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홍문종 탈당, 정계개편 '나비효과'되나
입력: 2019.06.18 05:00 / 수정: 2019.06.18 05:00
홍문종 의원이 17일 자유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홍 의원 탈당이 나비효과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덕인 기자
홍문종 의원이 17일 자유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홍 의원 탈당이 '나비효과'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덕인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친박(親 박근혜)계 홍문종 의원이 조만간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대한애국당과 함께 신당 창당을 알리면서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주목된다.

홍 의원은 현재 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했으며 애국당과 합류해 '신공화당' 이름으로 애국당과 함께 창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애국당은 17일 홍 의원과 조원진 의원을 신당의 공동대표로 추대하는 안건을 상정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홍 의원과 정치권 일각에선 추후 한국당에서 연쇄 탈당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홍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당원들이 지금 한국당이 보수우익을 잘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을 스스로도 잘 못하고 있고, 불만이 많다"며 "제가 보기엔 지금 당원은 수천 명이 빠지고 있고 현역 의원들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 않겠나"고 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반드시 '친박신당'이 생길 것"이라며 "최소한 20석, 원내교섭단체가 구성될 정도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내다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대한애국당은 17일 조원진 의원과 함께 홍 의원을 새롭게 창당할 신당의 공동대표로 추대했다./이덕인 기자
대한애국당은 17일 조원진 의원과 함께 홍 의원을 새롭게 창당할 신당의 공동대표로 추대했다./이덕인 기자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금은 별 영향이 없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연말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될 수도 있고, 또 황교안 대표는 내년 총선을 위해 물갈이를 하고 싶을 텐데 그렇게 되면 친박계 등 밀려난 현역 의원들 다수가 (신당으로) 옮겨가 보수 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만일 이들 예측대로 된다면 보수분열에서 더 나아가 정계개편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가장 간단하게 추측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현재 견해차가 큰 바른미래당이 쪼개지고, 거기 있던 보수성향 의원들이 한국당에 합류하며, 과거 국민의당 세력(바른미래당 일부와 민주평화당)이 다시 뭉칠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시나리오의 야권 정계개편 가능성이 존재한다. 황 정치평론가는 "(홍 의원 탈당이) '나비효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당 내부에선 더 이상의 탈당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국당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홍 의원 탈당으로 인해)아무런 영향도 없을 것"이라며 "이미 당에서 여론조사도 돌리고 한 것 같은데 추가 탈당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도 익명으로 "홍 의원 마음도 이해는 하지만 (탈당이) 쉽지 않다"며 "지금은 문재인 정부에 맞서기 위해 하나로 뭉칠 때인데, 분열되는 것이 바람직하진 않다고 본다"고 탈당에 부정적 의사를 밝혔다.

홍문종 의원 탈당이 다른 친박계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남용희 기자
홍문종 의원 탈당이 다른 친박계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남용희 기자

전임 사무총장이자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이끌며 인적혁신에 힘썼던 김용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당내 호응도 거의 없을 것이고,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이번 일이 (분열에 대한) 불확실성이 조기에 분출됐다는 차원에서 보면 나쁘지 않고 보수통합에는 오히려 순풍이 될 거라고 기대한다"며 다른 시각을 제시하기도 했다.

홍 의원을 향한 공개적 비판도 거세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유 우파가 한국당을 중심으로 뭉쳐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분열은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은 성명서를 통해 "개인의 영달이 우파 통합과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를 막아서는 안 된다. 홍 의원은 더 이상 분열을 조장하는 발언과 행동을 삼가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한때 친박계로 분류됐던 김태흠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선배님의 탈당과 창당선언은 보수우파를 공멸시키는 것이고 문재인 좌파독재 정권의 장기집권을 돕는데 촉매 역할을 할 뿐"이라며 "불가피, 당을 떠나시려면 혼자 조용히 나가셔야지 추가 탈당을 언급해 당을 흔들어 대는 것도, 대의명분도 가치도 없이 사지(死地)에 함께 하자는 것도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홍 의원 탈당으로 과거 18대 총선 당시 성공한 케이스로 평가되는 '친박연대'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친박연대는 18대 총선 7개월 전 창당돼 친이(親 이명박)계 공천에 불만을 품은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합류한 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14석을 얻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그때는 박 전 대통령의 힘이 막강할 때였다"며 "지금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일축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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