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헝가리 유람선 사고와 관련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고 말해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이덕인 기자 |
급기야 황교안 "언행 주의하라" 당부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의 막말 논란이 또 불거졌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과 관련 "일반인들은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고 말해 실종자 가족들에 대해 부적절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정치권에선 한국당의 끝 없는 막말에 대해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단 한 달 사이 논란이 됐던 한국당 의원들의 발언을 모아봤다.
◆김무성 "4대강 다이너마이트로 文청와대 폭파하자"
지난달 2일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4대강 보 해체 반대 대정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4대강 보 해체를 위한 다이너마이트를 빼앗아서 문재인 청와대를 폭파하자"고 말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4대강 보 해체를 위한 다이너마이트를 빼앗아서 문재인 청와대를 폭파하자"고 말했다. /더팩트DB |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5년 재임 기간 업적을 많이 쌓았는데 4대강 사업을 성공시킨 것이 가장 큰 업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 백년대계에 꼭 필요한 4대강 사업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것을 부인하고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한다고 한다. 만약에 문 대통령이 국민 절대 다수의 요구를 거부하고 4대강 보를 해체한다면, 우리는 문재인 정권 퇴진 운동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이 발언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엔 '김 의원을 내란선동죄로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9만 명 이상이 참여하기도 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집회 현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단어인 '달창'을 사용했다. /이새롬 기자 |
◆나경원 "달창"… 文대통령 지지자 비하 논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11일 대구 달서구에서 열린 장외집회에서 '달창'이란 단어를 사용해 논란이 됐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2주년 대담 진행자였던 송현정 KBS 아나운서가 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등 다소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가 인터넷상에서 비판받은 것과 관련 "엊그저께 대담할 때 KBS 기자가 물어봤는데 그 기자, 요새 '문빠', 뭐 '달창' 이런 사람들한테 공격당하는 거 아시죠"라고 했다.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줄임말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용어다. 주로 극우 성향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말로 발언 직후 상당히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나 원내대표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고통을 느끼지 못 한다"며 '한센병'을 언급했다. /이새롬 기자 |
◆김현아 "황교안 '싸이코패스'?… 文대통령은 '한센병'"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16일 'YTN 더뉴스'에 출연해 문 대통령을 '한센병'에 비유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향해 '사이코패스'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의학적 용어가 나왔으니까 저도 한마디 더 하겠다. 자신의 상처에 대해서 고통을 못 느끼는 병도 있다. 한센병이다"라며 "만약에 문 대통령이 본인과 생각이 다른 국민을 같은 국민이라고 생각하시는데, 그 국민의 고통을 못 느낀다고 하면 저는 그러한 의학적 용어들 쓸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고 했다.
'사이코패스'란 표현에 대한 반박이었지만 한센병 환자들에게 상처가 됐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결국 다음날 김 원내대변인은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적절한 비유로 고통받고 계신 한센병 환우들과 그 가족분들께 심려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용기(왼쪽)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북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낫다"고 했다. /남윤호 기자 |
◆정용기 "김정은, 文대통령보다 낫다"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31일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제4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김정은이 문 대통령보다 낫다"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북한의 실무 협상을 담당했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징계설이 불거진 것과 관련 정 정책위의장은 "김영철은 숙청, 김혁철은 처형, 김여정은 근신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참 북한에 인권이라는 게 없는 나라구나'하며 김정은의 야만성에 몸서리가 쳐지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야만성‧불법성‧비인간성 부분 뺀다면, 김정은이가 어떤 부분에서 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계속되는 막말 논란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언행을 특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남윤호 기자 |
정 정책위의장의 발언에 대해 황 대표도 서둘러 사과했다. 황 대표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부적절한 측면이 많았다"며 "취지는 이 정부가 책임감 있게 행정을 해야 한다. 잘못한 사람들은 적절하게 조치해야 할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부적절하고 과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이후 황 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열린 특강에서 당 의원들에게 "언행을 특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 대표는 "신뢰를 쌓는 데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그렇지만 말 한마디 잘 못 하면 그것으로 우리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질 수도 있는 일을 우리가 여러 번 경험하지 않았나"라며 "지금 문재인 정권과 추종세력들은 우리 당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서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 또 기울어진 언론환경, 우리 제반사회 여건이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했다.