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이희호 여사 빈소 조문 행렬…"DJ와 하늘에서 행복하길"
입력: 2019.06.11 17:41 / 수정: 2019.06.11 17:41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조문 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신촌=이동률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조문 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신촌=이동률 기자

대차분하고 엄숙한 분위기…정의용 "北에 부고 전달한 것으로 안다"

[더팩트ㅣ신촌=신진환 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이자 여성·민주운동가였던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 여사의 조문 첫날인 1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는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빈소 밖에는 현직 국회의원 등 명의의 조기 40여개가 정렬해 있었다. 빈소 안팎으로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각계각층의 조문 행렬은 질서를 유지했다.

이날 오후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청와대 조문단 등이 차례로 이 여사의 빈소를 찾았다.

이 총리는 곧장 빈소로 향해 고인에 대한 마지막 예를 올렸다. 조문을 마친 뒤 빈소를 나온 그는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들과 만나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통령께서 순방 중이시라 제가 전화를 주셔서 공동장례위원장을 맡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다"며 "공동위원장에 내정되신 권노갑 민주평화당 고문과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도 수용해 주셨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북유럽 3개국(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을 순방 중이다.

"이 여사의 장례를 소홀함이 없도록 챙겨서 모시겠다"고 강조한 이 총리는 "이 여사는 실제 어머니처럼 따뜻한 분으로 내면은 쇠처럼 강인한 분이었다"며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워낙 강인한 분이셨지만, 수많은 고난을 흔들림 없이 이겨내신 데는 여사님의 강인함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회고했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등 청와대 조문단이 11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신촌=이동률 기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등 청와대 조문단이 11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신촌=이동률 기자

청와대 조문단도 이 여사의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청와대는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조국 민정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주형철 경제보좌관, 정태호 일자리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등 대규모 조문단을 꾸렸다.

청와대 조문단은 앞선 일반 시민의 조문이 끝날 때까지 대기하다 영정 앞에 정렬, 헌화한 뒤 고개를 숙이고 묵념했다. 노영민 실장은 이 여사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에게 "문 대통령이 귀국하시는 대로 오시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삼남 김홍걸 의장 등 유족과 인사를 나누며 위로했다.

청와대 조문단은 약 6분간 비공개로 유가족과 면담한 뒤 빈소를 나왔다. 노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 여사님께서는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서 한 생을 헌신하신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이셨고, 여성운동의 선구자셨다"면서 "무엇보다 분단을 아파하신 그런 분이셨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께서도 정말 애통해하시면서 귀국하시는 대로 찾아뵙겠다는 말씀을 전하셨다"고 했다.

정의용 실장은 '북한에서 조문단이 오는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인가'라는 질문에 "북측에 부고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이 우리 정부를 향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북측이 조문단을 꾸려 파견할지는 미지수다. 이 여사는 생전 김 전 대통령 못지않게 남북관계 개선에 노력해왔다.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들이 이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가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신촌=이동률 기자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가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신촌=이동률 기자

일반 시민들도 이 여사의 업적을 치켜세우면서 영면을 바랐다.

주부 김미주(58) 씨는 "김 전 대통령 못지않게 파란만장한 산 이 여사는 같은 여자가 보더라도 강인한 여성"이라며 "여성과 민주주의를 위해 한평생 헌신한 그의 업적은 길이 남을 것이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직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정호진(65) 씨는 "수십 년 동안 김 전 대통령을 옥바라지하고 군부독재시절 가택 연금 등으로 김 전 대통령과 고초와 고난을 겪었던 굴곡진 인생을 사셨다. 사실상 자신의 자유와 인생을 포기하고 어려운 길을 택했던 분"이라고 평가하면서 "젊은 날 못 이뤘던 남편과 즐거운 여생을 하늘에서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10일 오후 11시 37분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이희호 여사의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뤄지며, 발인은 14일,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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