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장제원 '폭발', 황교안·나경원 작심 비판..."제왕적 투톱"
입력: 2019.06.12 10:49 / 수정: 2019.06.12 12:37
장제원(왼쪽) 자유한국당 의원은 12일 국회 장기 파행과 관련해 황교안(오른쪽)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제왕적이라면서 도대체 누굴 위한 정치이고, 누굴 위한 당 입니까라고 직격했다. /이동률·남용희 기자
장제원(왼쪽) 자유한국당 의원은 12일 국회 장기 파행과 관련해 황교안(오른쪽)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제왕적"이라면서 "도대체 누굴 위한 정치이고, 누굴 위한 당 입니까"라고 직격했다. /이동률·남용희 기자

"온통 이미지 정치뿐…당내 '침묵의 카르텔'만"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황교안 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제왕"이라고 지칭하며 "온통 이미지 정치뿐"이라고 직격했다.

장 의원은 12일 본인의 SNS를 통해 '진심을 담아 글을 올립니다'라며 당 지도부를 공개 비판했다. 이는 국회 파행 장기화에도 당 지도부가 이렇다 할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 글을 올리면, 또 '내부총질'이라는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단 하루를 정치를 하더라도 너무도 뚜렷한 민심 앞에서 눈을 감고 외면하는 것은 '비겁한 침묵'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주 지역구민들에게 들었던 한국당을 향한 냉정한 비판 내용을 공개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지난주 지역구에서 만난 구민들은 "자유한국당 뭐 하고 있냐"고 혼을 냈다. 이에 장 의원이 "저희들보다는 민주당을 더 혼내 주셔야지요"라고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그놈이나 이놈이나 다 똑같아"라는 정치혐오였다.

그는 "감히 저는 이것이 '민심'이라고 생각한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할 일은 하라는 것"이라면서 "이토록 엄중한 국민들의 질타 속에서도 한국당에는 소위 'TWO TOP' 정치밖에 보이질 않는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하면서, 정작 우리는 '제왕적 당 대표제', '제왕적 원내대표제'를 운영하고 있다. 정말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정치의 중심'인 국회는 올스톱 시켜놓고, 당 지도부의 스케줄은 온통 이미지 정치뿐"이라고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장 의원은 우리가 지금 국민들에게 주고 있는 메시지, 주려고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더팩트 DB
장 의원은 "우리가 지금 국민들에게 주고 있는 메시지, 주려고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더팩트 DB

장 의원은 당 지도부가 투쟁에 나섰지만, 국민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의 이런 운영능력이 지속되는 원인으로 당내 '침묵의 카르텔' 때문으로 보았다. 이런 이유로 장 의원은 "건강한 비판은 사라진지 오래"라고 했다.

그는 "진정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국회의원의 모습이 하루 종일 지역구에서 구민들과 악수하고 다니는 것일까요? 아니면, 국회는 올스톱 시켜놓고 온통 '이미지 정치' '말싸움'에 매몰된 것일까요? 도대체 누굴 위한 정치이고, 누굴 위한 당 입니까?"라고 두 대표에게 되물었다.

그러면서 "정말 싸우려고 한다면, 결기를 가지고 똘똘 뭉쳐 장외로 나가 문재인 정권이 백기를 들 때까지 싸우던지, 아니면 국회 문을 열어 제치고 원내 투쟁을 하던지, 우리가 지금 국민들에게 주고 있는 메시지, 주려고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장 의원은 "저 혼자하고 있는 이 절규가 메아리 없는 외침인 줄은 알지만, 구태정치를 바꾸는 '작은 밀알'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면서 "국민들의 '정치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선거 결과가 나온 후에야 깨닫는다면 그때는 후회해도 너무 늦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선 지난 5월 21일 장 의원은 국회 파행 장기화에 대한 당 지도부의 책임을 묻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장 의원은 "국회에 돌아가기 위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면, 조건 없이 등원하는 것이 훨씬 더 '깔끔'하다. 등원해서 추경도 심의하고, 법안도 논의하면서 묵은 감정은 일하면서 풀어가는 것이 훨씬 '진지한 정치'"라며 "뭔가 끊고 맺고 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를 향한 거친 비판을 쏟아낸 장 의원은 지난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만 해도 지도부와 호흡을 맞추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장 의원은 나 원내대표를 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제 패스트트랙 저지 과정 중 지도부의 투쟁 결정을 선봉에서 실천했을 정도였다. 그랬던 장 의원이 이처럼 두 대표를 향해 거친 비판을 내놓은 배경엔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면서 장기화한 국회 파행에 따른 피로감과 지역구민들의 비판 강도가 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장 의원은 국회 장기 파행의 책임이 한국당에 있다는 여론 확산으로 사실상 실익을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이 '명분 찾기'보다 조건 없이 등원할 것을 주장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편 국회는 추가경정예산안, 민생현안 등 처리할 사안이 산적하게 쌓아두고 장기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5일 이후 본회의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고, 올해 들어 법안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개최된 것은 단 3차례에 불과하다.

cuba20@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