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우리 건드리기만 해봐~' 황교안號 '삐그덕'
입력: 2019.06.11 05:00 / 수정: 2019.06.11 05:00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지난 8일 탈당을 시사하면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체제에 균열이 가고 있단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10일 오후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군사 편찬연구 자문위원장에서 백선엽 장군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는 황 대표./임영무 기자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지난 8일 탈당을 시사하면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체제에 균열이 가고 있단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10일 오후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군사 편찬연구 자문위원장에서 백선엽 장군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는 황 대표./임영무 기자

홍문종 의원 '탈당' 시사… 반발 때마다 黃도 '갈팡질팡'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체제가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황 대표가 '막말 금지령'을 내리자 당의 중진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입 틀어막냐"고 반발한 데 이어 친박(親 박근혜)계 홍문종 의원은 탈당을 시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지난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거듭되는 당 소속 인사들의 막말 논란에 대해 "재발하면 응분의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까지 잘못에 대해서는 돌을 맞을 일이 있다면 제가 다 감당하겠다. 하지만 더 이상의 잘못은 용납할 수 없다"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앞으로 또다시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고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온다면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중진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막말 금지령을 내린 황교안 대표에 대해 반발했다. /남용희 기자
자유한국당 중진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막말 금지령'을 내린 황교안 대표에 대해 반발했다. /남용희 기자

이에 김 전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여당 대표는 하지 말아야 할 불법선거운동도 거침없이 총력 질주하고 있는데, 야당 대표는 풀어야 할 입까지 틀어막고 있으니, 선거 결과가 걱정된다"고 반발했다. 김 전 지사는 "황 대표는 우리 당의 입단속을 하기보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불법선거운동을 고발하는 데 몰두해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 때문인지 황 대표는 곧장 막말과 관련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황 대표는 '문재인 빨갱이' 등 막말 논란에 휩싸인 차명진 전 의원 문제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막말'이라고 하는 말부터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여러분들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의 배경이나 진의가 무엇인지 잘 보면 될 것 같다"고 감쌌다. 김 전 지사 등 당내 반발을 인식한 행동으로 풀이됐다.

홍문종 의원은 지난 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이제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 명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며 탈당을 시사했다. /이덕인 기자
홍문종 의원은 지난 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이제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 명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며 탈당을 시사했다. /이덕인 기자

신상진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은 지난 6일 B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탄핵사태까지 있었고, 그 뿌리인 2016년 20대 총선 공천의 많은 후유증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역 의원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기본적으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공천) 물갈이 폭도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장 홍 의원의 탈당 시사 발언이 터졌다. 홍 의원은 지난 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이제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 명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의 이런 발언 배경은 최근 한국당 안팎에서 도는 내년 총선 친박 배제설 때문으로 보인다.

홍 의원 탈당 시사로 인해 파장이 큰 가운데 황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 분열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홍 의원의 뜻을) 직접 듣지 못했는데 진의가 뭔지 알아보는 기회를 갖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과 관련 신율 명지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홍 의원의 탈당 시사는 '우리 건드리지 마'라는 황교안 대표 체제에 대한 경고인데 이렇게 하면 황 대표도 징계 등 절차를 진행하기가 어려워진다"며 "막말과 관련해서도 반발이 있으니 멈칫하고 뒤로 물러선 느낌"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신 교수는 "(홍 의원 탈당 시사로 인해) 당내 기반이 없는 황 대표는 더 주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친박계가 나가게 된다면 당 대표로선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고 내다봤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홍 의원 탈당 시사에 대해 "'친박 신당' 출범 신호"라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찬성의원을 절대 용서 안 하며 황 대표는 이미 버린 카드"라며 "친박 신당이 출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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