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천렵질" vs "배설 수준"… 여야, 독한 '입'들의 전쟁
입력: 2019.06.10 16:58 / 수정: 2019.06.10 16:58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대해 천렵질이라고 표현하자,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토 나올 지경이라고 반발했다. /더팩트DB·이해식 대변인 페이스북 갈무리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대해 "천렵질"이라고 표현하자,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토 나올 지경"이라고 반발했다. /더팩트DB·이해식 대변인 페이스북 갈무리

전문가들 "민경욱 발언 문제지만 현 여당도 야당 때 같았다"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여야 대변인이 거친 표현으로 맞붙어 이목이 쏠린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지난 9일 북유럽 순방을 떠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천렵(川獵)질'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비판하자,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같은 날 "배설 수준의 막말"이라고 받아친 것이다.

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불쑤시개 지펴 집구석 부엌 아궁이 있는 대로 달궈놓고는, 천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고 비판했다. '천렵'은 '냇물에서 고기를 잡으며 즐기는 놀이'란 뜻으로 민 대변인은 여기에 '질'이란 부정 접미사를 더했다.

민 대변인은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 '역사 덧칠' 작업으로 갈등의 파문만 일으키더니, 국민 정서 비(非)공감의 태도로 나 홀로 속편한 '현실 도피'에 나섰다"며 "이 시점에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북유럽 외교 순방인가"라고 따졌다. 민 대변인이 말한 '역사 덧칠' 작업이란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로 표현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국당이 북유럽 순방에 나선 문 대통령에게 쌍욕보다 더한 저질 막말을 퍼부었다"고 반발했다. 이 대변인은 "이걸 공당의 논평이라고 내놓다니, 토가 나올 지경"이라며 "한국당 대변인의 배설 수준의 막말은 한 두 번이 아니다. '골든타임 3분' 발언으로 국민적 분노를 야기한 게 불과 며칠 전"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한국당은) 막말 당사자인 민 대변인의 당직을 박탈하고 민 대변인은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자신의 논평이 막말이라는 비판에 대해 대통령을 비판하면 모조리 막말이냐고 반박했다. /민경욱 대변인 페이스북 갈무리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자신의 논평이 '막말'이라는 비판에 대해 "대통령을 비판하면 모조리 막말이냐"고 반박했다. /민경욱 대변인 페이스북 갈무리

민 대변인은 10일 SNS를 통해 "대통령 비판은 모조리 막말인가"라며 이 대변인의 논평을 재반박했다. 민 대변인은 "진실과 사실에 대한 비판을 두고 모조리 막말이라 몰아세우며, 두 눈 치켜뜨는 것을 충성으로 착각한 이 대변인의 과도한 대응"이라며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더불어민주당이야말로 공당(公黨) 자격 상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 대변인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앞으로도 더욱 가열차고 합리적인 정부여당 비판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여야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평론가는 "민 대변인이 계속 자극적인 표현을 쓰는 것은 문제다. 논평은 국민들에게 들으라고 내는 것 아닌가. 국민들이 공감하는 얘기를 하는 게 맞다"면서도 "야당 대변인이 거친 얘기를 했다고 해서 여당에서 '제명하라'는 등 정치공세를 하는 것도 문제다. 발언 등에 있어 현재 집권여당도 과거 야당일 때 똑같은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 대변인의 논평이) 점잖지 않다는 비난을 받을 수는 있다. 품격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도 "어디까지를 막말로 봐야하느냐에 대해 학문적으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그저 자신들이 듣기 싫은 말이 '막말'이 될 수도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민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관련 문재인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일반인들은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고 표현해 비판받기도 했다. 희망을 갖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에 대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었다.

lws20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