 국면에서 북중 정상이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만으로도 비핵화 협상의 물꼬가 조만간 트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중정상회담이 비핵화 대화와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분수령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인 가운데 한반도 평화를 추동할 실마리가 마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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